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수 활성화 총력전 나선다…“추경 등 모든 정책 검토 중”
  • 김종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20.02.2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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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식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식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경기를 살리기 위해 총력전에 나선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24일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여부와 관련해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올라간 만큼 이에 맞는 대책이 무엇인지 논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주재한 확대거시경제 금융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19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각 부처가 모든 정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그간 추경에 대한 언급은 피해왔다.

그는 “과감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대통령의 말씀이 있었다”며 “방역이 최우선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가용 가능한 재정지원을 충분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외환시장 점검에 대한 의견도 피력했다. 그는 최근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달러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미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오른 것에 대해 “엔화까지 약세일 정도로 달러화 제외 통화가 약한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만의 특수한 사정으로 인한 결과인지, 국제금융시장의 큰 움직임에 따른 결과인지 등을 같이 봐야 하겠다”고 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올해 한국 성장률을 1.6%로 낮췄지만, 신용등급은 그대로 둔 것을 두고는 “S&P는 코로나19가 1∼2분기가량 영향을 미치는 수준의 충격이고 국가 신용등급에까지 영향을 줄 사안은 아니라고 봤다”고 했다. 김 차관은 회의 중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논의가 오갔냐는 물음에는 답하지 않았다.

정부는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소상공인과 유통업체 관계자들을 만나 “정부의 가용수단을 총동원해 전례 없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가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코로나10 대응 경제대책 ⓒ양선영 디자이너
정부가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코로나10 대응 경제대책 ⓒ양선영 디자이너

정부가 꺼내들 카드로 거론되는 안(案) 중 하나가 자동차 구매 시 개별소비세 인하다. 정부는 2018년 7월부터 작년 말까지 1년6개월 동안 자동차 개소세를 30% 인하(5.0%→3.5%)한 바 있다. 정부는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자동차 개소세를 인하했다. 개소세 인하는 시행령 개정 사안이라 국회를 거칠 필요 없이 정부가 결정하면 곧바로 시행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소비가 얼어붙은 데다 중국산 부품 수입이 끊겨 완성차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1석2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영세 사업자의 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부가가치세 간이과세 매출 기준(4800만원)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간이과세는 연매출 4800만원 미만 사업자의 부가세를 대폭 낮춰주고, 신용카드 매출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제도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근 “자영업자들을 위해 부가세 간이과세 기준 금액을 600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말했다. 야당인 미래통합당도 간이과세 기준을 1억원으로 올리겠다는 총선 공약을 발표했다.

정부가 예비비 등 재정을 동원하는 대책으로는 소비쿠폰 지급이 유력하다. 소비쿠폰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지급한 적이 있다. 당시 대상은 근로능력이 있으면서 소득 규모가 최저생계비의 120% 이하인 가구였다. 이들에게 6개월짜리 단기 일자리를 주고 월평균 임금 83만원을 현금 50%와 전통시장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비쿠폰 50%로 나눠 지급했다. 소비쿠폰은 문 대통령이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 직접 언급한 사안이다.

정부는 지난해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으로 힘겹게 성장률 2%를 달성했다. 올해는 경기 회복 흐름을 타고 성장률 2.4%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으나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충격으로 목표 달성이 불투명해졌다. 2월1~20일 일평균 수출액이 전년보다 9.3% 감소했고, 지난달 20일부터 2월10일 사이 관광객 규모는 2.8% 줄어드는 등 내수 충격이 본격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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