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한국 콕 집어 ‘걱정’…‘세계적 대유행’ 선언은 경계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0.03.0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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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확산세 둔화에 초점…억제 가능한 상황으로 진단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가 가장 심각한 국가로 한국을 비롯해 이탈리아, 이란, 일본 등을 꼽았다. 하지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단계는 아직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진원지인 중국 내 확산 속도가 둔화되고 있는 만큼 코로나19 억제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판단하면서다.

코로나19 기자회견하는 WHO 사무총장
코로나19 기자회견하는 WHO 사무총장 ⓒ AP연합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일(현지 시각)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지난 24시간 동안 중국보다 중국 외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9배 더 많았다”며 “한국과 이탈리아, 이란, 일본이 우리의 가장 큰 걱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국 상황과 관련해 그는 “한국에서 누적 확진자가 4200명을 넘어섰는데, 이는 중국 외 지역에서 발생한 전체 확진 사례의 절반이 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한국 확진 사례는 지역 사회보다는 이미 알려진 ‘5개 집단’의 의심 사례와 연관돼 있다”며 “이는 감시 조처가 작동하고 있으며 한국에서 전염병은 여전히 억제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강조했다.

WHO는 코로나19가 중국 외 지역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진원지인 중국에서의 확산세가 완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어제 중국은 206건의 신규 확진 사례를 보고했는데 이는 1월22일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라며 “코로나19가 발생한 후베이성 이외 확진자 수는 8명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를 팬데믹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일침을 가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우리는 매 순간 상황을 감시하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면서 “만일 증거들이 뒷받침된다면 코로나19를 팬데믹이라고 표현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확진 사례 8만8913건 중 90%는 중국에서 발생했고 이도 대부분 한 지방(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아직 130여 개국에서는 확진 사례가 나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사람들이 두려워한다는 것을 알고, 그들이 큰 우려와 많은 질문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안다”면서 “WHO는 각국과 개인이 위험을 평가하고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증거에 근거한 가이던스를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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