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셧다운'…현대·기아차 유럽 공장도 멈췄다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0.03.2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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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발 수요절벽·생산중단 비상…美 이어 체코, 슬로바키아 공장 가동 멈춰

유럽과 미국에 진출한 현대·기아차 공장이 결국 생산을 중단하게 됐다.

현대·기아차는 19일 현대차 체코 노쇼비체 공장과 기아차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을 23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2주간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유럽 국경이 폐쇄되고 물류 수송에도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앞서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도 직원 1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이면서 가동을 중단했다. 지난해 실적 반등의 주요 시장이었던 미국과 유럽의 공장들이 차례로 멈춰 서면서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미국에 수출될 차량이 주차돼 있다. ⓒ연합뉴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미국에 수출될 차량이 주차돼 있다. ⓒ연합뉴스

그동안 체코 공장은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을, 슬로바키아 공장은 유럽 전략 차종인 씨드를 주력으로 생산해 왔다. 현대·기아차 측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체코와 슬로바키아 정부의 방침에 적극 동참하고 직원들의 안전을 위한 결정”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두 공장의 지난해 생산량은 체코 공장이 31만여 대, 슬로바키아 공장이 34만여 대에 달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유럽 시장에서 판매 대수 104만 대를 기록했다.

유럽 공장 재가동 날짜는 4월6일로 예정돼 있다. 하지만 유럽에서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도 장담할 수 없다. 특히 수요·공급 두가지 측면에서 동시에 발생한 사태라는 점에서 장기화 조짐마저 있다.

앞서 18일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도 가동을 멈추면서 이 공장에서 생산된 엔진을 공급받는 기아차 조지아 공장도 함께 멈췄다. 아반떼, 쏘나타, 싼타페를 생산하는 앨라배마 공장의 지난해 생산 규모는 33만5500대였다. K5, 쏘렌토, 텔루라이드를 주력 생산하는 조지아 공장은 지난해 27만4000대를 출고했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현대·기아차는 130만 대의 판매 대수를 기록한 바 있다. 미국 현지에 진출한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도 연쇄 타격을 받게 됐다.

공장 재가동 시점은 미정이다.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 방역 당국과 협의해 재개 시점을 정할 예정이다. 현대차 터키, 러시아, 브라질 공장과 기아차 멕시코 공장은 아직까지는 정상 가동 중이지만 이들 공장 역시 언제 멈출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 생산도 적신호

유럽의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도 이미 비상이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주요국이 도시 봉쇄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면서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 남부 유럽 지역의 자동차 공장들이 먼저 문을 닫았다. 독일 최대 자동차 기업인 폴크스바겐도 스페인과 이탈리아뿐 아니라 포르투갈, 슬로바키아 공장 가동을 2∼3주간 중단키로 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도 유럽 공장 가동을 대부분 중지하기로 했고, 미국 포드도 독일 쾰른과 자를루이스 공장의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 BMW도 유럽과 남아공 공장 가동을 이번 주말부터 4월19일까지 멈춘다고 밝혔고, 도요타도 영국, 프랑스, 체코, 터키 등 유럽과 아시아 공장을 닫기로 했다.

미국에선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등 미국 자동차 회사들과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코로나19에 대응해 생산을 줄이기로 합의했다. 포드 자동차는 3월19일 밤부터 30일까지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공장을 닫기로 했다. 미시간주 조립공장은 근로자 1명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돼 잠정 폐쇄됐다. GM도 3월30일부터 모든 북미 공장 문을 닫는다. 피아트크라이슬러(FCA)도 미국 공장을 닫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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