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 대행부터 자산 관리까지…한국형 ‘마사 스튜어트’를 꿈꾸다
  • 이형석 한국사회적경영연구원장․KB국민은행 경영자문역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1.22 15:00
  • 호수 1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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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매니지먼트 사업 하나로 억만장자 대열…한국에서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주목

필자는 얼마 전 SNS에 “가정에서 잔기술이 필요한 서비스가 있으세요?”라는 질문을 올렸다. 다양한 댓글이 60여 건 올라왔다. 전선 깔끔하게 다듬기, 하수구 뚫기, 화분 갈이, 전등 갈기, 버리는 가구 내려주기, 화장실 청소, 주방기구 내부 청소, 냉장고 청소, 옷장 정리 등이었다. 집안일에 외부 지원이 필요한 욕구가 많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이러한 잔일을 대신해 주는 홈 매니지먼트(Home Management) 사업 모델이 최근 떠오르고 있다. 우리말로 ‘가정 관리’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가정생활의 편익을 위해 필요한 시간 관리, 자산 관리, 가족 관리, 가정생활 설계 등 가정 경영을 위한 제반 서비스를 대신해 주는 영역을 말한다.

‘살림의 여왕’으로 불리는 마사스튜어트(사진)의 성공을계기로 홈 매니지먼트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 AP 연합
‘살림의 여왕’으로 불리는 마사스튜어트(사진)의 성공을계기로 홈 매니지먼트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 AP 연합

청소 대행업부터 자산 관리까지 다양 

홈 매니지먼트 비즈니스 모델이 각광받게 된 데는 미국 ‘살림의 여왕’으로 유명한 마사 스튜어트(Martha Stewart)의 영향이 컸다. 그녀는 1993년 가정 살림에 관한 지혜와 노하우를 집대성한 가정생활 잡지 《마사 스튜어트 리빙》을 출판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그녀의 이름을 딴 TV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았을 정도다. 그 인기를 바탕으로 요리와 원예, 수예, 실내 장식 등 생활 전반의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라이프 코디네이터로 자리 잡았다. 포춘지가 선정한 ‘가장 유력한 여성 50인’에 두 번이나 이름을 올렸고, 타임은 그녀를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에 선정했다. 1999년 설립한 마사 스튜어트 리빙 옴니미디어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됐고, 그녀는 6억 달러를 손에 쥐게 됐다.

홈 매니지먼트 사업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하우스키핑(housekeeping)과 하우스홀드(household) 영역이 그것이다. 하우스키핑은 생산적 시간 소비를 기대하는 주부들의 일을 대신해 주는 것을 말한다. 단순한 근육 노동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그 시간을 자아 계발이나 사회 참여 등에 투자하려는 가치 제안이다.

대표적인 업종이 대행업이다. 청소 대행업과 장보기 대행업, 예약 대행업, 구매 대행업, 욕실 리폼업 등 특화된 업종들이 있다. 특히 청소 대행업은 미국. 유럽 등에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재니킹(Jani-King)과 서비스마스터(Service master)의 경우 청소 분야를 다시 8가지 분야로 특화해 가맹점을 모집했고, 현재 관련 시장에서 1위와 2위를 다투고 있다. 

반면에 심적 서비스 영역인 하우스홀드 업종으로는 재테크를 지원하는 자산 관리 서비스, 환자를 위한 가정출장 의료 서비스, 자녀와 운동을 같이 해 주는 코치맨 파견 등이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자산 관리 서비스 기업으로는 인바이티드홈(InvitedHome)을 들 수 있다. 리스팅 최적화를 통해 자산운용, 유지보수, 세금 등을 세심하게 관리해 수익을 극대화시켜 준다. 그 외에도 독거노인을 돌봐줄 동거 파트너를 주선하는 팰로우 서비스, 가정회계 서비스, 진료비 검증 서비스, 출장요리사 파견업, 홈메이드 파견업, 보안 서비스 등이 있다. 

샌프란시스코 등 일부 지역이지만 미국에서는 ‘집사’(Butler)를 채용하는 가정도 늘어나고 있다. 집안의 뒷일을 처리해 주는 사람인데 운전, 전화 수신 같은 단순 업무에서 뉴스 클리핑, 생활정보 검색 및 가공, 공공업무 대신하기 등 지식이 필요한 일까지 대신해 주고 있다. 일종의 홈케어 전문가라고 보면 된다.

자녀 교육과 관련해서는 1998년 설립된 미국의 패스트랙키즈(FasTracKids)와 같이 취학 전 아동의 지능계발 교육사업이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다. 커리큘럼은 예술. 천문학. 생물학. 지학. 문학 등 다양하게 짜여 있는데,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발표력과 대화능력, 그리고 리더십에 중점을 둔다. 요즘 꽤 잘나가는 미국의 세이프 매터즈는 어린이 안전 서비스 업체다. 이 사업은 부모와 상담을 통해 어린이 안전에 대한 모든 조치를 취해 주는 사업 모델이다. 서랍과 식탁 모서리, 전열기와 룸의 전기코드 등을 점검하는 것은 기본이다. 표백제나 세제가 어린이 손에 닿을 위치에 있는지, 계단이나 창문 등이 안전한지 등에 대해서도 세심하게 체크해 준다.

‘노인 방문 위클리 서비스업’도 추천한다. 자녀로부터 의뢰받아 주말에 한 번씩  독거노인을 방문해 저녁을 직접 해 주는 서비스다. 같이 식사하면서 부모의 근황을 듣고 멀리 사는 자녀에게 소식을 전해 준다. 노인유치원의 경우 8배수 투자자 모집이 하루 만에 끝날 정도로 인기 업종이 됐다.

 

홈 매니지먼트 사업 지금이 적기

반려견과 관련해서는 강아지 운동대행, 강아지 목욕탕, 여행 중 위탁돌봄 사업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강아지 위탁돌봄 사업은 일본 하네다공항 길목과 홍콩 외국인 거주지역 등에서 확인했다. 비싼데도 예약이 한두 달 전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였다. 우리나라도 공항 가는 길목에서 도전해 볼 만한 아이템이다.

이러한 홈 매니지먼트 시장의 확대는 로드숍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가정 관리 상품을 전문으로 파는 편집매장이 많아진 것이다.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미국형 홈케어 아웃렛 크레이트앤배럴(Crate & Barrel)’, 유럽 스타일 가정관리 용품점 댄스크(Dansk)를 비롯해, 선(禪)을 기반으로 한 어스세이크(earthsake)에 이르기까지 취향에 따라 선택의 폭이 다양하다.

앞서 언급한 업종, 혹은 비즈니스 모델 중 상당수는 이미 우리나라에도 있다. 하지만 지금부터 성장기로 접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뛰어들 여지는 충분하다. 통상 서비스업 생태계는 1인당 국민소득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미국에서 홈 매니지먼트 사업이 성장기를 맞았던 1990년대 후반, 미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지금의 우리나라와 비슷한 3만2000달러 수준이었다. 홈 매니지먼트 비즈니스는 지금이 바로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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