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모 vs 서일준 “내가 위기의 거제 구할 적임자”
  • 부산경남취재본부 이상욱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0.03.19 10:00
  • 호수 1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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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총선, 이 인물 - 거제] 문상모 민주당 후보 “조선해양 클러스터 지정 추진하겠다”
서일준 미래통합당 후보 "시민의 바람을 정책으로 실현하겠다"

[편집자주] 오는 4월15일 치러질 21대 총선을 앞두고 부산·울산·경남(PK)에서 후보자들이 표심 공략에 나섰다. 시사저널 부산경남취재본부는 부산(18개), 울산(6개), 경남(16개) 선거구에 출사표를 낸 인사들을 만나 전략과 공약 등을 들어본다. 지역에서 주목받고 있는 화제의 정치인과 여야 주요 접전 지역 출마자들이 그 주된 대상이다.

■ 문상모 “거제시 미래 비전 제시할 것”

21대 총선에서 경남 거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선 문상모 전 서울시의원(51)은 3월3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거제 미래 비전의 깃발을 높이 들겠다"고 밝혔다. 보수세력 텃밭에 출사표를 던진 문 후보는 "문상모를 선택하면 대박이다"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문상모 예비후보 ©문상모 제공
문상모 예비후보 ©문상모 제공

최근 민주당 경선에서 거제 지역 후보로 공천됐다.

"편안하게 선거를 치르루고 있다. 처음부터 경선과 본선 단계로 나눠 선거를 준비했다. 경선에서는 교육부 차관을 역임한 선배님과 노동조합 위원장을 지낸 상징성 높은 예비후보와 경쟁했다. 결국 시대 흐름이 나를 선택했다. 그게 바로 표심이다. 그 기운을 바탕으로 본선에 집중하겠다."

표심이 본인을 선택할 것이라고 자신한 근거는.

"우리나라 정치 지형에서 개혁 공천은 시대 흐름이다. 특히 젊은 인재를 내세워야 한다는 유권자의 요구가 높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선거 전망을 낙관했다. 난 거제 총선 후보자 중 젊은 편이지만, 20년 이상 단련된 중앙 무대 경험도 갖고 있다. 정책적인 해결 능력에 대한 여러 가지 후보 검증이 있었는데, 종합적으로 호평을 받았던 터라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경선 자체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나보다 훌륭한 선배들과 경선을 치렀다. 힘든 경선이라 그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갖가지 변수를 꼼꼼하게 챙겼다. 특히 지난 2018년 거제시장 선거 실패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았다. 당시 몰랐던 권리당원, 지역 정서 등을 극복하면서다. 결국 이기는 선거를 한 셈이다."

경선 결과를 놓고 잡음이 일고 있다. 중앙당 최고위의 재심 기각 결정에도 불구하고 후보 사퇴 요구까지 나왔다. 어떤 입장인가.

"경선 과정에서 한 자원봉사자가 당에서 실시한 경선 후보 적합도 조사와 기여도·정체성·서류면접에서 모두 1등을 했다는 사실을 내 출신 고교 동문들에게 문자로 발송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그 문자 내용이 선거법 위반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또 2월19일 진행한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내가 문자 내용과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공천관리위원회 심사위원으로부터 그 같은 사실을 들었다고 했다. 그것은 때로는 선거법에 저촉될 수 있지만, 반면 그렇지 않다는 논리도 있다.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법적인 문제는 차후에 대응할 문제다. 하지만 그게 경선 불복 사유가 될 순 없다."

경선 과정에서 민주당 후보들 간 생긴 갈등을 어떻게 봉합할 것인가.

"지난 2018년 거제시장 선거 때 민주당 경선 결과 발표 후 나는 승리한 상대 후보에게 곧바로 전화했다. 축하와 동시에 모든 선거 지원을 약속했다. 다른 탈락 후보 모두를 수습해 지지 선언도 했다. 그게 민주당의 조직 문화다. 원팀 서약을 하지 않았나. 경선 잡음이 이어지고 있지만, (나와 경쟁했던) 두 후보가 품었던 꿈, 함께 이루어 내겠다. 원팀 정신으로 승리해 반드시 잘사는 거제, 행복한 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

후보로서 선거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무릇 정치인은 국민들에게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여태까지 거제에선 그런 정치인이 드물었다. 참 답답했다. 정권 심판 내지 야당 심판 담론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거제 미래 청사진 제시가 우선이다. 비록 미래로 걷는 걸음걸이가 불안하다 할지라도 이대로 있어선 안 된다. 내가 거제 미래 비전의 깃발을 높이 들겠다."

그렇다면 거제 시민이 원하는 미래 비전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거제는 조선소를 통해 성장한 도시니만큼 대우조선해양 매각과 조선 경기 불황 문제를 잘 해결해야 한다. 대우조선해양 매각과 관련해 향후 도래할 문제를 사전에 대비하는 정부와 일자리를 사수하려는 노동조합의 입장을 모두 존중한다. 정부는 합병 추진과 동시에 노동자들의 일자리 불안감도 제거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조선해양 클러스터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조선산업 신성장 동력 확보와 기술 고도화를 위해 꼭 필요하다."

만약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다면 국회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나.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또는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관 업무는 곧바로 볼 수 있다. 농수산업 등의 미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거나 문화 육성·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입법 활동에 주력하고 싶다. 초선이 당장 어떤 결과물을 내긴 어렵지만, 둘 중 하나를 맡으면 위원회 중심축으로 일할 자신이 있다."

유권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정치인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가 중요하다. 나는 가난을 뼈저리게 느꼈고, 그 속에서 홀로서기를 했다. 늘 한결같이 정의롭게 살아왔다. 문상모를 선택하면 대박이다. 이번 총선 승리를 자신한다."

 

■ 서일준 “거제의 옛 영광 되찾을 것”

21대 총선에서 경남 거제 미래통합당 후보로 공천된 서일준 전 거제부시장(54)은 3월9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현 정권의 일방 독주가 도를 넘었다"며 "이번 총선은 정권에 경종을 울려야 할 때"라고 밝혔다. 원내수석부대표인 현역 지역구 의원을 제치고 단수 추천된 서 전 부시장은 "서일준을 선택하면 거제가 달라질 수 있다"며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서일준 미래한국당 후보 ©서일준 제공
서일준 미래한국당 후보 ©서일준 제공

행정관료 출신으로서 정치에 뛰어드는 게 부담스럽지 않나.

"현대 행정과 정치는 불가분의 관계다. 예산편성 과정에서 행정은 정치권과의 협의가 필수다.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는 직업 공무원으로 살았지만, 5년 동안의 청와대 근무 경험 덕분에 정무적 감각을 키울 수 있었다. 소중한 경험이었다. 지금 거제 상황은 매우 어렵다. 행정관료와 국회의원이 별도의 행보를 보일 게 아니라 거제 발전을 위해 동행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행정관료나 정치인은 모두 국민을 위한 봉사자가 아닌가. 오히려 정치만을 위한 정치인이 더 위험하다. 지금 운동권 출신 정치인의 폐해를 겪고 있지 않나. 30여 년의 공직 경험이 내 정치의 전문성을 한층 더 높일 것이다."

거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으로 정치적 상징성이 높은 지역이다. 총선에 출마하는 자세가 남다를 듯한데.

"거제는 대통령의 고향이다. 아직 지역에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서가 남아 있고, 문 대통령이 잘되길 바라는 분도 많다. 하지만 현 정권의 일방 독주가 도를 넘었다. 이젠 정권에 경종을 올려야 할 때다. 현직 대통령의 고향에서 야당 후보가 당선되면 적잖은 반향을 일으킬 것이다. 비록 통합당 사정이 녹록지 않지만, 총선에서 승리로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원내수석부대표인 현역 지역구 의원을 제치고 단수 추천됐다.

"사실 우리나라와 거제가 너무 어려운 상황이라 지역구 의원님과 원팀(one-team)으로 당의 방침을 따르기로 했다. 공천관리위원회 면접 때도 선당후사(先黨後私)를 서로 약속했다. 그래서 축제 분위기 속에서 경선을 치르고 당당하게 승복하기로 마음먹었다. 공관위가 나를 단수 추천해 한편으로 놀랍기도 하지만, 담담히 받아들이고 있다."

거제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는 이유는.

"지난해 1월31일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민영화 관련 입장을 전격 발표했다. 거제 시민 누구도 모르고 있었다. 심지어 대우조선 사장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하더라. 대우조선이 거제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가량 되는데, 산업은행의 급작스러운 발표로 모두가 충격에 빠져버렸다. 현 정권 출범 초기만 해도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가 컸다. 문 대통령이 거제 출신이었으니까. 그러나 하루아침에 아무런 공론화 절차 없이 대우조선 매각을 발표하면서 거제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시민들의 지갑은 굳게 닫혔고, 외부에선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 거리의 상점들은 두 집 건너 한 집이 문을 닫았다. 실업률은 GM이 철수한 군산보다 더 높게 치솟았다. 현 정권이 들어서면서 거제가 더 암울하게 바뀐 것이다. 주 52시간 근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 경제정책이 시장 현실과 괴리된 채 운용되면서 거제 시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거제 시민의 비판 여론이 높다는 견해인가.

"경제학자들조차도 불합리하게 생각하는 정책들이 여당의 집권 유지를 위해 완전히 합리적인 정책으로 둔갑하고 있다. 성과주의를 외면한 채 최저임금, 현금 복지에만 신경 쓰고 있다. 원전 등 특정 산업을 궤멸시키는 정책도 문제다. 특히 거제는 조선산업 관련 중소기업이 많은데,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시간당 노동비용 증가로 인해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근로자 입장에서도 연장근로수당이 줄어들면서 임금이 대폭 줄어 생활의 고통을 느끼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사회주의 성향이 짙은 여당이 이기게 된다면, 국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미칠 것이란 우려가 높다."

그렇다면 거제 시민의 불만이 통합당 지지로 연결되고 있다고 보는가.

"잇단 경제정책 실패로 민주당 지지층이 이탈하고 있다. 하지만 통합당은 반사이익을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민주당 이탈표를 흡수하지 못한 상태다. 민주당 지지층의 상당수가 부동층으로 빠져나간 것이다. 선거는 부동층이 결정한다는 말을 실감한다. 여태까지 거제 시민들한테 보여줬던 진정성으로 부동층을 흡수하려고 한다."

진정성이란 무엇인가.

"2018년 거제시장 선거에서 낙선한 후 시민들과 같이 호흡하려고 노력을 기울였다. 자율방범대원으로 야간 순찰도 하고, 등굣길 초등학교 앞에서 교통봉사도 했다. 작은 것 하나라도 함께 고민하고 의논하면서 '아 저 사람 믿을 만하구나'라는 평을 점차 들었다. 서일준을 선택하면 거제가 달라질 수 있다는 확신, 그게 바로 나의 진정성이다."

선거운동 기간에 청취한 거제 시민의 목소리는.

"무엇보다 경제를 살려 달라는 요구가 가장 많았다. 40여 년 동안 거제가 조선산업으로 먹고살았는데, 이젠 산업구조를 다각화해 조선산업을 보완해야 한다는 바람이었다. 첨단산업을 유치해 달라는 것이었다. 또 관광을 통해 거제의 과거 영광을 되찾아 달라는 요구도 많았다. 만약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이런 거제 시민의 바람을 반드시 정책으로 만들어 나가겠다."

끝으로 유권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30년 공직생활 동안 약속을 실천하는 삶을 살아왔다. 이번 총선에서도 선거용이 아닌 시민을 위한 약속을 할 것이다. 또 그 약속을 실천하는 정치인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시민 여러분의 성원과 지지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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