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훈 "연기로 정면 승부 할 때가 왔다"
  • 하은정 우먼센스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3.28 15:00
  • 호수 1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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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있습니까》로 스크린에 도전장 내민 성훈

성훈이 스크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성훈의 두 번째 영화 출연작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사랑의 해답을 알려주는 기묘한 책을 만난 후 마법처럼 뒤바뀌기 시작한 두 청춘 남녀의 특별한 사랑을 그린 판타지 로맨스 영화다. 3년 전에 촬영이 됐고 이제야 빛을 보는 작품이다. 김하늘과 유지태 주연의 영화 《동감》의 김정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성훈과 김소은이 출연한다. 성훈은 사랑에 서툰 까칠한 카페 사장 승재 역을 맡았다.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성훈은 《나 혼자 산다》 속 모습 그대로 진솔하고 담백하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올해 연기 10년 차가 된 그의 연기관과 열애설까지, 솔직한 인터뷰였다.

ⓒ강철필름 제공
ⓒ강철필름 제공

《사랑하고 있습니까》를 선택한 이유는.

“대본이 가볍게 잘 넘어갔어요. 휴식같이 볼 수 있는 편안한 작품이라 좋았어요. 그리고 감독님이 로맨스에 특화돼 있는 분이세요. 여러 가지 이유로 끌렸어요. 2년 반 전에 촬영한 작품이라 걱정도 되고 설렘도 있어요. 사실 걱정되는 부분이 컸는데 막상 영화를 보고 나니 괜찮은 것 같아요(웃음).”

 

오랫동안 예능을 하고 있다. 어떤가.

“예능의 이미지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징징거린다고 변하는 건 없어요. 받아들여야죠. 물론 드라마나 작품을 하는 동안에는 예능 속의 제 이미지를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요. 크게 도움이 되는 것 같지 않더라고요.”

 

연기하는 건 재미있나.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하죠. 현장에서 피드백이 좋으면 날아갈 듯이 기쁘고, 뭘 해도 느낌이 살지 않으면 지옥 같죠. 항상 행복하고 항상 나쁘지만은 않기에 그래서 연기가 재미있는 것 같아요. 사실 줄곧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어요. 이 갈증을 시원하게 한 번 터트려서 풀어봐야지 하는 생각도 있고요. 속된 말로 ‘또라이’라는 말을 한 번 들어보고 싶어요. 연기한 지 10년이 됐으니 핑계 댈 것도 없고 숨길 것도 없어요. 정면 승부를 할 때가 온 것 같아요. 그 평가에 대해선 제가 책임을 져야죠.”

 

함께 호흡을 맞추고 싶은 배우나 연출가가 있나.

“봉준호 감독님! 하하. 사실 첫 영화 《돌아와요 부산항애(愛)》(2017)를 함께 했던 배우 조한선씨와 다시 호흡을 맞추고 싶어요. 당시에는 상황이 여의치 않아 제대로 호흡을 맞추지 못했거든요. 늘 아쉬움이 남아 있어요. 그 외에도 너무 많지요. 조진웅 선배님도 계시고…. 한 공간에서 한 신 한 신 같이 찍는다는 생각만 해도 설렙니다. 아, 아이유씨 팬이에요. 연기와 노래, 둘 다 잘하는 만능이잖아요. 어느 인터뷰를 읽었는데 나이와는 별개로 연륜과 내공까지 보이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아티스트입니다.”

 

개봉하는 영화가 사랑 얘기다. 어떤 연애를 하고 싶나.

“성의 없게 들릴 수도 있지만 집에서 함께 게임하는 데이트를 하고 싶어요. 제가 게임을 워낙 좋아해요. 아, 저는 예전부터 귀여운 여자가 이상형이에요. 저와 반대되는 성향에 끌리는 것 같아요. 대화가 통하고 저를 이해해 주는 착한 여자에게 끌려요.”

 

그래서 지금 사랑하고 있나(웃음).

“주어진 일에 아등바등 살고 있답니다. 하하. 사실 연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아요. 제가 여자를 힘들게 하는 타입이에요. 그걸 늦게 깨달았어요. 그 뒤로는 누군가를 옆에 두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오늘도 반려견 양희와 함께 인터뷰 장소에 왔다.

“여건이 되면 현장에 데리고 나오는 편이에요. 예전엔 상처가 있는 아이라 제가 신경을 많이 썼는데, 이제는 양희도 살 만해졌어요. 처음에 양희가 내숭을 떨었나 봐요. 요즘 보면 성격도 까칠하고 낯도 가려요. 주인을 닮는다고 하죠? 어릴 때 딱 제가 그랬거든요. 밥 먹고 똥도 얼마나 많이 싸는데요(웃음). 요즘은 너무 건강하고 에너지가 넘칩니다.”

 

포털사이트에 ‘성훈’이라는 이름을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박나래’가 뜬다(웃음). 열애설도 불거졌는데.

“연말 시상식 때 나래를 안아준 것 때문에 열애설이 불거진 것 같은데, 그냥 말로 하는 게 쑥스럽잖아요. 제 표현법이에요. 시언이 형이나, 기안84였어도 그렇게 안아줬을 거예요. 괜히 나래에게 피해 주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있어요. 어쨌든, 정말 아닙니다. 좋은 친구고 아끼는 동생이지만 아닌 건 아닌 겁니다. 하하.”

 

영화에서 바리스타로 나오는데, 평소 커피를 좋아하나.

“사실 커피가 써서 안 마셨어요. 근데 아침에 운동할 때 관장님이 한 번씩 주더라고요. 지금도 맛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왜 커피를 마시는지는 알겠어요. 카페인이 들어오면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요즘엔 저도 꽤 많이 마시고 있는 것 같아요.”

 

영어도 계속 배우나.

“해외에 나가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으니 간단한 건 통역 없이 소통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서 열심히 배웠죠. 그러다가 잠시 공부를 스톱했는데, 다시 ‘아이엠보이’로 돌아간 상태입니다. 하하.”

 

배우로서 터닝 포인트가 됐던 작품이 있나.

“임수향씨와 함께 주연했던 SBS 《신기생뎐》(2011)이라는 작품요. 사실 그 전에는 신인이라 현장에서 기가 많이 죽어 있었거든요. 동등한 입장에서 감독님들과 상의하고 만들어 가는 과정이 무척 좋았어요. 그 작품을 하면서 현장에서 임하는 자세도 바뀌었고요. 제게는 여러모로 의미 있는 작품이에요.”

 

평소에 생각이 많은 편인가.

“엄청요. 그래서 일상이 피곤해요. 몸이 엄청 힘든데도 머리가 안 비워지니 불면증도 있고요. 저는 스스로에게 박한 편이에요. 칭찬을 최소화시키고 저를 객관화하죠. 제 직업이 대중성을 가지는 일이잖아요. 혼자 똑똑하고 잘나 봤자 대중이 배우의 연기를 인정해 주지 않으면 소용없어요. 그래서 연기가 어려우면서 재미있죠.”

 

최종적인 꿈은 뭔가.

“편하고 싶어요. 나이를 먹어 가면서 이전에 가졌던 욕심이나 꿈들이 크게 의미가 없어지더라고요. 그저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편안하게 소박하게 행복하게 지내면 좋겠어요. 아, 최종 목표는 아니지만 여건이 된다면 뉴질랜드에 꼭 다시 가보고 싶어요. 제가 별 보는 걸 좋아해요. 살면서 가장 아름답게 봤던 별이 《정글의 법칙》 때 뉴질랜드에서 봤던 별이에요. 지금도 그 기억이 생생해서 꼭 다시 가보고 싶어요. 나이 먹으니까 서정적으로 변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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