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하철, 급행열차 도입으로 빨라진다”
  • 서진석 부산경남취재본부 기자 (sisa512@sisajournal.com)
  • 승인 2020.01.18 15:00
  • 호수 1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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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종국 부산교통공사 사장
“1·2호선 30여 분 단축…안전한 대중교통 중심에 설 것”

도시철도가 처음 등장한 건 1863년 영국 런던에서였다. 증기기관차 형태로 도심 구간 6km를 달렸다. 하지만 풍경은 오늘날과 사뭇 달랐다. ‘환경’이라는 단어가 생소하던 시절이라 길 곳곳에 만들어진 환풍구로 매연과 증기가 끊임없이 솟았고 지하터널이 도로 바로 아래를 통과하는 바람에 주민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소음과 진동에 시달렸다. 현대 도시철도의 ‘직계 조상’은 그로부터 조금 더 뒤에 출현한다. 전기 동력 방식이 1890년, 컴퓨터 통제 시스템이 1968년 각각 선을 보였다. 대중교통의 역사도 날로 새로 쓰였다. 

지난 1월10일은 세계 최초 도시철도 개통 157년째 되는 날이었다. 도시철도가 현대인의 대표적인 대중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한 지도 오래다. 도로교통 사정이 좋지 않은 부산에는 특히 단비 같은 존재다. 바다를 낀 지형은 우회도로 개설을 어렵게 했고 시민들의 지하철, 즉 도시철도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만 갔다. 부산교통공사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도시철도 건설과 운영을 함께 하고 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이종국 부산교통공사 사장을 만났다.

취임 1주년 소회를 듣고 싶다.

“‘쏜살같다’는 말을 온몸으로 느낀 1년이었다. 전방위 교통복리를 제공하기 위해 고뇌하고 뛰어다녔다. 현장을 둘러보고 도시철도로 출퇴근하며 시민들과 대화했다. 시간을 쪼개 전국을 오가며 철도 관계자들도 자주 만났다. 기반을 잘 다진 땅일수록 결실이 풍성하다는 사실을 오랜 공직생활로 체득한 터라 편히 쉴 수 없었다. 힘껏 뛴 만큼 결과를 성취한 가슴 뜨거운 1년이었다.”

부산교통공사의 대표적 성과를 꼽는다면 어떤 것이 있나.

“670명이라는 인력을 채용하기로 노사가 합의한 부분이다. 통상임금과 연계해 상호 양보로 이뤄낸 성과라 의미가 깊다. 공사 숙원이던 철도사고 ‘제로’를 달성한 점도 꼽고 싶다. 또한 비수도권 최초로 급행열차 도입을 선포했다. 안전업무와 직결된 비정규직 근로자 226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으며, 일일 수송 인원 역대 최다(93만8000명) 기록도 세웠다. KCSI(한국산업고객만족도) 3년 연속 1위, 동종 및 시 산하기관 중 2년 연속 청렴도 1위도 차지했다. 건설 중인 사상~하단선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지방 공공기관이 신규 인력 670명을 채용한다는 것은 상당한 규모로 보이는데, 어떻게 가능했나.

“지난해 7월 단체교섭에서 노사가 합의했다. 현행 3조 2교대에서 4조 2교대로 근무 형태를 개편하고, 통상임금 소송 비용 등 관련 비용을 신규 인력 채용에 전격 투자한다는 내용이다. 이렇게 생긴 540명분 일자리에 퇴직 등 자연감소분 130명이 더해졌다. 이 안에는 통상임금 추가 소송 포기분과 추가 인건비, 휴일수당 반납, 임금인상률 조정분 등이 모두 산정됐다. ‘부산형 공공기관 일자리 모델’로 불리며 총리와 경제사회노동위원장 등이 극찬한 사례다.”

도시철도 야간 점검현장에서 안전을 강조하고 있는 이종국 사장 ⓒ 부산교통공사
도시철도 야간 점검현장에서 안전을 강조하고 있는 이종국 사장 ⓒ 부산교통공사

고령화 사회의 그림자 ‘무임승객’ 

비수도권 최초로 급행열차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들었다.

“오랫동안 생각했던 부분이고, 시와 손잡고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1·2호선에 급행 정차역을 두고 부·본선을 설치해 별도 노선 없이 급행열차를 운행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 1호선 전 역을 거칠 경우 총 1시간18분, 2호선은 1시간25분이 걸린다. 급행열차로 운행시간을 각각 31분에서 34분까지 줄이고, 속도도 최소 57%에서 최고 77%까지 높일 계획이다. 사회학자 폴 비릴리오는 현대사회의 주 속성으로 ‘속도’를 꼽았다. 도시철도의 속도 경쟁력을 높여 유료승객 비율을 높이는 게 장기 목표다.”

무임승객이 많은가.

“심각한 수준이다. 2019년을 기준으로 전체 승객 중 29.8%인 1억200만 명 이상이 무임승차를 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도시철도 이용승객 10명 중 3명은 요금을 지불하지 않는 셈이다. 부산은 광주와 더불어 무임승차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 그만큼 도시 고령화가 심각하다. 그러나 부산만의 문제가 아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현재 15% 선을 목전에 둔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10년 내 25%까지 급증하는 것으로 나온다. 지자체나 기관이 감당할 수 있는 임계치를 넘었다.”

부산시나 부산교통공사에서 감당할 수 없다면 해결방안은 있는가.

“국비 지원이 답이다. 광역철도와 달리 도시철도는 기재부가 지원을 보류하고 있다. 대도시민에게만 혜택이 돌아간다는 이유다. 근시안적 해석이다. 도시철도에 투자해야 광역생활권이 형성된다. 수도권에 몰린 인적자원을 비수도권으로 끌어오는 가장 확실한 방안은 교통 인프라 확충이다. 지역거점 도시철도에 투입되는 국비는 비수도권 경쟁력 향상과 직결된다. 그렇기에 도시철도 국비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난해 동종 기관장을 초청해 국비 지원 결의를 이끌었고, 틈틈이 유관인사를 만나 PSO(공익서비스의무)의 국가보상의무 연계를 역설했다. 올해도 무임수송 비용 국비 확보를 적극 추진할 생각이다. 더불어 정부에만 기대지 않고 공사 차원에서도 자체 수익사업을 다각도로 모색해 적자 폭을 줄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4차 산업 시대, 부산도시철도는 어떤 모습을 준비하고 있나.

“4차 기술이 융합된 ‘똑똑한’ 도시철도다. 첨단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지능형 궤도 점검 체계를 적용하고 작년 시범 실시한 고가 구간 드론 점검을 올해부터 전격 도입한다. 드론을 활용한 안전점검은 동종 기관 중 최초로 상용 시행한다. 기존 방식으로는 점검이 힘든 교량구간이나 지하 세부구간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어 안전 수준도 대폭 높아질 전망이다. SMART 도시철도 건설 표준모델 개발도 목표로 하고 있다. 통합관제의 고도화와 3D플랫폼 구현을 통해 4차 산업 시대 도시철도 모델을 선도하고자 한다.”

부산교통공사의 2020년은 어떠할지 궁금하다.

“2020년은 부산도시철도 1호선이 개통한 지 35주년 되는 해다. 해양 수도 부산의 교통 중추로서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할 시기다. 신년이 밝자마자 3대 분야 20대 핵심사업을 공표했고 전사적 대응을 주문했다. 특히 올해는 예산실링제가 적용돼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시로부터 미리 받은 예산 안에서 조직을 운영하는 제도다. 연착륙을 위한 전사적 재정혁신 방안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다.

절대안전 시스템 구축에도 더욱 박차를 가한다. 신차 48량을 들이는 등 전동차 안전성을 강화하는 한편, 산재 관리체계를 개선해 시민은 물론 직원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할 것이다. 전국 최고 수준의 공기질을 24시간 관리하고 1회권 교통카드를 도입하는 등 핵심 경쟁력도 강화하겠다. 취임하고 새로 발표한 비전이 ‘절대안전·시민행복·대중교통의 중심’이다. 기관의 비전은 경영목표임과 동시에 시민과의 약속이다. 약속의 무게를 느끼며 40년 넘는 공직생활을 해 왔다. 시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키겠다. 변함없는 성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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