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광주 광산을 재경선 놓고 ‘이전투구’
  • 호남취재본부 조현중 기자 (sisa612@sisajournal.com)
  • 승인 2020.03.11 16:0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총선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광산을…민주 내홍 ‘점입가경’
“재경선 결정 부당, 모든 수단 동원할 것” vs “불법과 반칙 바로 잡은 것”
당원들도 집단 반발…법원에 당원권한쟁의심판 청구키로

광주 광산을 총선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현역 국회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며 떠났고, 그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내는 경선 파열음으로 시끄럽다. 여기에 야권에선 ‘최순실 저격수’로 알려진 화제의 인물이 대항마로 가세하면서 광산을이 21대 광주 총선의 ‘핫플레이스’로 부상하고 있다. 우선 권은희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무주공산이 된 광산을을 차지하기 위한 민주당 후보들 간의 내홍이 점입가경이다. 중앙당이 경선 결과를 번복하고 재경선 결정을 하자 해당 후보자들이 적법성을 놓고 ‘이전투구식’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후보 사이 비방전이 격화되면서 본선에서의 ‘원팀’은커녕 송사(訟事) 예고 등 후유증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모양새다. 경선에서 승리한 박시종 예비후보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당의 결정을 바로 잡겠다”고 밝혔고 당원들도 민주당의 재경선 결정에 집단 반발하고 있다. 이에 반해 경선에서 져 이의신청을 했던 민형배 예비후보 측은 “중앙당이 불법과 반칙을 바로잡은 것으로, 당연한 결과”라고 맞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광주 광산을 박시종 예비후보가 10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경선 결정을 비판하고 있다. ⓒ박시종
더불어민주당 광주 광산을 박시종 예비후보 측이 10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경선 결정을 비판하고 있다. ⓒ박시종

민주당 광산을 경선에서 민형배 전 청와대 사회비서관은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섰으나 당내 경선에서는 박시종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에게 패하면서 이번 경선 최대의 이변으로 떠올랐다. 경선에서 패한 민 전 비서관은 박 후보가 권리당원 명부를 불법 조회한 김성진 후보와 손을 잡아 불공정 경선이 진행됐다며 재심을 요구했다. 김 후보는 민주당 중앙당 후보 등록과정에서 당원명부 4500명 가량을 불법 조회한 혐의로 징계와 함께 컷오프 위기에 처하자 박시종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중도 사퇴했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최고위가 9일 민 전 비서관의 재심 신청을 받아들여 재경선하기로 결정하면서 갈등의 불씨가 지펴졌다. 이날 최고위는 불법 조회 문제가 불거진 권리당원 1400여명을 제외한 권리당원 투표 50%, 일반 여론조사 50%를 반영하는 기존 방식대로 재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두 후보는 10일 오전 광주시의회에서 엇비슷한 시간에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대립각을 세웠다. 경선에서 승리했다가 날벼락을 맞은 박시종 예비후보는 “삐뚤어진 권력욕이 가져 온 참사”라고 반발했으며, 민형배 후보는 “신인의 탈을 쓴 구태정치의 끝판왕”이라고 맞받아쳤다. 

박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 최고위원회의 재경선 결정은 부당하다. 적법하지도 합리적이지도 않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당의 부당한 결정을 바로 잡겠다. 법적 조치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경우라도 시민의 선택은 존중받아야 한다”며 “결과에 승복하지 않은 민형배 후보에게도 큰 실망이다. 일부 당권파의 힘에 기대 판을 엎은 것은 결코 자랑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 후보는 김성진 전 예비후보의 당원 명부 과다 조회를 불공정의 사유로 제시했다. 그것이 불법이라면 처음부터 경선에 임하지 않아야 했다”며 “김 전 후보가 조회한 당원 명부가 박시종에게 넘어왔다거나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증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광산을 당원들도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아무런 잘못이 없는 선량한 당원들을 범죄자 취급하듯 매도한 중앙당의 결정에 경악을 감출 수 없다”며 “당원 권한쟁의 심판소송을 통해 중앙당의 부당한 결정을 바로잡고 당원의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회의원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업무에 지장을 초래하고 당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민형배 예비후보는 사과하고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광주 광산을 민형배 예비후보가 10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이 공정하지 않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광주 광산을 민형배 예비후보가 10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이 공정하지 않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민형배

민형배 후보도 이날 뒤이어 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시종 후보의 불법과 반칙을 중앙당이 확신한 것이다”며 “불법·불공정 경쟁이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비상 징계까지 내리지 않은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예 박 후보의 후보 자격을 박탈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재경선을 치르는 자체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민 후보는 “경선 전에 이미 박 후보의 ‘불법 취득 권리당원 명부 이용’ 문제를 지난달 두 차례 당 선관위, 공관위, 재심위에 문제 제기했다”며 “경선 방식의 변경을 통해 불공정 해소를 건의했으나 일정에 쫓기듯이 경선이 치러졌다”고 경선이 강행된 것을 문제 삼았다. 이어 “김성진 후보는 권리당원 불법 조회라는 해당 행위를 하고 경선 전에 사퇴하고 박 후보와 원팀을 구성했다”며 “박 후보는 불법 행위자와 손을 잡고 선거 운동을 했다”고 공세를 폈다.

한편 광주 광산을에서 2선을 한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은 21대 총선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했다. 권 의원은 9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모든 역량을 비례국회의원후보로 집중하기로 결단했다”며 “국민의당이 나아가는 길에 뜻을 모으기로 했다”고 불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반면 민생당이 최순실(최서연으로 개명) 국정농단의 내부고발자로 잘 알려진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을 영입하면서 그의 광산을 출마가 유력하게 점쳐진다. 노씨는 11일 인재 영입식에서 “민생당과 함께 국민과 호흡하고 눈을 마주치며 낮은 자세로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고 밝혔다. 앞서 노 씨는 지난해 12월 “더 큰 적폐와 싸우겠다”며, 무소속으로 광산을 출마를 선언하며 예비후보 등록을 한 바 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