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자리 찾아 왔다”는 김형오…공천 칼바람 예고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0.01.17 14:0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형오 “공천 관리 엄격하게 할 것…이 한 몸 던지겠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17일 황교안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강력한 공천 칼바람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황 대표로부터 공천의 전권을 위임받았다고 언급하면서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않고 21대 국회만큼은 물갈이 하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황교안 대표와 첫 회동을 가진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황교안 대표와 첫 회동을 가진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황 대표와 회동을 갖고 21대 총선 공천 기준을 제시했다. ▲경제를 살리는 국회의원 ▲자유·안보를 지키는 국회의원 ▲국민을 위하는 국회의원이었다. 또 정치 신인을 적극 발굴하고 청년과 여성의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신인의 진입 문턱을 낮추기 위한 장치로 ‘한국형 오픈프라이머리’를 예로 들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않을 것이고 간섭받지 않을 것”이라며 “공관위원장으로서 직을 걸고 하겠다. 공관위원들의 소신엔 방파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황교안 대표가 공천의 전권을 주겠다고 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또 “공천 때마다 물은 전혀 갈지 않고 물고기만 갈았다”며 “오염된 물에 새로운 고기를 넣어봐야 죽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공천 관리를 맡고 있으니 새로운 물고기를 영입하는 작업에 주력하겠다. 판을 가는 것은 정치가 개혁되고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물갈이를 넘어 판 갈이를 하겠다는 의미이다.

김 위원장은 보수 통합을 묻는 질문에는 “양쪽 날개로 날아야 대한민국이 제대로 갈 수 있다”며 “설 전에 흔쾌히 타결되면 더는 바랄 것 없고, 원칙이라도 합의해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또 통합 과정에서 공관위원장의 거취 문제가 불거지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엔 “감투가 아닌 죽을 자리를 찾아왔다고 생각한다. 죽기를 원하지 않고 살기로 원하는 사람으로 보이면 언제든 지적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황교안 대표는 “여러가지로 힘들고 어려우실 텐데 당이 가장 어려울 때 공관위원장으로 수락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며 “아직도 우리의 갈 길은 멀다. 우리 당의 공천 혁신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18대 국회 전반기 의장 출신인 김 위원장은 ‘합리적 보수’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그는 5선 의원이며 한나라당 사무총장과 원내대표 등을 역임했다. 특히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 속에 치러진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121석을 얻어 기사회생했을 때 선대위 공동본부장을 맡았다. 현재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