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을 못 느끼는 ‘미각 소실’ 회복할 수 있다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20.01.21 10:4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인이 약물이면 약 교체…영양실조일 땐 비타민A로 치료

최근 종영한 TV 드라마(초콜릿)엔 미각을 잃은 요리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머리에 큰 충격을 받아 맛을 못 느낀다는 설정이다. 이는 의학적으로 사실일까? 

물론 외상으로 미각을 잃는 경우는 드물긴 하지만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외상뿐만 아니라 악성 종양, 방사선 치료, 영양실조로도 미각을 잃을 수 있다. 미각 소실의 흔한 원인은 약물이다. 항류마티스 약이나 항암제, 고혈압약(캡토프릴) 등이 대표적이다. 당뇨병이나 갑상샘기능저하증 등 내분비 장애 때문으로도 생길 수 있다. 물론 나이를 먹으면서 미각이 점차 떨어지기도 한다.

서울대병원=혀의 맛을 느끼는 부분
혀의 맛을 느끼는 부분 ⓒ 서울대병원

이처럼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미각이 이상해서 병원에 가면 여러 검사를 받는다. 의사는 환자의 병력을 듣고 비강과 구강을 살펴 비염 여부를 확인한다. 미각 소실은 후각이 상실되면서 동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또 의사는 혀와 침 분비 상태도 살핀다. 단맛, 짠맛, 신맛, 쓴맛의 4가지 기본 맛을 느끼는지를 평가하면서 후각검사도 병행한다. 보통 단맛은 자당, 짠맛은 소금, 신맛은 구연산, 쓴맛은 카페인으로 평가한다. 이상이 발견되면 다양한 방법의 정밀검사를 통해 미각 장애의 정도를 판정한다. 

미각 소실은 원인에 따라 치료가 달라진다. 장애를 일으키는 약물을 복용하고 있으면 약을 교체한다. 영양실조가 원인일 때 글루콘산아연이나 비타민A를 보충하면 완전한 회복이 가능하다. 

흔히 맛을 못 느낀다고 표현하지만 의학적으로는 크게 3종류의 미각 소실이 있다.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병원 진료가 필요하다. 미각을 완전히 소실하지는 않았지만 정상보다 감소한 것이 미각 감퇴다. 본래 단맛을 쓴맛으로 느끼는 것처럼 맛을 정상과 다르게 느끼는 것을 이상 미각이라고 한다. 또 정상보다 매우 예민해진 미각을 미각 과민이라고 한다. 

정은재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드라마에서처럼 외상으로 인한 미각 소실은 드물다. 미각 소실은 후각 소실보다 회복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 (미각에 이상이 있다면) 전문의와 상담한 후 약물을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증상이 가벼울 땐) 첨가제를 사용해 음식 맛과 풍미를 높여줄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