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까?  [코로나19 긴급진단]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20.02.28 11:00
  • 호수 1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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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10인 “6개월 이상 장기화에 대비해야⋯대구의 확산을 막느냐가 분수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도와 우리의 낮은 공공의료 수준을 종합해 보면 코로나19의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 분수령은 대구의 확산 여부에 달렸다. 대구의 확산을 막지 못하면 다른 도시로 전파되면서 코로나19 사태는 6개월 이상 이어진다. 대구의 확산을 잘 막으면 그 경험으로 타 지역 전파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정부·의료기관·국민의 합심이다.’

의료 전문가 10명이 코로나19 사태를 의학적으로 냉정하게 따져보고 내린 진단이다. 코로나19는 지역사회로 전파되기 시작했고 정부는 ‘심각’ 단계로 경계 수위를 높였다. 시사저널은 의료 전문가 10명에게 5가지 현안에 대해 물었다.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2월21일 대구시 남구 보건소로 의심 환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남구에는 코로나19 확산을 가져온 것으로 지목받는 신천지교회가 있다. ⓒ연합뉴스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2월21일 대구시 남구 보건소로 의심 환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남구에는 코로나19 확산을 가져온 것으로 지목받는 신천지교회가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유입된 초기부터 이 사태가 최소 6개월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게다가 이 감염병 사태는 우리만의 일이 아니라 중국과 일본 등 세계적인 문제여서 우리만 잘한다고 종식되지 않을 것 같다. 변수가 많아졌다. 주변국 상황이 잠잠해져야 우리도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코로나19는 신종플루 때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신종플루는 거의 전국으로 퍼져 상당수 국민이 감염된 후 안정됐다. 인구의 5~10%가 걸리면 집단 면역력이 생기면서 감염병이 서서히 수그러든다. 물론 자가격리를 철저히 하면 전국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일본이 그렇다. 외국 여행을 다녀온 자국민을 검사하지 않고 그냥 집으로 보냈고 그 결과 지역사회 전파가 우리보다 일찍 시작됐다. 그렇지만 우리만큼 피해가 크진 않다. 그들은 오래전부터 매뉴얼에 따른 자가격리가 몸에 밴 때문이다.” 강희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정확한 시점을 말하긴 어렵지만 꽤 오래갈 것 같다. 메르스 때처럼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과 일본 등 세계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

“이 사태가 연말까지 가면 안 된다. 우리는 초기에 망가졌다가도 다시 해결하는 지혜가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기온이 높은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에서도 감염병이 유행한다. 기온이 오르면 사그라들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는 금물이다.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전문가마다 시각이 다르다. 메르스는 병원 내 감염 그러니까 밀접 접촉이 문제였다. 코로나19는 비말 감염이며 일반 독감보다 확산이 빠르다. 따라서 겨울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풍토병 내지는 계절성 질환으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교수

“종식 시기를 예측하기엔 이르다. 여름을 지나면서 계절성 독감이나 풍토병으로 변할 수 있다. 다만 앞으로 감염병은 자주 우리를 찾아올 것이다. 최근 감염병은 5~6년 간격으로 생기는데 앞으로 기후변화 등으로 그 간격이 더 좁혀질 가능성이 있다.”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

“대구의 코로나19 확산을 막느냐에 달렸다. 대구의 확산을 막는 데 실패하면 전국적으로 피해자가 속출하면서 이 사태는 장기화된다. 대구의 확산을 잘 막아내면 그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지역의 확산도 막을 수 있다.”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일반 코로나바이러스는 봄과 여름엔 감소한다. 코로나19도 같은 양상을 보일지는 지금 판단할 수 없다. 증상이나 전파 속도 등이 달라서 그렇다. 메르스는 여름부터 유행했기 때문에 더 그렇다.” 정진원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높은 온도는 주변 환경에 있는 바이러스의 생존력을 떨어뜨리겠지만 대면 접촉 중에 기침, 재채기로 튀어오는 바이러스는 온도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날이 더워지더라도 우리가 주의하지 않는다면 유행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우리는 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을 가지고 있지 않아 불리한 상태다.” 최성호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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