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귀국민 임시시설 결정에 지역 내 반발
  • 세종취재본부 이진성 기자 (sisa415@sisapress.com)
  • 승인 2020.01.3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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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수용 가능성 및 지역 안배 고려
일부 정치권 "우리 지역 안돼"…주민간 논란 부추겨

정부가 중국 우한 귀국 국민 임시생활시설로 경찰인재개발원(아산)과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진천) 2개소를 지정하면서 해당 지역 내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지역 내 감염을 우려한 것으로 보이지만, 자칫 사실과 다른 정보 확산으로 지역 내 이기주의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에 따르면 정부 관계부처와 방역전문가들이 협의해 경찰인재개발원과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2개소를 우한 귀국 국민 임시생활시설로 지정했다. 국가시설로 운영하는 공무원 연수원·교육원 중에서 각 시설의 수용능력과 인근지역 의료시설의 위치, 공항에서 시설간의 이동거리, 지역안배 등을 고려해 선정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1월28일 부산 강서구 김해공항 입국장에서 중국발 항공기에서 내린 승객들이 검역대를 통과하고 있다. 김해공항은 중국발 승객에 대해서 항공기 게이트 입구 체온측정, 고정검역대에서 발열감시, 유증상자는 역학조사관을 통해 추가적으로 조사를 하는 3단계 검역을 실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1월28일 부산 강서구 김해공항 입국장에서 중국발 항공기에서 내린 승객들이 검역대를 통과하고 있다. 김해공항은 중국발 승객에 대해서 항공기 게이트 입구 체온측정, 고정검역대에서 발열감시, 유증상자는 역학조사관을 통해 추가적으로 조사를 하는 3단계 검역을 실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수용 가능성과 지역 안배 고려"

해당 지역이 선정된 가장 큰 배경은 수용 규모다. 중앙본부는 1인1실 생활의 방역 원칙상 귀국 교민 약 720명 및 시설별 운영인력 40명 등이 생활 할 수 있는 시설을 찾았다. 또 확진 환자 등이 발생시 신속한 접근 및 치료가 가능한 주변반경 1시간 이내 종합병원이 있는 지역도 고려했다. 주민 밀접시설과 일정거리 이상 이격된 곳과 공항에서 무정차로 2시간 이내 도착 가능한 시설 등도 고려대상이었다.

지역 선정에는 질병관리본부와 방역 전문가들이 주로 의견을 제시했고, 수용적 측면과 의료시설 접근성 등 모든 면에서 경찰인재개발원이 1순위로 채택됐다. 우정공무원교육원(천안) 등도 거론됐는데, 지역 안배성(1순위 지역)을 고려해 진천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이 2순위로 선정됐다.

중본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국내 유입과 확산 차단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하는 만큼 깊은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주민 반발 이어질 듯…"지역경제 위축 우려"

정부의 이같은 방침에 해당 지역 주민들은 거센 반발을 예고했다. 전날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인근에서는 지역주민 40여 명이 나와서 차량과 농업용 트랙터로 길을 막아섰다. 특히 천안의 우정공무원교육원을 후보지로 검토했다가 철회됐다는 소식은 이들에겐 기름을 붓는 격이었다.

아산시는 중본의 결정을 받아들인다면서도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아산시는 중앙본부의 지정 발표 이후 입장문을 내고 "합리적 기준 제시와 절차적 타당성, 지역과의 협의 등을 요구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자세한 설명을 통해 아산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시켜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오세현 아산시장은 "이번 결정으로 인해 아산시민들이 입을 심리적 박탈감과 소외의식, 지역경제 위축 등에 따른 피해를 어떻게 복구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도 구체적으로 밝혀줄 것을 요구한다"면서 "중앙정부와 협의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 수준 이상의 엄격한 매뉴얼을 만들어 실천할 것을 시민 여러분께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정치권 개입 안돼…지역 이기주의 확산 우려"

전문가들은 임시시설 방침과 관련해 지역 이기주의가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컨트롤타워(정부)의 결정에도 명확한 근거없이 이를 부추기는 일부 정치권 등의 개입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령 전날(29일) A천안시장 예비후보는 "정부의 이번 조치가 매우 비합리적이고 비민주적이며 천안과 충청을 무시하는 것을 넘어 우롱한다는 점에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 예비후보는 공항과 거리가 멀다는 점을 내세우며 충청도에 격리하는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수용성 측면은 언급하지 않았다. 정부는 해당 지역을 고려할 때 수용성 측면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아울러 이 에비후보는 최근 공항 주변인 청주지역에 임시시설을 지정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지역 이기주의를 부추킨다는 논란이 일었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내 한 사회학과 교수는 "정부가 지역 주민들에게 설명을 하고 이해를 구하는 작업이 충분했는 지 등은 짚어봐야 할 문제"라면서 "다만 정부의 결정에 대해 명확한 근거없이 표심을 의식한 (정치권)개입 등은 지역 내 이기주의로 갈등만 조장할 뿐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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