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교민 격리’ 반대집회에 아수라장 된 진천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0.01.3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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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 주민들 우한 교민 격리수용 반대 밤샘농성…복지부 차관, 물병세례 봉변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교민 700여 명의 격리 장소로 지정된 충북 진천과 충남 아산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공포감 탓이다. 진천 주민들을 설득하려던 복지부 차관이 물벼락을 맞고 옷이 찢어지는 봉변을 당했다.

29일 오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정문 앞에서 농기계로 도로를 막은 주민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 연합뉴스
29일 오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정문 앞에서 농기계로 도로를 막은 주민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 연합뉴스

우한 교민의 격리 수용 장소가 확정된 29일 해당 지역 주민들은 곧바로 반대집회에 나섰다. 진천 지역 주민 200여 명은 우한 교민 수용 시설인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앞에서 촛불을 들고 밤샘농성을 벌였다. 주민들은 정부가 진천 격리 수용 방침을 철회할 때까지 농성을 이어가며 진입을 저지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날 밤 진천을 찾아 주민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사과했으나, 주민들의 분노는 몸싸움으로까지 번졌다. 일부 주민들이 이날 현장을 찾았다가 자리를 떠나려던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 앞을 막아서다 소동이 벌어진 것. 주민들은 김 차관을 둘러싸고 옷깃이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가 하면 물병과 종이컵 등을 던지기도 했다.

경찰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1200명의 경력을 투입했다.

한편 우한 교민들의 귀국 시점은 다소 늦어졌다. 당초 우리 정부는 30일 오전 전세기 2대를 보내 교민 700명 가량을 데려올 예정이었으나, 중국 측의 허가 지연으로 항공편 일정이 변경됐다. 전세기는 이날 밤 늦게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우한 교민이 귀국한 직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분리수용할 예정이다. 귀국하는 교민들은 공항에서 1차적인 검사 후 증상이 없는 경우 2주 동안 임시생활시설에서 생활하게 된다. 외부 출입 및 면회도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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