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수 스타일쉐어 CPO “크리에이터 중심 ‘라이브 커머스’ 키울 것”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0.04.01 14:00
  • 호수 1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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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유니콘(1) 스타일쉐어] '스타일 플랫폼'의 현재와 미래를 말하다

‘스타일의 발견’이라는 가치에 집중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말 그대로 스타일을 다루는 패션 플랫폼 스타일쉐어다. 10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이자 차세대 유니콘 기업으로 꼽히는 스타일쉐어는 2011년 6월 설립됐다. 패션 정보를 생산하고 공유하는 SNS 커뮤니티로 출발, 올해 3월 기준 640만 이용자를 보유한 패션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2018년에는 온라인 패션몰 29CM를 인수하며 Z세대에서 밀레니얼 세대로 타깃 층을 넓혔다. 연 거래액은 지난해 2000억원을 돌파했다. SNS와 스토어를 연결해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도록 한 국내 유일의 커머스 스타일쉐어가, 올해는 ‘라이브 커머스’에 집중한다.

고객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상품을 판매하는 비디오 커머스 채널 ‘스쉐라이브’는 콘텐츠와 쇼핑의 경계를 없앤 성공사례로 꼽힌다. 그 중심에는 하지수 CPO(최고제품책임자)가 있다. 콘텐츠 플랫폼인 피키캐스트 부대표로, 티몬의 디렉터로 일하며 미디어 커머스의 가치를 확인한 그는 스타일쉐어를 ‘커머스 플랫폼’으로 거듭나게 만들었다. 이제 스타일쉐어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 스타일쉐어가 전 연령층이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도록 돕는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는 그에게, 스타일쉐어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스타일쉐어 제공
ⓒ스타일쉐어 제공

스타일쉐어는 올해 라이브 영상에 집중하고 있다. ‘라이브 커머스’를 도입한 배경은.

“스타일쉐어는 사용자들이 스타일을 공유하는 소셜 서비스로 시작해 2015년부터 커머스 사업을 접목했다. 그래서 저희는 ‘콘텐츠 커머스’로 사업을 정의한다. 콘텐츠는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다. 사용자들이 소비하는 콘텐츠의 포맷들이 텍스트와 이미지를 넘어 동영상과 라이브 포맷까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스타일쉐어도 사용자들에게 좀 더 다채로운 포맷으로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했다.”

 

'스쉐라이브'의 준비 과정은 어땠나.

“실시간 스트리밍 동영상 포맷을 작년에 론칭했다. 작년 여름부터 스쉐라이브를 준비해 가을부터 일부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베타테스트를 진행했고, 올 초부터 사업을 본격 확대하고 있다. 라이브를 진행하는 크리에이터, 가격과 구성이 잘 기획된 상품, 이를 잘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 포맷이라는 3가지 요소를 중시한다. 유명 크리에이터와의 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좋은 성과들이 나오고 있다.”

 

미디어 커머스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콘텐츠 플랫폼인 피키캐스트에서 근무했을 때 여러 카테고리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용자들의 반응을 지켜볼 수 있었다. 콘텐츠를 보는 사용자들은 상품에 관심을 가진다. 그러나 구매로 이어지는 비중은 현저하게 적었다. 구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좋은 상품과 좋은 가격인데, 콘텐츠 플랫폼이 이를 소싱할 수 있는 영업력을 갖추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미디어 커머스 사업은 ‘커머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 적합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합류하게 된 티몬에서도 미디어 커머스 플랫폼을 만들어 론칭하면서 미디어 커머스의 가치와 가능성에 대해 확인할 수 있었다. 미디어 커머스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외부 미디어에서 트래픽을 유입시킬 수 있는 전략, 플랫폼이 미디어 포맷을 활용해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 두 가지가 모두 중요하다. 스쉐라이브는 두 번째 전략의 일부다. 콘텐츠를 생산하는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려 한다.”

 

스쉐라이브를 통해 회원 수나 판매량이 증가했나.

“스쉐라이브 성과는 ‘완판 사례’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인플루언서 연두콩X키르시 방송은 ‘좋아요’를 16만 개 기록하면서 준비한 수량을 완판했다. 2019년 9월 바닐라코X민규 라이브 스페셜 에디션 300세트는 10분 만에 완판됐고, 지난 11월 FCMM, 엘레쎄, 키르시의 30분 특가 방송은 3000만원 매출을 올리며 완판을 기록했다. 베타 기간을 포함해 누적 시청자 수는 25만6000명에 이른다.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해 9월초에는 560만 명이었던 회원이, 올해 3월 기준 640만 명을 돌파했다. 다양한 쇼핑 콘텐츠 증가로 만들어진 성과다. 그러나 홈쇼핑처럼 익숙하고 보편적인 포맷으로 자리 잡으려면 아직 많은 숙제가 있다.”

 

스쉐라이브는 브랜드와 크리에이터의 협업으로 이뤄진 라이브 커머스라는 점에서도 차별화를 보인다. 단순한 광고가 아니라 콘텐츠가 가미돼 있다는 점이 특색 있다.

“스타일쉐어는 사용자들에게 ‘스타일의 발견'이라는 가치를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단순히 쇼호스트 중심으로 상품의 장점만을 강조하는 방식보다는, 사용자들이 좀 더 재미있게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도록 고민한다. 스쉐라이브는 영상을 시청하면서도 상품 페이지를 통해 상품의 상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또 피아니스트 유튜버가 의류 제품을 착용하고 음악을 연주하는 등 상품의 편안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의 상황을 연출해 보고 있다.”

 

연두콩, 미니월드, 레이나 등 인기 인플루언서들을 영입해 스타일을 공유하는 영상 역시 인기다.

“크리에이터들의 활동영역이 넓어지면서 광고 비즈니스뿐 아니라 커머스에 대한 크리에이터분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스타일쉐어 사용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포맷을 기획하고, 이에 적합한 크리에이터들을 섭외하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확장해 가고 있다. 밤비걸(구독자 44만 명), 도진(64만 명)처럼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유튜버들과도 프로그램들을 진행했다.”

 

스쉐라이브가 처음 시작됐을 때 반응도 궁금하다. 이용자들의 피드백은 어땠나.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베타테스트(160회 진행) 기간에는 예상보다 반응이 저조해 당황하기도 했다. 이 경험들이 라이브를 진행하는 크리에이터, 상품의 가격·구성 등을 좀 더 고민해야겠다는 교훈이 됐다. 그래서 라이브 중 구매할 경우 혜택이 분명하도록 구성했고, 이후 연결된 기획전으로 지속적인 매출이 발생할 수 있도록 판매 전략을 수정했다. 다행히 이후로 이전 기록을 경신하는 성과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입점 브랜드들과의 제휴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스쉐라이브만의 독점 판매 상품이나 콜라보레이션 상품들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유명 크리에이터들과 만든 좋은 콘텐츠들이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브랜드 제휴도 수월해졌다. 브랜드에서 먼저 제안해 주시는 케이스도 늘어나고 있다. 스타일쉐어에 입점한 스파오, 네이처리퍼블릭, 크럼프 같은 인기 브랜드들과 함께 단독 구성이나 단독 특가를 진행하고 있다.”

 

패션 플랫폼으로서 차별화된 스타일쉐어만의 강점은 뭔가.

“스타일쉐어는 스타일 커뮤니티로 탄생한 서비스다. 현재는 커머스가 도입돼 많은 곳과 경쟁하고 있지만 근간이 되는 ‘커뮤니티’라는 특징은 스타일쉐어만의 차별성을 보여준다. ‘스타일’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이기 때문에 생기는 유대감과 소속감, 사용자들이 자연스럽게 형성한 독특한 문화가 있다. ‘ㅈㅂㅈㅇ(정보좀요)/ㄷㅇㄱㅇ(담아가요)’로 대표되는 공유와 교류의 문화가 있다는 것이다. 누구나 스타일을 발견하고 완성할 수 있도록 돕고, 스타일이라는 관심사를 중심으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것도 강점이다.”

 

소비 시장에서 10대 영향력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VC의 투자금 유치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스타일쉐어의 누적 투자금액은 550억원 규모다. 지난 1월말 250억원의 투자를 스톤브릿지캐피탈 등으로부터 유치했다.”

 

수년간 10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으로 꼽혔다. 미디어 커머스 플랫폼으로 거듭나면서 겨냥하는 연령층의 변화가 있나.

“2019년 하반기부터 20대 사용자를 만족시키기 위한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 실제 스타일쉐어 고객의 60% 이상이 20대다. 20대 고객 수 증가에 따라 연령대 확장을 위한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20대 여성·남성 피드를 오픈해 최적화된 정보를 받아볼 수 있게 했다. 또 20대 이상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너다움을응원해’를 개최했다. 사회 통념적 미의 기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고유한 스타일을 찾은 20대 이상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한 스타일 공모전이다. 1·2시즌은 1만 건 이상의 참여를 이끌어내며 성황리에 마무리됐고, 상반기 내로 3시즌이 개최될 예정이다.”

 

최초로 도입한 라이브 서비스다. 라이브 동영상 콘텐츠의 단점은 무엇이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일정 시간 동안만 진행하는 라이브의 특성상 콘텐츠의 라이프 사이클이 짧다는 단점이 있다. 트래픽을 모으는 데 제약이 발생한다. 그래서 짧은 시간 동안 시청자들이 볼 수밖에 없는 혜택과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궁극적으로는 모바일 라이브로만 할 수 있는 ‘쇼퍼블 콘텐츠’의 포맷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스타일쉐어를 한 단어로 정의하자면. 올해 집중할 목표와 가치에 대해서도 듣고 싶다.

“스타일쉐어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목표는 ‘스타일 플랫폼’이다. 그렇기에 ‘스타일의 발견'이라는 가치에 집중하고 있다. 사용자들이 물건을 사는 행위는 발견-탐색-구매의 과정이다. 발견이라는 시작 지점에서, 가장 매력적이고 가치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싶다. 연령과 취향을 불문하고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이 뭐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신상품은 뭐가 나왔을까?’라는 궁금함이 생겼을 때 스타일쉐어가 가장 먼저 떠오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올해는 양질의 상품과 콘텐츠를 모으는 방법에 더욱 집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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