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코로나19에 사상 첫 국경 폐쇄…30일간 외국인 입국 금지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0.03.1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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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27개국 정상, 외국인 비필수적 여행 제한 합의…WHO “유럽은 코로나19 팬데믹 진원, 과감한 조치 필요”

유럽연합(EU)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30일 동안 외부에서 EU 회원국으로 들어오는 여행을 금지한다. EU의 외부 국경 차단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7일(현지 시각) 기자회견을 통해 27개 회원국 정상들이 30일간 EU 외부 국경을 즉시 폐쇄하는 것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왼쪽)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3월17일(현지 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27개 회원국 정상들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책 논의를 위한 화상회의를 마친 직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브뤼셀 EPA=연합포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왼쪽)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3월17일(현지 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27개 회원국 정상들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책 논의를 위한 화상회의를 마친 직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브뤼셀 EPA=연합포토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EU 회원국 정상들과 코로나19 대응책 논의를 위한 화상회의를 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꼭 필요하지 않은 EU 여행을 일시 제한함으로써 우리의 외부 국경을 강화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번 조치의 실행은 각국에 달려있다"면서 "그들은 즉각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EU 집행위는 전날 회원국들에 30일간 EU 회원국으로 들어오는 비필수적 여행을 금지하자고 제안했다. 이탈리아 누적 확진자 수가 3만 명을 넘어서고, 스페인과 독일의 확진자가 1만 명 안팎을 기록하는 등 각국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가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전날 "나는 각국 정상과 정부에 'EU로의 필수적이지 않은 여행'에 대한 일시적인 제한을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면서 "이 같은 여행 제한은 초기 30일간 가동돼야 하며, 필요에 따라 연장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U 정상들은 영상 회의를 통해 이 같은 제안을 논의하고 합의했다. 이번 금지 조치는 EU 회원국 가운데 아일랜드를 제외한 26개 국과 유럽 내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한 솅겐 조약에 가입된 4개 비회원국(노르웨이·스위스·아이슬란드·리히텐슈타인) 등 모두 30개 국가에 적용된다. 이번 합의에 따라 외국인은 앞으로 30일 동안 관광 또는 비필수적 사업을 이유로 유럽을 방문할 수 없다. 다만 EU 회원국 장기 거주민, 외교관, 회원국 국민의 직계가족, 의료와 교통 및 수송 인력 등은 예외 대상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역시 EU 정상들이 외부 국경 차단을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번 조치가 적용되지 않는 예외의 경우는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U 정상들은 이 외에도 역외에 발이 묶인 회원국 국민들을 데려오기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제 발원지인 중국이 아니라 유럽이 코로나19의 중심지가 됐다고 지목했다. 미국 정부는 이미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한 달 동안 유럽발 여행객의 미국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한스 클루게 WHO 유럽 담당 국장은 17일 브리핑에서 "유럽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첫 번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진원"이라며 "바이러스 확산을 멈추거나 늦추기 위해 모든 나라가 예외 없이 최대한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사례의 3분의 1이 유럽 지역에서 나왔다"면서 "우리 지역민 수백만 명의 삶이 근본적 변화를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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