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유승민이 손잡으려면…삐걱대는 보수통합, 이준석의 해법 [시사끝짱]
  • 한동희 PD (firstpd@sisajournal.com)
  • 승인 2020.01.3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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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통합신당 만들면 기호2번 가능”

[시사끝짱]

■ 진행: 소종섭 시사저널 편집국장
■ 대담: 이준석 새로운보수당 젊은정당비전위원장
■ 제작: 시사저널 한동희 PD, 최인철 PD, 조문희 기자, 양선영 디자이너
■ 녹화 : 1월28일(화)

소종섭: 보수통합의 흐름이 아직까지도 뚜렷하게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1월 초에 적극적으로 보수통합의 뜻을 밝히면서 설 전에 가시화하는 것 아니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그렇지 않았죠. 이 가운데 우리공화당은 분열하고 김문수 전 지사는 전광훈 목사와 신당 창당하겠다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통합보다 분열하는 쪽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드는데. 이준석 위원장, 현재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의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지 못 하는 이유가 뭔가요? 

ⓒ시사끝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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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새로운보수당 쪽에서 깐깐한 조건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그런 거죠. 제가 누차 말씀드렸던 게 시너지가 없는 통합은 의미가 없다.

소종섭: 단순하게 합치는 것은 안 된다.

이준석: 제가 요즘 서울 지역구에 인사하러 다니고 있는데, 과거 보수로의 회귀에 대한 국민의 반감과 실망감은 장난이 아닙니다. 새로운 느낌의 보수가 되면 지켜보겠지만, 과거 보수로 회귀하면 끝이라고 하거든요. 일단 안철수 대표의 복귀에 대한 대다수 여론은 관망세였죠? 안철수 대표가 훌륭한 자질을 갖고 있는 정치인이긴 하지만 과거의 양태와 지금의 새로운 도전이 어떻게 다른지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사람들이 대다수였어요. 그런 것처럼, 보수 대통합이라는 것도 ‘하면 이긴다’는 당위적 명제로 접근하면 안 되고, 어떤 형식으로 이루어졌을 때 가장 시너지가 크게 나느냐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 되는 지점이에요.

 

“우리공화당 뺀 연대는 당연, 더 나아가야”

그런데 지금 새로운보수당과 자유한국당의 양당협의체를 통해서 나오는 내용을 보면, 결국 우리공화당 쪽과 연대는 어렵지 않느냐면서 사실상 협상이 되는 것처럼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저는 그것보다 더 나아가야 된다고 생각해요. 제가 지난 번에 ‘혁신’과 ‘헌신’이 필요하다고 얘기했는데, 혁신이라는 건 젊은 세대가 주도해서 새로운 것들을 들여오는 과정이고 헌신이라는 건 과거에 있었던 분들이 책임을 지면서 대신 무언가 도전하는 것이거든요. 이 두 가지가 이루어져야 되는데, 아마 헌신은 강제 물갈이를 통해 어떤 식으로든 되겠지만 혁신은 머리를 계속 싸매야 됩니다.

소종섭: 황교안 대표는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통합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이준석 위원장의 말처럼 새로운보수당의 입장은 ‘무엇을 위한 통합인가’에 대한 고민 속에서 납득할 수 있는, 시너지효과를 갖는 통합이 돼야 된다는 거죠.

이준석: 제가 방송에서 황 대표가 종로 출마할 것이냐, 말 것이냐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지금은 황 대표 선택이 개인의 선거 승패 정도에서 결론 나는 지점이 아닙니다. 지도자로서 파격을 보여주면서 가야 되는 것인데, 이미 황 대표가 한 달 넘게 출마 지역구를 놓고 논쟁이 벌이는 모습이 황 대표 개인이나 보수통합이나 여러 전략을 준비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좋은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쯤 본인이 험지라고 말했던 곳이 어떤 곳인지 명확하게 구체화되는 단계여야 한다. 이를테면 그거에 따라서 ‘내가 서울에서 제일 어렵다는 금천구, 관악구에 도전하겠습니다.’ 이렇게 칼을 빼들었을 때 파격성이나 솔선수범하는 헌신을 바탕으로 견고한 리더십이 구축되고, 이런 식으로 계속 주고받는 피드백 효과가 있어야 되는데, 지금 끊어졌어요. 오히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공천관리 위원장으로 발표되면서 거기에 전권이 넘어가는 모양새죠.

소종섭: 새보수당 입장에서는 자유한국당과 꼭 합당해야 된다는 건 아닐 거 아닙니까. 합당만이 아니고 선거연대라는 부분도 중요한 축이 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오는데요. 

ⓒ시사끝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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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저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하에서는 사실 합당보다는 연대가 더 나을 수 있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사실 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서 비례한국당 같은 걸 만들려고 했던 이유가 뭐겠습니까. 소위 범여권 진영에서는 4+1이라고 해서 5개 가까이 존재하는 상황이라 아무래도 보수 의석의 극대화 자체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맞다고 보고요. 러면 오히려 새로운보수당이나 자유한국당 등이 비례후보를 같이 내는 형식으로 가는 것이 비례의석을 가장 극대화하는 방법 아니냐는 현실적인 지적을 할 수밖에 없죠.

 

“통합신당에서 지역구, 기존 한국당‧새보수당에서 비례대표 내는 전략”

저는 방송을 하면서 항상 이상적인 상황을 말씀드리려고 해요. 왜냐하면 이상적인 상황들 속에서 보수가 가장 좋은 결과를 내는 방법들이 있기 때문인데. 지금 보수가 의석을 극대화하는 방법이 뭐가 있냐. 원래는 많은 분들이 꼼수에는 몰수로 대응한다고 해서 비례한국당 정도가 최고의 대안인 것처럼 자유한국당은 홍보했지만, 제가 제시하는 대안은 이거예요. 새로운보수당, 자유한국당 그리고 이언주 의원님의 전진당, 이런 당들이 선거 연대를 결의하고 각자 정당에서 비례대표후보를 공천하는 겁니다. 대신 지금 창당준비위원회에서 미래한국당이란 걸 만들어놓았잖아요. 그것을 대통합보수 신당 형태로 개편하라는 겁니다. 지금 각자 속해 있는 당에서 비례대표가 출마해 비례대표정당이 되는 것이고, 새로 만드는 가칭 대통합신당 같은 경우 지역구 출마자들이 다 옮겨가서 거기서 경선이든 아니면 공천심사위원회를 통해 공천을 받는 겁니다. 

소종섭: 그 당으로 옮겨가서요? 

이준석: 네. 그러면 지역구 출마자들은 합당된 상태나 동일 기호를 가지고 출마를 하는 것이고 각 당의 노선에 따라서 비례를 넓게 가져갈 수 있다는 거죠. 비례한국당을 딱히 만들 이유가 없어요, 자유한국당도. 왜냐하면 다 당이 다르니까. 

소종섭: 기존에 있던 당대로 그냥 하면 그게 되는 거니까? 

이준석: 네. 그리고 그게 국민들한테는 명분이 충분히 서죠. 왜냐하면 당들 간의 이견도 있고 특색도 있기 때문에. 특색을 비례의석으로 살리면서 대신 보수 지역의 승리를 위해서 지역구 출마자들은 한 곳에 모여서 신설 정당에서 출마하자. 이런 것들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지금의 논란을 돌파할 수 있는 방법론이고 이런 게 이제 논의될 시점이 아닌가. 

소종섭: 지금 1월 말인데 사실상 두 달 정도 남은 것인데 시간이 굉장히 촉박한 거 아닙니까? 

 

“통합신당 만들면 기호2번 가능”

이준석: 기호 결정 시점이 3월인가 그렇거든요. 그전에 하면. 예를 들어 신설 통합정당에 지역구 출마자들이 옮겨가고 이들 중에 현역 의원들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 현역 의원들이 오면 당연히 기호 2번은 되리라 보고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기호 1번 민주당, 2번 신설 통합보수당 그리고 3번 자유한국당, 4번 잔류 바른미래당, 5번 새보수당. 이 정도로 나오지 않을까. 그러면 보수가 지역구와 비례에서 둘 다 크게 불리한 상황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그런 어떤 아이디어 차원의 것들이 많은데. 보수의 지도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정치적 상상력을 발휘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소종섭: 이준석 위원장의 새로운 아이디어였네요. 

이준석: 저는 제가 처음 비례한국당 얘기 나왔을 때 이런 식으로 되냐고 얘기했던 게 아이디어가 아주 나쁘진 않은데 그것보다 더 진화된 방식으로 갈 수도 있다. 아까 말했던 것처럼 신설 통합정당은 오히려 지역구 정당으로 하고 잔류 정당들은 비례로 쓰면 된다, 이게 사실 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돌파하는 데 최적화된 안이거든요. 황교안 대표와 유승민 대표가 둘이 보수진영의 승리를 위해서 둘이 협력하자, 개인의 대선주자로서의 유불리는 따지지 말고 전략적으로 보수진영이 또는 야권이 의석을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가기로 합의하자고 하면 바로 결론이 나와요. 저는 지도자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언주‧김문수發 보수대통합 잡음…영향은

소종섭: 그런 큰 부분에서 결단과 원칙이 서면 나머지 방법론은 이미 나왔고 선택하면 된다는 말이네요. 지금 이언주 의원의 전진당도 있고 김문수 전 지사도 신당 만든다고 하고 또 우리공화당은 공동대표 두 분이 관계가 안 좋아서 갈라설 조짐이 있다 등등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런 흐름을 보면 이른바 범보수 대통합과는 조금 다르게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 어떻게 보세요?

이준석: 저는 언젠가 강물은 흩어지고 합쳐진다고 봐요. 예를 들어 예전 민주당이나 진보진영이 그런 걸 잘했죠. 진보신당과 진보신당 탈당파 그리고 녹색당, 녹색당 더하기 노동당…사실은 굉장히 다양한 정당들이 선거 앞두고 탄생되었지만 결국에는 민주당과 정의당 체제로 어느 정도 정리됐잖아요. 그런 것처럼 저는 보수진영이 한 번 빅뱅을 겪어야 어느 것이 표 확장성에 도움이 되고 어떤 것이 되지 않는지를 아마 유심히 보지 않을까. 그리고 여기서 한 번 훈련이 돼야 대선에 승리할 수 있다, 저는 이렇게 봅니다. 

 

기로에 놓인 보수통합, 운명은

소종섭: 어차피 하나의 과정에 있는 정도로 봐야 된다. 앞으로  자유한국당과 새보수당의 통합 논의의 흐름은 어떻게 갈 걸로 보세요. 

이준석: 지도자의 결단이 중요해지는 시점이 온다. 

소종섭: 이미 온 거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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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그렇죠. 왔다고 보고 다만 이제 고민하는 것이 황 대표가 지금은 본인이 정치하는 최고 지휘자이기 때문에 본인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본인이 지도자로서 나라를 위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유승민 대표도 마찬가지입니다. 본인이 진짜 나라가 지금 망조가 들었다고 생각을 한다면 무슨 결단을 하는 것이 나라를 위해 옳은지. 이런 아주 단순한 원칙들을 가지고 방향등을 점화할 때가 됐다. 지금 본인이 황교안 대표를 돕는 사람처럼 보이죠? 가서 A라는 사람이 얘기할 때는 A가 공천될 시나리오를 얘기하는 거고 B가 얘기하는 건 B가 당선되는 시나리오를 얘기하는 거예요. 황교안 대표 주변에 조언하는 사람 중에 진실 되게 보수진영이나 야권의 승리를 바란다기보다 이기적인 판단을 주입하고 있을 겁니다. 

소종섭: 이준석 위원장의 분석대로라면 황교안 대표 주변에는 양심들은 안 보이고 간신들만 보인다. 

이준석: 그렇죠. 그게 아니라면 이렇게 혼란스러울 리가 없다. 황교안 대표가 만약에 진짜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보수진영, 야권 진영의 의석 전체를 최대한 극대화하는 게 좋다는 판단하에 움직인다면 이미 답은 나와 있습니다. 

소종섭: 황교안 대표랑 유승민 의원이 조만간 만날 거다, 이런 얘기도 나오는데 만나게 되면 가닥이 잡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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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저는 이 두 보수의 지도자들이 상당한 무게감을 가지고 움직였으면 좋겠어요. 정상회담을 할 때 정상 둘이 만난다고 하면 무슨 내용을 합의할지 정해진 상태에서 만나야 극적인 이벤트도 만들어낼 수 있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고 양 정상도 띄울 수 있는 거거든요. 말이 좋아서 각본 없는 드라마지, 그냥 우두커니 만나면 각본 없는 드라마가 안 되거든요. 저는 아까 말씀드렸듯이 기초적으로 둘 사이에 수많은 차이와 이견이 있겠지만 그러나 보수진영이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견제할 수 있는 승리를 해야 된다는 대전제만 있으면 대동소이한 문제들은 풀지 못할 게 없다, 이렇게 봅니다. 

소종섭: 앞으로 두 사람의 회동이 언제 이루어질지 또 그 자리에서 의미 있는 합의가 나올지. 이런 결과가 일차적으로 보수통합의 흐름을 지켜볼 수 있는 관전 포인트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총선 앞두고 보수통합의 흐름도 아마 총선 승패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앞으로도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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