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섭 통합당 국회의원, 30억원 날린 사연
  • 인천취재본부 이정용·주재홍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20.03.20 14:1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형 항공사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에 투자…“한·일 갈등으로 경영난”

미래통합당 정유섭 국회의원이 30억원 상당의 국내 소형 항공사 주식을 매입했다가 한 푼도 건지지 못하고 모든 주식을 이사회에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한·일 갈등 여파로 경영난이 심화되자 지분을 포기하고 손을 뗀 것이다.

정유섭 국회의원. ⓒ 정유섭 의원실 제공
정유섭 국회의원. ⓒ 정유섭 의원실 제공

19일 시사저널 취재내용을 종합하면, 정 의원은 2019년 11월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 이사회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모든 지분을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3년 후 경영사정이 나아질 경우에 현금으로 15억원을 받거나, 이에 상응하는 주식을 받는 조건을 달았다. 

앞서 정 의원은 2018년 6월 비상장회사인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가 실시한 유상증자를 통해 주식 784만주를 30억원에 매입하면서 지분의 48%를 소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당시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는 정 의원의 투자금으로 자본잠식에서 벗어나 일본을 오가는 항공기 3대를 구입하거나 빌려 경영을 정상화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의 경영 정상화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2019년 7월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시키면서 촉발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이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등 한·일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여객수요가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는 정 의원이 ‘사심’을 품고 정부의 지소미아 파기를 비판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실제로 정 의원은 2019년 8월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정부가 한·일 관계에 잘못 대응해놓고 지금 와서 반일 선동을 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잘못을 했는데 왜 국민이 고통을 받아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는 2019년 12월28일부터 항공기 운항을 무기한 중단했다. 여객수요 부족으로 영업 손실이 지속되면서 사실상 폐업상태다.

정 의원은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한·일 갈등의 여파로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가 경영난을 겪으면서 투자금 30억원을 손해봤다”며 “다만, 경영에는 일체 참여하지 않았고, 투자를 통해 이익을 본 것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