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30% 폭락한 국제유가…‘역(逆) 오일쇼크’
  • 김재태 기자 (jaitaikim@gmail.com)
  • 승인 2020.03.0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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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영향으로 30달러까지 내려 4년만에 최저가 기록…“20달러대까지 추락할 수도”
“사우디, 다음 달부터 증산 계획”

국제유가가 30% 폭락하며 30달러대로 떨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촉발한 ‘역(逆) 오일쇼크’라 할 수 있다. 코로나19에 석유시장 불안까지 겹치면서 아시아 증시는 ‘검은 월요일’을 맞았다.

3월8일(현지시간)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32.05달러로 전날에 비해 30% 급락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배럴당 30달러로 전장보다 27% 하락했다. 2016년 2월22일 이후 최저 가격이다. 국제유가가 이처럼 빠르게 하락한 것은 1991년 걸프 전쟁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 사태 우려가 확산되면서 미국 금융시장은 ‘패닉’ 상태를 보였다. 지난 한 주 미국 다우지수는 무려 12.4% 폭락했다. ⓒ연합뉴스
코로나 사태 우려가 확산되면서 미국 금융시장은 ‘패닉’ 상태를 보였다. 지난 한 주 미국 다우지수는 무려 12.4% 폭락했다. ⓒ연합뉴스

블룸버그통신은 사우디아라비아가 다음 달부터 원유 생산량을 기존 일평균 970만 배럴에서 1000만 배럴로 늘릴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해 '충격과 공포' 전략을 쓰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 14개국과 러시아 등으로 구성된 연합체(OPEC+)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감산을 논의했으나, 러시아가 이 제안을 거부했다. 러시아는 현행 감산 규모를 유지한 채 6월까지 상황을 지켜보려는 심산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까지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은 미국 석유업체 엑손모빌에서 자문했던 알리 케데리의 발언을 인용해 올해 유가가 20달러로 향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14년과 2016년 사이 석유가격 급락 파동 이후 천천히 회복 중이던 전체 석유산업이 다시 타격을 입게 됐다"고 분석했다. FT는 에너지 분야 컨설팅회사 FGE 분석가의 말을 빌려 "이는 모두가 패배할 수밖에 없는, 집단 자살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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