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 靑-檢, 청와대 수사팀 해체되나
  • 조해수 기자 (chs900@sisajournal.com)
  • 승인 2020.01.19 11:5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1일 전후로 검찰 중간간부 인사 단행...수사팀 해체되면 ‘검란’ 일어날 수도

이번주 초 검찰 직제개편에 따른 중간간부 인사가 예상되면서 검찰 안팎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월8일 단행된 검찰 고위급 인사에서 이른바 ‘윤석열(검찰총장) 사단’이 대거 좌천된 데 이어, 청와대 관련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실무팀을 해체하는 식의 인사가 날 경우 줄사표 등 검사들의 대대적인 항명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

직제개편에 따른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시사저널
직제개편에 따른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시사저널

법무부는 1월20일 오후 검찰 인사위원회를 열고 차장·부장검사 등 중간간부 승진·전보 인사를 논의한다. 21일 오전에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 4곳 중 2곳, 공공수사부 3곳 중 1곳 등 검찰 직접수사 부서 13곳을 형사·공판부로 전환하는 내용의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 상정한다. 이에 따라 중간간부 인사는 빠르면 21일 오후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는 차장·부장검사의 필수보직기간을 1년으로 정했지만 직제 변경이 있는 경우는 예외로 뒀다. 검찰 안팎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검찰개혁이라는 명분 아래 직제개편을 통해 청와대 관련 수사를 방해하려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청와대 관련 수사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비리 의혹 등이다.

직제개편에 따른 중간간부 인사가 단행될 경우, 서울중앙지검 송경호 3차장검사와 고형곤 반부패2부장(이상 조국 일가 의혹), 신봉수 2차장검사와 김태은 공공수사2부장(이상 울산시장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등이 교체될 수 있다.

 

“문 대통령, 윤석열을 순교자로 만들고 있다”

문 대통령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인사권’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오히려 항명 분위기까지 감지되고 있다. 문 대통령의 검찰 내 직속라인으로 평가 받는 이성윤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주재한 첫 간부 회의에서 중앙지검 검사들은 윤 총장의 취임사를 인용하며 “권력이 저지르는 불법을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이 지검장은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있을 때 조국 일가 수사 지휘라인에서 윤 총장을 배제하자고 제안한 인물로, 문재인 정부가 윤 총장을 견제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장에 앉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지검장은 차기 검찰총장 ‘0’ 순위로, 문재인 정부가 끝날 때까지 검찰 내부 단속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 밖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변호사 130명은 '대한민국 법치주의 후퇴를 우려한다'는 성명을 통해 “"권력형 비리를 수사하는 검찰 간부들이 대부분 교체된 것은 수사 방해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현 정권이 작금의 수사방해 시도를 당장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이 성명에는 함정호·천기흥·신영무·하창우·김현 변호사 등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을 역임했던 변호사들이 참여했다.

2012년 문재인 대선 후보 캠프에서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을 맡았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도 날을 세웠다. 윤 전 장관은 “대통령이 가진 인사권이라는 것은 국민이 '공공성'이라는 국가의 핵심가치를 잘 지키고 가꾸라는 뜻으로, 국민을 대신해서 한시적으로 위탁한 권한이다. 그렇기 때문에 권한을 행사하되 자의적으로 행사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면서 “(그런데) 이번 검찰 인사를 보면, 대통령의 측근들에 대한 수사가 한참 진행 중인 상황에서 그 수사를 맡았던 책임자들을 모조리 바꿔버렸다. 이것은 국민의 상식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전 장관은 이어 “윤석열 총장은 '검찰도 바뀌어야 한다'며 대통령의 뜻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최소한 반발하는 모습은 안 보였다"면서 "(이런 상황이다보니)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총장을 순교자로 만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집권여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문재인 정부 첫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김부겸 의원은 지역구인 대구의 민심을 전하며 “정권에 대해 검찰이 칼을 들이대니, (문재인 정부가) 부당하게 (검찰) 허리를 끊은 것이라는 여론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