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부동산 시장, 실수요자가 돼라
  •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2.12 08:00
  • 호수 1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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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4)_부동산] “文 정부 공급정책, 시차 두고 효과…2~3년 내 시장 안정화”

올해 부동산시장은 어떻게 흘러갈까. “미친 집값”이라는 표현을 언론이 사용할 만큼 지난 2년간 주택시장은 굉장히 과열됐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지난 3년간 총 18회 이상 발표됐지만 주택시장은 일정 기간(2018년 11월~2019년 5월)에만 안정적이었다. 대부분 상승 일변도였다. 이에 정부 신뢰도는 많이 낮아졌다. 12·16 대책에 대한 시선도 싸늘하다. 

부동산은 크게 신규 주택과 기존 주택 시장으로 나눠 보는 방식이 시장을 이해하는 데 편리하다. 신규 주택 시장은 분양, 즉 청약시장에 관련된 시장이다. 올해 신규 분양 예정 물량은 총 35만 호 수준(공공 3만 호 포함)이다. 작년 34만1000호와 유사한 수준이고 재작년 29만9000호보다는 많다. 올해 분양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재건축·재개발 분양이 총 15만 호로 전체 분양의 약 4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서울시 분양도 작년 2만5000호에서 올해 5만 호로 두 배나 증가한다. 경기도도 작년 6만4000호에서 올해 10만 호로 증가하는데 서울·경기 등 수도권 분양이 2년 만에 다시 크게 증가하는 시장이라는 특징이 있다. 올해는 서울·경기 청약을 기다려온 실수요자들에게 상당한 기회다. 

변수는 올해 4월말에 부활하는 분양가 상한제다. 이 제도는 분양 가격을 시장 가격을 고려하지 않고 원가 방식으로 한다. 덕분에 분양 가격이 시장 가격 대비 상당히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분양가 상한제를 회피하기 위해 4월 이전에 분양을 서두를 단지들이 좀 많아지리라는 예측이 있다. 다만 분양은 하고 싶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절차사업이니만큼 절차를 완료하지 못한 단지들은 좋든 싫든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게 된다.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지역 ⓒ 시사저널  임준선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지역 ⓒ 시사저널 임준선

변수는 부활한 분양가 상한제 

분양가 상한제는 올해 분양하는 단지뿐 아니라 현재 재건축·재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서울 13개 구+5개 구 일부 동과 경기 3개 시의 일부 동)의 기존 주택시장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재건축·재개발을 추진하는 사업주체를 ‘조합’이라고 하는데, 분양가 상한제는 조합 개발이익을 대폭 축소시키게 되고 이는 기존 주택의 투자매력을 낮추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가격조정 효과로 연결된다. 실제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이런 현상들은 보다 광범위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2017년 주거복지 로드맵 발표 이후 공공주택 공급확대 정책에 따라 공공분양도 연 2만~3만 호 수준으로 늘었다. 공공임대 역시 증가해 공공주택은 연간 총 6만 호 수준으로 5년간 30만 호가 공급될 예정이다. 3기 신도시 역시 상당한 비중의 공공분양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분양은 공공성에 맞게 일반분양 대비 상당히 낮은 가격대로 분양하는 만큼 소득 여건 등 다른 조건들에 부합한다면 도전해 보면 좋다. SH나 LH 홈페이지 등에 공급 계획과 일정이 나온다.

기존 주택시장은 과거 3년간 상당히 상승했고 현재 쉬어 가는 중으로 요약할 수 있다. 정부가 추진해 온 부동산시장 안정화 방안은 효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올해부터 대부분의 제도들이 효력을 발생한다는 특징이 있다. 부동산 정책은 수요·공급 정책으로 설명할 수 있다. 수요·금융 정책의 핵심은 과도한 레버리지를 사용하지 못하게 변경하고,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자에게 주어지던 과도한 혜택 축소 등이다. 다주택가구의 보유 부담도 대폭 증가해 추가 취득을 어렵게 했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나 분양가 상한제 등을 통해 주택사업을 통한 기대이익을 회수하는 형태의 제도들이 올해부터 사실상 정책적으로 완성돼 시행된다. 1주택 실거주자만이 오롯이 혜택을 볼 수 있다. 다른 경우라면 혜택이 점점 축소되거나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실거주자가 되라는 것이 정부 수요정책의 골자다.

공급대책도 2018~19년 발표한 수도권 30만 호 공급대책으로 3기 신도시 18만 호와 기타 유휴 부지를 활용한 40곳 이상의 개발로 12만 호 이상의 주택이 공급될 예정이다. 아울러 광역교통철도망 개발을 통해 1·2기 신도시들의 경우 서울과 교통이 편리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많은 이들이 서울 주택 가격이 상승하면 서울에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서울에 주택을 공급해 가격이 잡힌 적은 역사상 단 한 번도 없다. 우리나라 50년 이상의 부동산 역사상 공급을 통해 주택 가격이 안정화됐던 시기는 1993~95년의 주택 200만 호 공급 시절이 유일하다. 이때도 서울이 아닌 경기도로 대표되는 1기 신도시와 수도권의 추가 택지개발지구를 대폭 공급했다. 수도권 공급으로 서울 부동산 가격이 안정화된 것이다. 왜 그랬을까.

부동산은 토지와 건물로 구분되며 대부분의 부동산은 토지 가격이 전체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높다. 현재 평당 1억원이라는 강남 아파트 단지조차 토지 가격은 평당 9000만원이고 건축비는 평당 1000만원이 되지 않는다. 결국 토지 가격 급상승이 주택, 나아가 부동산 가격 상승의 핵심이다. 즉 토지가 해당 권역에 공급되는 것이 본질적인 의미의 부동산 공급이다. 토지 위 건물을 바꾸는 것은 공급이 아니라 건물의 대체에 불과하다. 용적률을 높일 수 있지만 현재 구도심은 용적률 상승이 있더라도 종전 주택 소유주가 넓은 주택으로 가면서 상승효과를 흡수해 버린다. 

 

부동산 공급은 주택 아닌 토지에 기반

재건축·재개발을 아무리 하더라도 토지 공급의 효과는 없으며, 아주 적은 용적률의 일부 상향 정도의 효과만이 발생한다. 그런데 토지가 제대로 공급되면 어떻게 될까. 1993~95년 경기도의 대규모 신도시들, 즉 새로운 토지들이 수도권에 대량 공급되던 시기에는 공급효과를 봤다. 2010년까지 대량 공급되던 토지가 2010년대 들어 공급되지 못한 것이 토지 가격 상승의 큰 원인인 셈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 2014년 9·1 대책을 통해 “토지 공급을 없앨 것”이라고 천명했던 것이 시차를 두고 2010년대 말 부동산 장기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커져가는 수도권에 토지의 새로운 공급이 없다면 공급은 재건축·재개발 여부와 관계없이 완전히 막히게 된다. 공급이 없다면 자연스럽게 가격이 올라간다. 공급은 그런 의미에서 주택으로 표시될 뿐 실제 공급은 토지에 기반하고 있다. 

현 정부는 다행스럽게도 3기 신도시 정책을 부활시키고, 추가로 서울로의 통근·통학이 좋지 못한 1·2기 신도시 지역들을 광역초고속철도로 연결하는 교통혁신 정책을 수반하면서 이들 지역도 생활권역으로 편입 중이다. 이처럼 2018~19년 이후부터는 실질적인 토지 공급을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야말로 부동산의 공급인데 이 효과 역시 과거 토지 공급 억제 정책이 그랬듯 시차를 두고 한국 부동산시장에 반영될 것이다. 2~3년 내 시장 안정화가 멀지 않아 보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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