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뜨거운 감자’ 김의겸 ‘불출마’ 정봉주 ‘공천심사 배제’
  • 김재태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2.0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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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대변인, SNS 글 통해 “출마 않겠다” 발표…정 전 의원은 공관위에서 ‘부적격’ 판정 받을 듯

더불어민주당은 2월3일 부동산 투기 논란을 빚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과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폭로를 당했던 정봉주 전 의원 등의 4·15 총선 출마 문제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고 나섰다.

총선 공천 과정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아 당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사례는 모두 정리하고 가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밝힌 것이다.

이틀 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예비후보로 뛰게 해달라"는 편지를 쓴 적이 있는 김 전 대변인은 2월3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쓰임새를 인정받고자 제 나름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봤지만 이제 멈춰 설 시간이 된 듯하다"며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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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대변인의 불출마 선언은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검증위) 회의 개최를 30여 분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그동안 김 전 대변인에 대해 세 차례 '보류' 판정을 내렸던 검증위는 이날 '적격'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예정이었다.  

그는 불출마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앞서 당이 우려의 뜻을 전달하며 불출마를 권고했고, 후보자의 법적 결함을 판단하는 검증위에서조차 적격 판정이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자 끝까지 버티겠다는 생각을 꺾은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군산 경제 발전을 위해 일해보고 싶었고, 때론 몸부림도 쳐봤다"면서 "그동안 저를 지지해주신 군산 시민 여러분들에 대단히 죄송하다"는 뜻도 밝혔다. 끝으로 "민주당이 총선에서 압승해 문재인 정부를 든든하게 뒷받침해주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김성환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에게 김 전 대변인의 불출마에 대해 "본인이 아마 오늘 검증위 결정이 있기 전에 결단하는 것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하지 않았나 싶다"며 "부동산 관련 문제에 대한 당의 입장이 확고하다는 것을 본인이 파악한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의 불출마 권고에도 '예비후보로만 뛰게 해달라'고 읍소했던 김 전 대변인이 이날 검증위의 결론이 나오기 전에 입장을 바꾼 배경에는 당의 강한 메시지 전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기자들에게 "당에서는 오늘 중 (부적격) 결론을 낼 것이라는 얘기를 해줬을 것 같다"고 했고, 김경협 검증위원장도 "누군가는 (언질을) 줬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 비서실장은 "개별적으로 연락이 오갈 수는 있지만 당 차원에서 의견이 오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본인은 억울하다고 하지만 형태로 보면 전형적인 투기 행태여서 자진 불출마를 하지 않으면 조치가 필요했다"며 김 전 대변인 문제에 대한 결론이 이미 확고했음을 밝혔다.

한 최고위원은 "가슴이 아프다. 김 전 대변인이 당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어려운 결단을 한 것"이라며 "본인이 결심을 하는 방식이 가장 바람직하기는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당원은 당이 김 전 대변인의 불출마를 압박한 모양새를 두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는 "김의겸 불출마에 대한 항의로 탈당하겠다" "명예 회복의 기회도 주지 않고 이렇게 가혹한 게 사람 사는 세상인가. 지지를 철회한다" "양아치들이나 하는 짓이다. 한심하다" 등 당 지도부를 성토하는 글이 쏟아졌다.

민주당은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해서도 '부적격' 판정을 내리기로 내부적으로 결론을 내렸다.

정 전 의원은 2018년 지방선거 때 서울시장에 출마하려고 했으나 성추행 의혹이 보도되면서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민주당에 복당하고 최근 서울 강서갑에 공천을 신청했다.

민주당은 총선 출마 희망자를 대상으로 예비후보 검증을 하고 있으나 정 전 의원은 이 절차를 건너뛰고 바로 공천을 신청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정 전 의원 등 미(未)검증자를 대상으로 별도의 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정 전 의원의 경우 재판이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아 4월 총선 기간 내내 정 전 의원의 미투 폭로로 인한 공방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전체 총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민주당은 앞서 정 전 의원에게 불출마를 권고했으나 정 전 의원은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정 전 의원이 출마 의사를 접지 않을 경우 공관위에서 공식적으로 부적격 판단을 내리겠다는 방침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당은 부동산‧미투 문제에 '불관용' 입장으로 엄격히 관리할 것"이라며 "정 전 의원은 본인이 검증 없이 후보 신청을 했는데 '부적격' 판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한 의원은 "김 전 대변인보다 정 전 의원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본다"며 "본인이 당연히 불출마 결단을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검증위에 검증 신청을 하지 않았기에, 본인이 불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는다면 공관위에서 최종 '부적격' 판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정 전 의원과 마찬가지로 미투 폭로를 당한 민병두 의원, 사생활 문제가 불거진 이훈 의원 등 다른 ‘논란 인사’에 대해서도 엄격한 검증의 칼날을 들이대겠다는 방침이다.

민 의원과 이 의원에 대해서는 이미 검증위가 공관위에 정밀심사를 요청해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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