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요동치는 경기…한은 금리인하 단행할까
  • 김종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20.02.25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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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기준금리 결정…1.25% 동결할지 1%로 내릴지 관심
겨우 잡은 부동산 가격 뛸까 ‘부담’…성장률 전망도 ‘주목’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월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오늘 2020년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위원들과 환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월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오늘 2020년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위원들과 환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것은 물론 실물경제도 큰 타격을 입으면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한은은 오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현재 연 1.25%인 기준금리를 동결할지, 0.25%포인트가량 인하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현재 1.25%인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이다. 즉 1%로 금리가 내려가면 역대 최저 금리시대를 맞게 된다. 

당초 올해 금리 동결을 점쳤던 금융시장 전문가들도 시기의 문제일 뿐 사실상 추가적인 금리 인하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실물경제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고, 이에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 돈을 푸는 추경의 약효가 제대로 발휘되려면 기준금리가 인하되는 편이 유리하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채권시장의 지표금리 역할을 하는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2월21일 1.182%를 기록했다. 지난 17일 연 1.320%에서 4일 만에 0.138%포인트 떨어졌다. 현 기준금리 밑으로 내려간 것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미리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이런 분위기는 아니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월14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과 함께 참석한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코로나19의 국내 경제 영향을 예단하기엔 아직 이르고 지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신중론을 편 바 있다. 하지만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하면서 흐름이 달라졌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한국에 대해 금리인하 등 추가적인 통화정책 완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위축이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보다 더 심각하다는 점도 한은의 금리인하 전망에 무게를 두게 한다. 2015년 5월 메르스 첫 확진자가 나오자 한은은 다음 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내렸다. 당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서비스업에서 소비 위축이 현실화됐다”며 “메르스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했다”고 밝혔다. 2003년 4월 국내 첫 사스 환자가 발생했을 때도 한은은 곧바로 5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내렸다.

다만 경제 충격파가 아직 지표로 확인되지 않은 데다 사상 최저금리, 미국과 금리차에 대한 부담감, 부동산시장에 미칠 부작용 등으로 금리 동결을 전망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특히 저금리가 집값 상승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점은 한은이 금리인하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강남권 집값이 겨우 안정세에 접어든 상황에서 자칫 금리 인하가 주택 매수 심리를 다시 자극할 수 있어서다. 금리를 내린 뒤 경기부양 효과가 나타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점도 한은의 고민을 깊게 한다. 

기관별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양선영 디자이너
기관별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시사저널 양선영

한은이 27일 발표할 경제 전망 수정치가 얼마로 나올지도 주목된다. 지난해 11월 발표에서 한은은 올해 경제 성장률을 2.3%로 예상했다. 지난해 2% 성장에 그쳤던 한국 경제가 올해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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