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연합정당 합류하는 민주당, 죽을까 살까 [시사끝짱]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0.03.1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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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연합정당 논란 편승한 與 잠룡들의 속내는

더불어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당 일각에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찬성 의견이 절대 다수여서 결국 합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꼼수에는 꼼수로 대응하겠다는 취지의 비례연합정당 전략이 총선에서 과연 통할 수 있을까.

더불어민주당은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대한 찬반 여부를 12일 시행하는 전당원투표로 결정하기로 했다. 당초 8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비례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으나, 총선 명운이 달린 선택인 만큼 상위 의사결정기구의 판단이 필요하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이 같은 카드를 꺼내들었다. 다만 앞서 10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참석한 80명 의원 대부분이 찬성 의견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전당원투표에서도 찬성 의견이 반영될 여지가 큰 상황이다.

 

비례연합정당 논란 가열…민주당 선택은

민주당이 ‘꼼수’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는 속내는 무엇일까.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10일 시사저널TV 《시사끝짱》에 출연해 “미래한국당이 제3교섭단체가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상황”이라면서 “교섭단체 자리까지 밀리면 민주당은 설 자리가 없다”고 분석했다. 이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추진했던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예로 들며 “현행법상 공수처장을 임명하는 데 제3교섭단체의 입김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만큼, 이대로라면 공수처조차 물 건너갈 수 있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런 논리를 바탕으로 민주당은 정의당을 또 압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전당원투표를 통해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결정한 이후에 그 명분을 갖고 정의당을 몰아붙일 가능성이 있다”면서다.

함께 출연한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은 “정의당은 절대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박 정책위의장은 “미래통합당의 꼼수를 예상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면서도 “꼼수에 편승하게 되면 정의당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라는 것은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의당이 제3교섭단체가 될 가능성도 얼마든지 열려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 정책위의장은 “민심이 위성정당이라는 꼼수에 어떻게 반응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며 “현재 지지율을 토대로 예상 의석수를 계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박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을 추진하는 데에는 탄핵에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현 상황에서 탄핵이 추진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탄핵을 주장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면서 “과장된 공포를 동원하는 건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 시사끝짱

비례연합정당 참여 독려한 이낙연의 속내

한편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대해 이해찬 대표와 이낙연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가 사실상 합류에 손을 들었다. 특히 이 위원장은 “비난은 잠시”라면서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독려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평소 그의 신념과 배치되는 행보라는 평과 함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이를 두고 박 정책위의장은 “이낙연 위원장이 친문을 등지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 위원장이 당내에서 뚜렷한 자기 기반이 없는 만큼, 대선을 고려했을 때 친문을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 역시 “이 위원장이 대권을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친문을 등지면 안 되니까 친문 측 의견에 편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반대했던 김부겸이나 김두관 의원 등은 나중에 반동세력으로 몰려 타격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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