‘보수 텃밭’ 대구의 변화 꾀하는 ‘50대 기수’들①
  • 대구경북취재본부 심충현기자 (ckorea21@hanmail.net)
  • 승인 2020.01.19 13:00
  • 호수 1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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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준 전 대구시 경제국장, 기성 정치인에 도전장

21대 총선을 앞두고 보수의 중심이자 자유한국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는 지금 팽팽한 긴장감이 돌고 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 의석을 내주는 등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은 12개 선거구에서 무려 4곳이나 당선자를 내지 못했다.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12개 전역을 싹쓸이했던 것과 비교해 봐도 엄청난 충격이었다. 지금도 수성갑(김부겸)과 북구을(홍의락)은 민주당이, 동구을(유승민)은 새보수당이, 달서병(조원진)은 우리공화당이 각각 점령하고 있다. 한국당은 현역 의원들의 과감한 교체와 전략공천으로 변화를 갈망하는 대구 시민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신인들의 발탁으로 새바람을 불어넣고자 인재 영입에 골몰하는 모양새다. 그런 면에서 단연 눈에 띄는 2명의 신인이 있다.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홍석준 전 대구시 경제국장(54)과 정상환 전 국가인권위 상임위원(57)이 그 주인공이다.

홍석준 예비후보 대구 달서갑 ⓒ 홍석준 제공
홍석준 예비후보 대구 달서갑 ⓒ 홍석준 제공

▒ 홍석준 전 대구광역시 경제국장

대구 달서갑 출마를 준비 중인 홍석준 전 대구광역시 경제국장은 대구에서 가난한 집안의 삼형제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계명대 경영학과 장학생으로 입학한 이후 2학년을 마치고 카투사로 입대했던 그곳에서 과거 사회운동을 하다가 입대한 많은 고참 선배들을 만나며 1987년 민주화항쟁을 만나게 된다. 그는 민주화 사회에서 관료가 되어 사회변화를 이끌고 싶다는 포부로 제1회 지방고시에 응시, 합격하게 되었다.

공무원으로서 달서구청에 첫발을 디딘 홍 전 국장은 민원봉사과장과 본동 동장을 하면서 시민들과 직접 대면하게 되면서, 행정학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과 현실은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2006년 서기관으로 승진한 이후에는 주로 경제, 산업 분야에 근무하게 되었다. 당시 대구시 산업정책은 섬유산업을 위한 밀라노 프로젝트와 벤처기업들을 육성하기 위한 테크노파크 정도밖에 없었다. 이마저도 중앙정부 정책의 부산물이었다. 홍 전 국장은 대구의 산업 육성을 고민한 끝에 몇 가지 전략을 마련했다. R&D 인프라 조성을 통한 연구역량 강화, 공공 민간부문 선수 육성과 테스트 베드 전략이 그것이다.

홍 전 국장은 기업과 연구기관들만 상대한 것은 아니다. 소상공인과 시장 그리고 농축산 분야에서도 다양한 일을 했다. 지난해에 전국 명물이 되고 있는 대구 칠성시장 야시장을 여러 난관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개장한 바 있다. 지방에서는 가장 규모가 큰 대구 농산물도매시장 현대화 사업도 지난해에 정부 사업으로 확정 지었다. 여러 전통시장들의 현대화 사업과 골목 조성 사업, 치킨을 비롯한 다양한 프랜차이즈 업계 육성을 위해 많은 사람들과 고민해 왔다. 수많은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표창과 홍조근정훈장도 수상했다.

이런 대구 경제의 많은 과제들을 고민했던 홍 전 국장의 정치 입문 동기는 수많은 정부 사업 유치와 규제 완화 그리고 부지 조성 등 현장에서 기업들과 부대끼면서 절실히 느껴왔던 공무원으로서의 암담함 때문이다. 경제성장률은 2% 미만에 불구하고 수출은 십여 년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 감소했다. 대구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위주로 구성되다 보니 경기 하강 압력이 더 가중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험과 자산을 가지고 공무원으로서 하지 못했던 정부 정책 비판과 대안 제시를 하고 싶어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홍 전 국장의 앞날이 그리 순탄하지는 않다. 달서갑 지역구에는 현역 곽대훈 국회의원이 버티고 있다. 달서구청장만 3번을 내리 연임했을 정도로 자타가 인정하는 지역 인사이기에 한국당 중앙당 차원의 총선 전략이나 지역 민심의 변화를 기대해야 할 입장이다. 그만큼 힘든 지역이기도 하지만 고향 성주가 바로 옆에 있고 지역의 달성고와 계명대를 졸업한 홍 전 국장으로선 또 달서갑 선택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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