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n번방 신상공개’ 청원 총 300만 명 돌파 눈앞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0.03.22 16: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역대 최다 동의수 기록 갱신할 듯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제작‧유통한 혐의를 받는 이른바 ‘박사’ 조아무개씨가 구속된 가운데, 조씨의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178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해당 텔레그램방 참여자들의 명단 공개와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도 같은 시각 115만 명을 넘겼다. 이 사건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거세진 만큼 관련 청원이 역대 총 300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 피의자 조아무개씨 구속 ⓒ 연합뉴스
텔레그램 'n번방' 사건 피의자 조아무개씨 구속 모습ⓒ 연합뉴스

‘박사’ 조씨 신상 공개하라…역대 최다 동의 수 기록할 듯

3월22일 오후 1시30분 현재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은 178만여 명의 서명을 받았다. 이는 지난 18일 청원이 게시된 지 나흘 만이다. 이 시간 현재에도 1분당 1000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서명에 참여하고 있어, 그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속도대로라면 역대 최다 동의수를 기록한 ‘자유한국당 해산 청원’의 동의수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청원인은 “어린 학생들을 지옥으로 몰아넣은 가해자를 포토라인에 세워달라”면서 “절대로 모자나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지 말아달라”고 조씨의 신상 공개를 요구했다. 이어 “대한민국 남자들의 삐뚤어진 성관념에 경종을 울려 달라”면서 “타인의 수치심을 가벼이 여기는 자에게 인권이란 단어는 사치이다”고 비판했다.

조씨뿐만 아니라 ‘텔레그램 n번방’에 참여한 가입자 전원의 신상공개를 요구하는 청원도 동의수가 급증하고 있다. 이 청원은 이날 같은 시간 기준 115만여 명의 서명을 받았다. 지난 20일 청원이 게시된 지 단 이틀만이다.

청원인은 “경악스럽고 추악한 범죄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그 방에 가입된 26만의 구매자가 아무 처벌도 받지 않기 때문에 이 범죄는 대한민국에서 반드시 재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반인륜적이고 패륜적인 범죄 앞에서, 범죄자 인권 보호가 명단 공개의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3월22일 오후 1시30분 현재 '텔레그램 n번방 신상공개' 청원 참여자 수 ⓒ 청와대 국민청원
3월22일 오후 1시30분 현재 '텔레그램 n번방 신상공개' 청원 참여자 수 ⓒ 청와대 국민청원

경찰, 조씨 신상공개 여부 검토 중

경찰은 조씨의 신상을 공개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주 초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에 따르면, 성폭력범죄의 피의자에 대해  죄를 범하였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고, 국민의 알권리 보장과 범죄예방 등을 위해 필요할 때에는 얼굴‧성명‧나이 등 피의자의 신상에 관한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 조씨에 대한 신상 공개가 결정되면 성폭력법에 따라 신상이 공개되는 첫 사례가 된다.

한편 조씨는 이른바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의 핵심 피의자다. ‘텔레그램 n번방’이라고도 불리는 이 단체대화방에서는 미성년자 등 다수 여성을 상대로 한 성 착취물이 유포됐다. 조씨는 ‘박사’라는 별명을 쓰며 여성들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촬영했으며 이를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통해 유료로 배포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2018년 12월부터 이달까지 조씨의 범행으로 인한 피해자는 확인된 것만 74명에 달한다. 이 중 16명은 미성년이다. 

경찰은 지난 20일 조씨와 함께 이 범죄에 가담한 공범 13명을 검거하고 4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또 박사방의 유료회원들도 추적해 검거할 방침이다. 경찰은 "박사방에서 취득한 성 착취물을 유포하거나 소지한 박사방 회원들도 반드시 검거해 강력하게 처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