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홍준표·김태호가 공천 배제된 이유는
  • 부산경남취재본부 이상욱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0.03.0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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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공관위원장 "짐작하는 대로 일 것"…험지 출마 거부가 원인

미래통합당은 5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을 21대 총선 공천에서 배제했다.

미래통합당 공천에서 배제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공천에서 배제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 ©연합뉴스

홍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연임 불가 결정에 대한 당내 반발에 대해 "나 원내대표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황교안 대표의 과도한 전횡에 대한 경고"라고 말했다. 당시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탄핵 당한 야당의 공천 핵심 방향은 탄핵 책임이 있는 박근혜 정권의 장·차관, 청와대 수석, 새누리당 요직에 있던 사람들을 정리하는 쇄신 공천이 돼야 하는데 그 사람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니 그럴 가능성은 전무해 보인다"고 밝히며 황교안 대표와 각을 세웠다.

앞서 홍 전 대표는 지난해 8월 자유한국당 지도부 등이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구한 것도 직설적으로 거부했다. 그는 지난해 8월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미 있는 지역에 출마할 것", "내 출마지역은 내가 정한다. 더는 갑론을박 하지마라"고 말했다. 경남 창녕이 고향인 홍 전 대표는 4·15 총선에서 밀양·의령·함안·창녕 선거구 출마를 선언하는 동시에 고향 출마가  안 되면 무소속 출마도 시사했다. 

홍 전 대표는 또 지난 2월 당 지도부의 잇단 서울 험지 출마 요구에 출마 지역을 밀양·의령·함안·창녕에서 양산을로 옮길 수 있다며 당 지도부와 타협의 여지를 열어뒀다. 그는 "서울에서 황교안 대표의 백댄서를 할 생각이 없다"며 거듭 경남 출마 의사를 밝혔다.

'자신의 길'을 고집하던 홍 전 대표는 그러나 미래통합당 공관위가 양산을에 대해 후보 추가 공모를 받고 나동연 전 양산시장이 바로 상경해 면접을 보자 몸을 낮췄다. 그는 컷오프 결과 발표를 앞둔 5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도 정치만 추구하다보니 적도 많이 생기고 반대하는 사람도 많다", "이제는 세상을 앞서 가는 판단은 가슴 속에 유보하고 세상에 발맞추어 가는 판단을 하도록 훈련 하겠다"고 했다. 공천을 앞두고 공관위와 스킨쉽을 나누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는 결국 공천에서 배제됐다.

통합당 공관위는 이날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 공천을 신청한 김태호 전 경남지사도 공천 탈락시켰다. 통합당 지도부는 그간 홍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김 전 지사에게 수도권 험지(險地) 출마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김 전 지사는 지난달 20일 공관위 면접 직후 "험지출마를 안하면 당을 위하지 않는 것이고 출마하면 또 다르게 생각하는 이분법의 논리로 다 적용돼선 안 된다"며 끝까지 고향 출마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그러자 통합당 공관위가 김 전 지사를 아예 공천 배제하기로 한 것이다. 

김형오 통합당 공관위원장은 이날 두 사람 공천 배제 이유에 대해서 "짐작하는 대로 일 것"이라며 "공관위원들이 일관된 방향과 방침에 따라 결정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험지 출마 요구에 거부한 만큼 공천 탈락했다는 설명이다. '(홍준표·김태호) 두 사람은 다른 선거구에도 차출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보면 된다"고 말해 다른 지역구 차출도 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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