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애 변호사 “청와대 작태, 이승만 시대 맞먹는다”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0.02.1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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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 소속 권 변호사, 靑 울산시장 선거개입 공소장 내용 작심 비판
“이승만 때와 맞먹어…초원복집 사건과 비슷”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진보성향의 민변(민주주의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 나왔다. 민변 소속인 권경애 법무법인 해미르 변호사는 “(울산시장 선거개입) 공소장에 기재된 범죄사실을 보면 1992년 초원복집 회동은 발톱의 때도 못 된다”며 “감금과 테러가 없다뿐이지 수사의 조작적 작태는 이승만 시대 정치경찰의 활약에 맞먹는다”고 주장했다.

ⓒ 권경애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 권경애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권 변호사는 지난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권 변호사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 공소장 비공개에 대해서도 “사태의 위중한 본질을 덮기 위한 것”이라며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를 외치던 세력들이 김기춘 공안검사의 파렴치함을 능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권 변호사는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하는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는 “민주화 세력은 독재정권을 꿈꾸고, 검찰은 반(反)민주주의자들에 저항하는 듯한 이 괴랄한 초현실에 대해 책임 있는 발언을 해야 할 사람은 입을 꾹 닫고 여론이 잠잠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2017년 5월 10일 취임사에서 “주요 사안은 대통령이 직접 브리핑하겠다”고 밝힌 방송 장면을 첨부했다.

권 변호사는 지난 7일 올린 글에서도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을 언급하며 “공소장 내용은 대통령의 명백한 탄핵사유이고 형사처벌 사안이다”며 “그분(문재인 대통령)은 가타부타 일언반구가 없다. 이곳은 왕정이거나 입헌군주제 국가인가”라고 작심 비판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월6일 부산시청에서 '부산형 일자리 상생 협약식'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월6일 부산시청에서 '부산형 일자리 상생 협약식'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정부 단체인 민변에서 공개 비판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권 변호사의 이 같은 발언은 급속도로 확산됐다. 다만 권 변호사는 “제 글이 민변 일반의 생각으로 호도돼 다른 민변 변호사들에게 누가 될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9일 자신의 SNS에 추가로 올린 글에서 “저는 참여연대 소속, 민변 소속이라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건 분명하나 최근 두 단체 탈퇴를 심각하게 고려 중”이라며 “활동에 참여하지 않은지도 꽤 됐다”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가 언급한 초원복집 회동 사건은 1992년 12월 김기춘 당시 전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기관장들이 부산 초원복국 식당에 모여 불법 선거운동을 모의한 사건이다. 이들은 14대 대통령 선거에서 김영삼 민주자유당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야당 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을 유포하자고 논의했고, 통일국민당이 이 내용을 도청하고 폭로했다. 그러나 이후 관권선거 의혹보다 도청의 부도덕성이 부각되면서 오히려 통일국민당이 역풍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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