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동장’ 감싸다 들통…경기도, 사건은폐 공무원 4명 징계 요구
  • 경기취재본부 서상준 기자 (sisa220@sisajournal.com)
  • 승인 2020.02.2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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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활복지도우미 성추행 의혹 일으킨 동장 별도 조치 없이 의원면직 처리
담당직원 등 2명 중징계·총무부서 직원 2명 경징계…해당 시는 기관경고

자활복지 도우미를 성추행한 동장을 의원면직 처리하고, 사건을 은폐한 공무원들이 경기도의 중징계를 받게 됐다. 

경기도는 자활복지도우미를 성추행한 의혹이 제기된 동장을 별조 조사 없이 의원면직시킨 A시에 대해 기관경고를 하고, 사건 은폐에 가담한 공무원 4명을 징계조치 요구했다고 25일 밝혔다.

경기도청 전경. ⓒ경기도
경기도청 전경. ⓒ경기도

A시 B동장은 지난해 10월께 동장실에서 자활복지도우미 C씨(당시 21세)의 신체부위를 만지는 등 세차례에 걸쳐 성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성추행 사실을 인지한 A시 성희롱 예방 담당부서는 피해 상담절차를 진행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C씨는 이 사건을 계기로 지역자활센터로 근무지를 옮긴 뒤 지난해 12월 퇴사했으며, B동장은 사직서를 제출, 의원면직 처리됐다.

이에 A시 공무원노조는 감사와 총무부서에 피해사실을 재차 제보했고, B동장의 퇴직으로 은폐의혹이 불거지자 경기도 공익제보 시스템과 ‘헬프라인(익명의 제보시스템)’에도 제보가 이어져 도 조사담당관실에서 특별조사를 실시했다.

도 조사 결과 성폭력 사건의 최초 상담자는 지침 및 매뉴얼을 확인하고 공식적인 처리기구와 절차가 있음을 피해자에게 숙지시킨 후 내부에 피해사실을 보고해야 하나, 담당부서장은 피해자와 면담 과정에서 처벌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 부서장은 “피해자와 가해자의 가족이 알게 돼 상처를 받으면 안 되니까 고발은 원하지 않고 진심어린 사과를 원한다”는 피해자의 말을 행정적 처벌까지 원하지 않는다고 임의 해석해 상급자에게 왜곡 보고했다.

게다가 이 부서장은 2차 피해 우려가 있으니 피해자에게 연락하지 말아달라고 감사부서에 부탁하는 등 공공연하게 사건을 은폐한 것으로 확인됐다.

A시 감사부서와 총무부서는 노조의 제보로 성추행 사건을 인지했고 위계에 의한 성폭력이 중징계에 해당하는 사항이라고 판단되는 경우 의원면직을 제한해야 하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담당부서장의 말만 듣고 가해자인 B동장이 사직서를 제출하자 의원면직 처리했다.

도는 특별조사를 통해 이들이 고의적으로 은폐를 조장하거나 이에 협조했다고 판단, 비위 정도가 심하고 과실 또한 중대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해당부서와 감사부서 2명에게는 중징계, 총무부서 2명에게는 경징계를 요구하고 A시에 대해 기관경고 조치했다.

최인수 도 감사관은 “동료 공무원들의 제 식구 감싸기로 인해 부당하게 의원면직된 가해자에게 행정적 처벌을 할 수 없는 점은 안타깝지만, 지금이라도 은폐 가담 공무원들을 처분하게 돼 다행”이라며 “앞으로 이 같은 사례를 철저하게 조사해 적발 시 엄중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도는 지난달에도 여직원에 대한 성희롱·성추행을 한 공무원에 대해 직위해제와 함께 중징계 처분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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