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이언주 부산 전략공천설’에 시끌
  • 김재태 기자 (jaitaikim@gmail.com)
  • 승인 2020.02.19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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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표심 분열”, 장제원 “경거망동 삼가길”…진중권도 “머리 민 것밖에 없는데” 비판

갓 출범한 미래통합당에서 이언주 의원의 부산 전략공천설을 둘러싼 잡음이 커지고 있다. 미래통합당이 닻을 올리자마자 우려했던 공천 갈등이 수면으로 올라오는 분위기다.

포문은 김무성 통합당 의원이 열었다. 김 의원은 18일 "김형오 통합당 공천관리심사위원장의 발언이 (부산) 중구·영도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며 "현재 중구·영도에는 곽규택·강성운·김은숙 예비후보 등이 뛰고 있는데, 경선 기회를 박탈하면 정의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 공관위가 이언주 의원을 부산 중구·영도에 전략공천한다면 지역 표심이 분열될 게 뻔하다"고 밝혔다. 또 "이는 통합의 정신에도 어긋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이날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부산에서 한번도 출마한 적 없는 이언주 의원에게 경선하라고 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며 이언주 의원의 전략공천 가능성을 시사한 언론 인터뷰를 언급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김형오 위원장의 언론 인터뷰 발언을 꼬투리 잡는 것이 아니다"라며 "통합이 잘돼 상승 모드를 타고 있는 당에 파열음이 생기지 않도록 누구나 수긍할 공천 방침이 정해지길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언주 의원이 미래통합당 출범식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이언주 의원이 미래통합당 출범식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그러자 이언주 의원이 나섰다. 이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관위도 아니면서 아직도 막후정치를 하려는 행태는 매우 심각한 구태정치"라며 맞받아쳤다. 당 예비후보들과 통합당의 추가 예비후보들 간 공천 다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자 같은당 장제원 의원이 경고장을 날렸다. 장 의원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본인의 전략공천설이 돌면서 부산 중·영도구 당원들이 들고 일어나 기자회견하는 것을 보지 못했나"라며 "반기는 분도 있겠지만 반대하는 분도 우리 당원들이다. 이 분들 없이 선거를 치를 수 있나"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 의원을 향해서도 "통합에 잉크가 마르기 전 경거망동을 삼가길 바란다. 자중하라"고 경고했다.

장 의원은 "경기도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분이 수도권에 한 석이 급한 마당에 경기도를 버리고 부산으로 내려오는 것만으로도 논란이 있는 판에 자신을 과대포장하고 그토록 오만한 모습으로 넘지 말아야 할 선까지 넘는 것을 보니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지적했다.

당밖에서도 이 의원의 전략공천설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진 전 교수는 19일 페이스북에 "이언주 의원이 한 것이라곤 머리를 민 것밖에 없다"며 이 의원을 '민머리 철새 정치인'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단 4년 사이에 민주당-국민의당-바른미래당-미래를향한전진-미래통합당으로 당적을 바꿨다"며 "정치적 입장이 한쪽 극에서 반대편의 극으로 바뀌었는데, 이는 애초에 정치철학이란 게 없었다는 뜻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진 전 교수는 "물론 정치인이 소속 정당을 바꿀 수 있지만 바꿀 때 반드시 유권자 앞에 왜 자신이 정치적 신념을 바꾸었는지 해명해야 하고 그것이 유권자에 대한 예의다"면서 "하지만 이언주씨는 그동안 자신의 정치적 이상이 원래 무엇이었고, 그것이 어떤 계기에 어떤 근거로 어떻게 바뀌었는지, 밝힌 적이 없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한편 이 의원은 김 공관위원장으로부터 부산 중구·영도 전략공천을 제안받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 주말께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부산에서 이 의원이 바람몰이해야 하니 중구·영도 지역에 전략공천하겠다'며 제 의사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김 위원장에게는 '기꺼이 열심히 해서 부산 지역을 석권하겠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이날 부산·울산·경남(PK) 지역 면접 심사 후 기자들과 만나 "이언주 의원 공천 건은 결론 나지 않았다"며 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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