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한·미 연합군사훈련마저 흔들다
  • 김재태 기자 (jaitaikim@gmail.com)
  • 승인 2020.02.25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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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퍼 미국 국방장관, ‘훈련 축소 검토’ 발언…“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과 박한기 합참의장이 협의해 결정”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한국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한·미 군 수뇌부가 상황을 파악하면서 향후 훈련과 관련해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안다면서 충분히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24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 국방부 청사에서 정경두 국방장관과 회담한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에스퍼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한·미 연합훈련 취소를 검토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과 박한기 (한국) 합참의장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관한 우려로 인해 연합지휘소훈련을 축소하는 것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는 오는 3월9일부터 '동맹연습' 등의 이름으로 '연합지휘소훈련'(CPX·command post exercise)을 실시할 예정이었다. 지휘소훈련은 병력과 장비를 기동하지 않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하는 일종의 ‘워게임’이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마크 에스퍼 미국 신임 국방부 장관과의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마크 에스퍼 미국 신임 국방부 장관과의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정 장관은 이에 "연합연습과 관련해서는 현재 정상적으로 준비하고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지금 한국에서 코로나 사태가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한국의 일반 군부대 훈련도 부대 간의 이동이나 그런 걸 금지시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합훈련 시행과 관련해 "지금 한국에서 진행되는 상황은 에이브럼스 사령관과 박한기 합참의장 간에 충분히 협의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도 에이브럼스 사령관과 박 의장의 협의와 관련해 "우리가 함께 직면할 수 있는 어떤 위협에도 대처할 준비가 완전히 돼 있다고 나는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정경두 장관은 "연합연습과 관련해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조정된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한·미 연합방위 태세가 공고히 유지되게 하고 한·미 동맹이 유지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그러면서 외교적으로 진행되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문제점이 없도록 한다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대답했다.

정 장관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연합훈련의 대안까지 생각하는지, 이 사안으로 전작권 전환 일정에도 영향을 받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한국군 전 장병에게 휴가, 외출·외박과 부대 간 이동과 관련해 불가피한 상황을 빼고는 모두 금지한 상태"라며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거듭 밝혔다.

정 장관은 "연합연습과 관련해서도 일부 영향 요소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까지 정상적으로 준비돼 온 상황을 감안해서, 또 제가 미국에 와 있어서 직접 관여하지 않고 있지만, 현재 에이브럼스 사령관과 박 합참의장이 이 부분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상황을 파악하면서 향후 연습 진행과 관련해 어떻게 할지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만에 하나 훈련 상황에 변화 요소가 있다고 하더라도 연합방위 태세에 문제가 없도록,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한 평가 일정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 심사숙고하면서 향후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는 방위비 분담금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의 분담금 증액 압박이 거셌던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퍼장관은 한국의 방위비와 관련해 미국 납세자들에게 불리한 면이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한국이 좀 더 공정한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세계 경제강국이며 동등한 동맹인 한국은 자신의 방어에 좀 더 많은 기여를 해야 하며 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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