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주서 코로나19 추가발생…확산 ‘우려’ 재점화
  • 호남취재본부 정성환·신명철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20.02.21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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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심장부 위험지대 되나…당국 추가확산 ‘초비상’
광주, 20~21일 대구 신천지교회 다녀온 3명 확진 판정
전북, 28세 남성 대구 여행 후 확진…도내 두 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한동안 잠잠하던 광주시와 전북 전주에서 확진자가 추가 발생해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광주는 20일 0시를 기해 이달 초부터 실시해왔던 모든 격리자에 대한 격리를 풀었지만 ‘청정 상태’는 하루를 채 넘기지 못했다. 전북에서도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지난달 31일 군산 거주자의 확진 판정 이후 두 번째다. 특히 이 확진자는 보험설계사로, 전주와 김제를 중심으로 폭넓게 활동해온 것으로 드러나 지역사회 감염 확산 우려를 낳고 있다. 이와 같이 광주와 전주에서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자 호남 심장부가 코로나19 위험지대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20일 오전 코로나19 임시 격리시설인 광산구 소방학교 생활관을 방문해 격리 해제로 퇴소하는 환자와 지원 의료진 등을 환송하고 있다.ⓒ광주시
이용섭 광주시장이 20일 오전, 코로나19 임시 격리시설인 광산구 소방학교 생활관을 방문해 격리 해제로 퇴소하는 환자와 지원 의료진 등을 환송하고 있다.ⓒ광주시

광주, ‘청정 상태’ 회복 하루 못 넘기고 발병 

광주에서는 코로나19 ‘슈퍼전파’가 이뤄진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하고 돌아온 A(남·31)씨가 20일 오후 신종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데 이어 21일 추가 확진자 2명이 나왔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광주 북구 주민 1명이 이날 새벽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전남대병원 음압병실로 이송됐다. 이 확진자는 앞서 지난 16일 신천지 대구교회를 방문했으며,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서구 주민 A씨와 대구 일정을 함께 한 사람으로 알려졌다.

동구 주민 1명도 비슷한 시각 확진 판정을 받고 조선대병원 음압병실로 옮겨졌다. 해당 주민 또한 서·북구 주민과 함께 신천지 대구교회를 방문했다. 신천지 대구교회와 관련, 대구·경북이 아닌 지역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첫 사례다. 동구 확진 판정자와 같이 사는 부인은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광주시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6일 오후 다른 신도 두 명과 같은 차량을 타고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이날은 31번 확진자(여·61)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한 날이다. A씨는 전날 밤 11시쯤 두통 증상이 나타났고, 이날 오전엔 두통뿐만 아니라 발열, 인후통 등 증상도 나타났다. 그는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광주 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했고, 광주시보건환경연구원이 검체를 조사한 결과, 이날 오후 9시쯤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 당국은 A씨를 국가격리병상인 조선대병원 음압병실에 격리하고, 동선 등을 파악 중이다. 시는 A씨의 아내(31)도 두통을 호소해 조선대병원 음암별실에 격리했으나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와 함께 A씨와 동행한 두 사람에 대해서 자가격리 조치하고 검체를 채취해 조사를 의뢰한 결과, 이들은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처럼 승용차 한 대로 대구 예배에 다녀온 광주 신도 교인 3명이 모두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지역의 신천지 관련 인물의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광주시 등은 질병관리본부 조사관과 함께 역학조사를 실시하는 동시에 이들의 동선과 밀접 접촉자 등을 파악할 방침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2월 20일 오후 시청 5층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및 접촉자 전원 격리해제에 따른 상황 보고를 김삼호 광산구청장(왼쪽), 이평형 복지건강국장(오른쪽)과 함께 하고 있다.ⓒ광주시
이용섭 광주시장이 2월 20일 오후 시청 5층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및 접촉자 전원 격리해제에 따른 상황 보고를 김삼호 광산구청장(왼쪽), 이평형 복지건강국장(오른쪽)과 함께 하고 있다.ⓒ광주시

앞서 광주시는 진정국면에 접어들자 20일을 기해 지난 4일 이후 실시해왔던 모든 격리자에 대한 격리를 해제했다. 하지만 채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확진자가 추가 발생해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 광주전남에선 지난 4일 태국을 다녀온 16번 확진자(어머니)와 딸인 18번 확진자 두 명이 발생했고, 전남 나주에 사는 16번 환자의 오빠가 22번째로 확진됐다. 이들은 모두 완치돼 퇴원했다. 또 16·18번 환자 모녀 접촉자 458명이 모두 격리 해제되고 21세기병원과 광주소방학교 생활관에서 머물던 60명도 이날 0시 격리에서 풀렸지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날 오후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코로나 확진자와 접촉자 전원 격리해제 상황을 보고했다. 이 시장은 “21세기병원과 소방학교 생활관에서 격리생활을 했던 60명이 오늘 일상으로 복귀하는 등 접촉자 458명도 전원 격리 해제됐다”며 “광주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자가 없는 ‘청정 상태’를 회복했지만, 방심은 절대 금물”이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전북, 지역사회 추가 확산 ‘불안감’

전북지역에서도 20여일 만에 두 번째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확진자가 전주와 김제를 중심으로 폭넓게 활동해온 것으로 드러나 신종 코로나가 도내 곳곳에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0대 남성 확진자가 불특정 다수를 만나는 보험설계사이고, 가족 4명 모두가 의심 증상을 보여 이런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두 번째 확진자와 연관이 있는 전주시와 김제시, 전주 송천동이 ‘패닉’상태에 빠졌다. 

전북 군산의 한 신천지 교회가 19일 예배시설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신천지예수교 군산평화교회
전북 군산의 한 신천지 교회가 19일 예배시설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신천지예수교 군산평화교회

20일 전북도에 따르면 김제시 봉남면에 거주하는 B(28·남)씨는 전날인 19일부터 기침과 가래 증상을 호소한 뒤 직장이 있는 전주시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실시한 결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어 B씨의 일가족 4명도 의심 증상을 호소해 전북대학교병원 음압병동에 모두 격리됐다. B씨는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대구 동성로와 북성로 일대를 여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확진자가 이 시점으로부터 10일 이상 일반인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높다. 

전북도 보건당국은 현장 역학조사팀을 보내 B씨의 동선을 파악한 뒤 접촉자를 선별해낼 계획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역학조사를 통해 나오는 B씨의 동선을 도민에게 즉시 공유해 추가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주시도 확산 방지를 위한 즉각적인 조치에 나섰다. 시는 B씨가 근무지인 전주시 서신동 소재 국민연금공단 전주지사 건물은 양성 판정 발표 직후 대대적 소독작업과 함께 폐쇄 조치했다. B씨는 이 건물 6층에 위치한 보험회사의 설계사로 재직 중이다.

시는 또 서신동 일원 39개 어린이집의 휴원을 명령하고 인근 경로당과 지역아동센터, 도서관도 28일까지 폐쇄 결정했다. 나머지 전주시내 어린이집 휴원은 원장 재량 검토를 주문했다. 완산과 덕진수영장도 휴장 조치했다. 전북지역 신천지예수교회도 19일 전주, 익산, 군산, 정읍 등 지파 내 모든 교회와 부속건물에 대해서 방역을 실시하고 교회 출입을 자제해달라는 공지문을 부착했다.

그럼에도 B씨가 직업상 많은 사람을 만나고 밀접 접촉하는 보험설계사라는 점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조모와 부모, 동생과 함께 김제에서 살고 있는 B씨는 직장이 있는 전주뿐만 아니라 전북권의 주변 도시 대부분을 영업 구역으로 두고 활동해왔기 때문이다. B씨의 여자 친구는 전주시 송천동에 거주하는 것으로 밝혀져 이 일대 주민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현재 여자 친구는 무증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제에서 함께 사는 가족 4명 모두가 의심 증세를 보여 이들이 양성 판정을 받는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들 가족의 활동 영역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도내 전역이 사실상 영향권에 들었다는 시각이 크다. 전북도 관계자도 “만약 그렇게 되면 전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전북에서는 지난달 말 8번째 확진자가 군산을 거쳐 가 비상이 걸린 바 있다. 이 환자와 접촉했던 도민 67명이 격리돼 1대1 관리를 받았고 20여명은 바이러스 검사까지 받았다. 어린이집 206곳, 유치원 67곳, 초등학교 58곳, 중학교 19곳, 고등학교 12곳 등 400여개의 보육 및 교육기관이 일제히 문을 닫았고 경로당과 체육시설, 문화시설까지 모두 임시 폐쇄됐다. 이런 철저한 방역 덕분에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최대 잠복기 14일이 지나도록 추가 환자가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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