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19‧20호 인재영입…이경수 박사‧최기상 전 판사가 주인공
  • 김재태 기자 (jaitaikim@gmail.com)
  • 승인 2020.02.1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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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 전문가‧사법개혁 법관…4‧15 총선 위한 1차 인재 영입 마무리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을 위한 19·20호 인재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부총장을 지낸 이경수(63) 박사와 전국법관대표회의 초대 의장으로 사법개혁에 앞장서 온 최기상(50) 전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를 영입했다.

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는 11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경수 박사와 최기상 전 판사를 19·20호 영입 인재로 소개하며 1차 인재 영입을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19호' 인재인 이 박사는 과학기술 분야의 첫 영입 인재다. 그는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 석사, 텍사스대 박사를 거쳐 오크리지 국립연구소, 매사추세츠공대(MIT) 플라즈마 퓨전센터에서 근무하며 핵융합 기술 연구에 매진해 왔다.

이 박사는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고를 졸업했다. 1992년 한국 최초 플라즈마 공동연구시설인 '한빛' 총괄 책임자와 한국형 핵융합연구로(KSTAR) 프로젝트 총괄 책임자를 맡았고, 국가핵융합연구소(NFRI) 소장도 지냈다.

이 박사는 이날 열린 영입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 과학기술 입국에 여생을 걸고자 한다. 대한민국을 세계 3대 과학기술 강국으로 만들고 싶다"며 "기성 정치의 틀에 '핵융합'을 일으켜보고 싶다. 정치도 이제 과학"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왼쪽부터)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행사에서 19번째 인재인 이경수 국제핵융합실험로(ITER)부총장과 20번째 인재인 최기상 전 서울북부지방법원 판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왼쪽부터)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행사에서 19번째 인재인 이경수 국제핵융합실험로(ITER)부총장과 20번째 인재인 최기상 전 서울북부지방법원 판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호' 영입 인재인 최 전 판사는 전남 영암 출신으로 광주 살레시오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사법연수원 25기로 광주지법·인천지법·서울서부지법 판사,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서울행정법원 판사, 전주지법 남원지원장,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을 역임하고 2018년에는 헌법재판관 후보에도 올랐다.

그는 4대강 보 침수 피해자 재판, 이명박 정부 당시 민간인 불법 사찰 피해자 재판 등에서 국가로부터 피해를 입은 소수자와 약자의 손을 들어줘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에는 미쓰비시중공업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재판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진보 성향 판사들의 모임으로 알려진 '우리법연구회'에서 활동했으며, 법원행정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해 여러 차례 공개 비판을 한 바 있다.

최 전 판사는 기자회견에서 "사법개혁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가슴에 품고 국민 속에서, 국민과 함께, 법이 공정한 나라를 만드는 일에 뛰어들려고 한다"며 "법의 가치가 온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 박사와 최 전 판사를 마지막으로 1차 인재 영입을 끝마쳤다. 이해찬 대표가 직접 위원장을 맡은 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는 여성‧청년 등 분야별 전문가를 망라한 영입 인재 발표에 공을 들였다. 지금까지 영입한 인재의 평균 연령은 45.6세이고 남성이 12명, 여성이 8명이다.

민주당은 40대 여성 척수 장애인인 최혜영 강동대 교수를 상징성이 큰 '1호 인재'로 배치했고, 20대 청년인 원종건 씨를 2호로 발표해 '이남자'(20대 남자) 공략에 나섰다. 다문화 인사로 원옥금 주한 베트남교민회장을 영입했다. 환경 분야 전문가로는 이소영 변호사를 영입했다. 체육계 인사로는 임오경 전 서울시청 여자핸드볼팀 감독을 영입했고,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은 '태호 엄마' 이소현 씨, 오영환 전 소방관 등을 통해 '국민 안전' 메시지를 내놓았다.

경제와 국방, 안보, 사법 등 전문성을 고려한 인사도 배치했다. 그에 따라 이용우 전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최지은 세계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 홍성국 전 미래에셋 대표, 이재영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등을 영입했다. 창업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홍정민 변호사와 조동인 미텔슈탄트 대표이사 등 스타트업 활동 경험자에게도 손을 내밀었다. 김병주 전 육군대장, 최기일 건국대 산업대학원 겸임교수 등은 국방·안보 분야 인재로 영입됐다.

여기에 소병철 순천대 석좌교수, 이탄희 전 판사, 이수진 전 판사, 최기상 전 판사 등 법조계 인사도 받아들여 사법개혁 의지도 보였다. 

민주당은 자유한국당보다 한 발짝 앞서 다양한 인재들을 영입해 초반 흥행에 성공했지만, 일부 영입 인재를 둘러싼 구설이 일어나 비판을 받기도 했다. 특히 야심차게 영입한 2호 원종건 씨가 데이트폭력 논란에 휩싸여 인재 자격을 자진 반납하고 탈당함으로써 오점을 남겼다. 원씨 사건으로 '이벤트성 깜깜이 영입'에 대해 당 안팎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최기일 교수에 대해서는 표절 의혹, 조동인 대표를 두고는 '스펙용 창업' 등의 의혹이 불거졌다.

사법농단 사태와 관련한 판사 영입이 3건이나 이뤄지면서 사법부의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특히 이수진 전 판사에 대해서는 '블랙리스트 당사자가 아니다'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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