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공천 주도한 김형오 공관위원장 전격 사퇴, 왜?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20.03.13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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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인사 공천 놓고 최고위와 갈등... 金 "서울 강남병 공천 책임지겠다"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3월11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천 심사 과정을 설명하며 소회를 밝히고 있다. ⓒ시사저널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3월11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천 심사 과정을 설명하며 소회를 밝히고 있다. ⓒ시사저널

그동안 미래통합당의 4‧15 총선 공천을 진두 지휘해온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13일 전격 사퇴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든 사태의 책임을 지고 저는 오늘부로 위원장 자리를 사직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사퇴로 공천을 둘러싼 통합당 지도부간 갈등이 표면화될 전망이다. 전날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 회의에서 “공관위가 그동안 노력했지만 일부 불공정 사례가 지적되고 있고 내부 반발도 적지 않게 일고 있다”며 일부 지역에 대한 공천 재검토를 요구한 바 있다.

당 안팎에선 공관위와 최고위 간 보이지 않는 갈등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있었다. 이날 황 대표의 발언이 PK(부산경남)와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 김 위원장과 친분 있는 인사들이 대거 공천 받은 것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동시에 나왔다. 논란이 일자 공관위가 최고위의 재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면서 큰 충돌은 일단 피했지만, 그동안 수면 아래에 있던 지도부 간 갈등이 불거지는 양상을 보였다.

김 위원장이 이날 전격 사퇴한 배경에는 서울 강남병 후보로 김미균 시지온 대표를 전략공천한 것이 컸다는 분석이다. 1986년생인 김 대표는 악플 방지 서비스를 개발한 여성 스타트업 대표다.

과거 김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명절선물에 '감사하다'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린 것이 알려지면서 도마 위에 올랐다. 신보라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당의 역량 검증된 인재들은 추풍낙엽이더니, 이제는 정치적 신념도 검증 안 된 청년후보가 강남벨트에 공천된다"며 "놀랍고 황망하다"고 비판했다.

해당 지역구에서 공천이 배제된 현역 이은재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통합당 최고위는 공관위의 무리한 공천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자진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전략공천한 김 대표에 대한 공천도 철회했다.

김 위원장의 또 다른 사퇴 배경에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공천 문제 제기도 한 몫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 안팎에선 황 대표가 김 전 비대위원장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과정에서 힘을 실어준 것이 김 위원장의 사퇴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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