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당 지도부 교체 후폭풍…깊어지는 공천 갈등
  • 유지만 기자 (redpill@sisajournal.com)
  • 승인 2020.03.2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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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교·공병호 “황교안이 박진·박형준 공천 압력” vs 황교안 “도 넘는 일 없었다” 일축
미래한국당, 원유철 신임 대표·지도부 교체 후 공천안 새로 짤 듯

한선교 전 미래한국당 대표와 당 지도부가 비례대표 공천을 두고 미래통합당과 갈등을 빚은 끝에 모두 물러난 가운데, 미래한국당이 원유철 의원을 새로운 당 대표로 선임했다. 원 신임 대표는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을 새로 구성하고 비례대표 공천안을 다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한선교 전 대표와 공병호 공천관리위원장이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측의 외압을 폭로하며 갈등의 골이 오히려 깊어지는 모양새다.

미래한국당 원유철 신임 대표가 20일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미래한국당 원유철 신임 대표가 20일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미래한국당은 20일 신임 당대표로 원유철 전 미래통합당 의원을 선임했다. 원 대표는 취임 직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임고문에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 사무총장에 염동열 의원, 정책위의장에 김기선 의원을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최고위원으로는 장석춘·정운천 의원이 포함됐다.

미래한국당은 전날 한선교 전 대표가 비례대표 공천 수정안 표결이 부결된 직후 사퇴하고, 지도부도 총사퇴하기로 결정하자마자 발빠르게 원 의원을 신임 당대표로 선임했다. 원 대표는 현재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비례대표 공천 문제에 대한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원 대표는 가장 먼저 현 공병호 공천관리위원장이 이끌고 있는 공관위를 새롭게 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공관위원장부터 모두 새로 판을 짜겠다는 구상이다. 당선권인 20번 내의 순번이 달라질 것인지에 대해서도 “새롭게 구성되는 공관위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할 것”이라며 사실상 새로운 공천안이 나올 가능성도 시사했다.

미래한국당이 전날 대표와 지도부 총사퇴 이후 발빠르게 신임 지도부를 선임하며 사태 수습에 나서고 있지만, 미래통합당과 전임 지도부 사이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한선교 전 대표와 공병호 공관위원장은 언론에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특정인의 공천을 요구하는 일종의 외압을 행사했다고 폭로하고 나섰다.

한 전 대표는 20일 언론과의 통화에서 “황 대표가 박진 전 의원과 박형준 전 의원의 비례대표 공천을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통합당이 앞으로도 만행을 저지를 것 같아서 제가 경고하는 의미에서 하는 말”이라며 “나중에 다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병호 공관위원장도 한 전 대표의 폭로에 힘을 실었다. 공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진·박형준 전 의원에 대해서 (공천을)요청받았는데 이런저런 조건 때문에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한 전 대표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공 위원장은 또 ‘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두 사람의 공천을 요청했느냐’는 질문에는 “그것은 확인이 안 된다”면서도 “한 전 대표가 외압 등을 많이 막아줬다”고 강조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두 사람의 폭로에 대해 “도를 넘는 일은 없었다”며 일축했다. 황 대표는 이날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후 기자들과 만나 “여러 인사들에 대해 (미래한국당과)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다.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자매정당이지 않나”라며 “그에 합당한 논의가 있을 수 있고, 도를 넘는 그런 것들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박진·박형준 전 의원의 공천을 요구했느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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