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하자마자 위기부터 맞은 호남 신당 ‘민생당’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20.02.2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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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 의원들, ‘장정숙 합의안’에 불만 표출…이탈 조짐 속 원내교섭단체 간당간당
'민주통합의원모임' 원내대표인 유성엽 대안신당 의원이 2월2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민주통합의원모임(민생당 전신)' 원내대표인 유성엽 대안신당 의원이 2월2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바른미래당에서 ‘셀프제명’ 된 무소속 임재훈 의원이 2월24일 미래통합당에 입당하면서 호남 3당이 출발부터 삐걱거리는 모습이다. 당초 임 의원은 바른미래당 제명 직후 호남 3당 연합체인 민생당 합류가 유력하게 검토됐지만 막판에 미래통합당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공교롭게도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등 호남 3당은 이날 당명을 '민생당'으로 하기로 하고 합당을 선언했다. 신당 지도부는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 유성엽 대안신당 의원, 박주현 민주평화당 통합추진특별위원장을 공동대표로 하는 지도체제를 꾸린다고 발표했다. 

새정치국민회의(더불어민주당의 전신) 당직자 출신인 임 의원은 당내에서 ‘김한길계’로 분류된다. 2018년 비례대표인 오세정 의원이 서울대 총장으로 선임되자 의원직을 승계받았으며, 얼마 전까지 바른미래당 사무총장을 지냈다. 안양 신성고를 졸업한 이력을 바탕으로 임 의원은 그동안 안양 동안을 출마를 준비해왔지만 같은 당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해당 지역에서 단수공천을 받으면서 이석현 민주당 의원(전반기 국회 부의장)이 현역으로 있는 안양 동안갑으로 지역구를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민생당의 동력에도 상당부분 훼손이 불가피해 졌다. 민생당 내 현역의원은 딱 20석이다. 임 의원의 통합당 행은 다른 의원들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민생당 합류가 유력한 의원의 의원실 관계자는 “중도진영에서 별다른 힘을 발휘할 수 없을 거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커져 통합모임(민생당)에 함께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2월18일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출당을 원하는 비례대표 의원들에 대한 제명을 논의하고 있다. 제명대상은 안철수계 6명 김삼화·김수민·김중로·이동섭·이태규·신용현 의원 등과 호남 통합 정당을 지지하고 있는 이상돈·임재훈·최도자 의원 등 모두 9명이다. ⓒ시사저널
바른미래당은 2월18일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출당을 원하는 비례대표 의원들에 대한 제명을 논의하고 있다. 제명대상은 안철수계 6명 김삼화·김수민·김중로·이동섭·이태규·신용현 의원 등과 호남 통합 정당을 지지하고 있는 이상돈·임재훈·최도자 의원 등 모두 9명이다. ⓒ시사저널

현재 소속의원 20명... 추가이탈 가능성도 제기

2월20일 더불어민주당‧미래통합당‧민주통합의원모임(민생당 전신) 원내수석부대표가 만나 합의안 사항에 대해서도 노골적인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당시 여야 3당은 △국회 내 코로나19대책특위를 구성하고 △바른미래당 몫이었던 정보위원장 자리는 민주당, 교육위원장자리는 통합당이 맡으며, △2월24일 본회의를 열고 앞의 두 사항과 노태익 대법관 임명동의안을 처리키로 합의했다. 민생당 합류가 유력한 또 다른 의원실 관계자는 “바른미래당이 갖고 있던 두 상임위원장 자리는 다른 두 당에 넘겨줬으면서 협상대상자인 장정숙 원내부대표 본인은 정작 행안위 간사 자리를 받은 것에 대해 의원들의 실망감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도로 국민의당’이라는 비난을 받으며 출발한 민생당은 최근 국회 사무처에 등록까지 끝마쳤다. 원내대표에 오른 유성엽 의원은 지난주 목요일 교섭단체 연설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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