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원통함 풀어줬으면…” 공천 취소된 김원성, 유서 남기고 잠적
  • 부산경남취재본부 김완식 기자 (sisa512@sisajournal.com)
  • 승인 2020.03.2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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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새벽 집 나간 뒤 행방 묘연…경찰, 신고 받고 수색 나서
배후에 김도읍 의원 지목…“김 의원 출마에 죽을힘 다해 싸울 것”

미투(Me too·나도당했다) 의혹 등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져 공천이 취소된 미래통합당 김원성 최고위원(부산 북·강서을 예비후보)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유서를 남기고 잠적해 경찰이 추적에 나섰다. [시사저널 3월19일자 ‘김원성, 미투 논란으로 공천 취소에 “음해와 모략…무소속 출마 불사”’ 참조]

경찰에 따르면, 김 최고위원은 20일 오전 3시 35분께 부산 북구 화명동 자택을 나선 뒤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김 최고위원의 아내는 집에서 3장 분량의 김 최고위원의 자필유서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미래통합당 김원성 최고위원이 3월19일 부산시의회 앞에서 공천 무효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시사저널 김완식
미래통합당 김원성 최고위원이 3월19일 부산시의회 앞에서 공천 무효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시사저널 김완식

유서엔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는 길은 이 길밖에 없다고 생각해 집을 나서니 용서해 주길 바래. 정치가 함께 행복한 꿈을 꾸는 거라고 당신을 설득했던 내가 참 한심하고 어리석었던 것 같다”고 적혀 있다. 또 “미투인지 뭔지 모르는 내용이고 설명할 기회조차 없었으니 믿어주면 좋겠다. 주위 분들에게 연락드려 내 원통함을 풀어줬으면 좋겠다. 나 찾지 말고 기자회견도 예정대로 해주고 미투 제보자와 당사자 꼭 밝혀줬으면 좋겠다”라는 내용도 있다.

아울러 “내 주위에는 호남 친구들과 지인이 많은데 지역에 대한 편견은 전혀 없었던 사람이라고 얘기도 좀 해줘. 평범한 청년인 나의 정치적 가능성을 인정해주신 이언주 의원님께도 감사하고 죄송하다는 말씀 전해주고”라고 쓰여 있다. 경찰은 실종팀, 방범순찰대 등을 동원해 수색에 나서고 있다. 현재 김 최고위원의 휴대전화는 꺼져 있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통합당 김원성 최고위원이 남긴 유서. ⓒ김원성 캠프
미래통합당 김원성 최고위원이 남긴 유서 ⓒ김원성 캠프

앞서 19일 미래통합당은 김 최고위원의 미투 의혹 등으로 공천을 취소하고 김도읍 의원에 대한 우선추천(전략공천)을 결정했다. 이에 김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자처해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반칙과 음해이자 모략”이라며 배후에 이 지역구 현역인 같은 당 김도읍 국회의원이 있다고 지목하며 날을 세웠다.

김 최고위원은 공관위를 향해 “공개하지 못하는 녹취록과 당사자도 나타나지 않는 미투 의혹,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반칙과 음해이자 모략”이라며 “녹취록을 당장 공개해 제 목소리가 맞는 지 확인해 달라. 미투라고 주장하는 그 분도 나타나야 할 것”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울먹이며 “제가 낙마하면 (김도읍 의원이) 그 명분으로 이번 선거에 분명히 출마를 할 것”며 “김 의원이 출마 한다면 죽을힘을 다해 싸워 심판하겠다”고 강조하며 억울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김도읍 의원 측은 “근거 없는 억측”이라며 “허위사실 유포를 즉각 중단하지 않을 시 강력한 법적 대응을 불사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공천 취소 통보를 받고 사무실에서 혼자서 많이 울었다고 캠프 측이 전했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얼마나 억울했겠는가. 무소속 출마 이유도 억울함을 바로 잡기 위한 것”이라며 “(무소속으로 출마해) 진실규명과 명예 회복하겠다고 마음을 다잡는 것 같은데 유서 남기고 잠적해 우리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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