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마스크 판매 약국 지원 ‘종료’…개운치 않은 뒷맛
  • 부산경남취재본부 김완식 기자 (sisa512@sisajournal.com)
  • 승인 2020.03.30 16:0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9일부터 공무원 760명 투입…“도움보다는 감시” ‘갑질’ 마찰도
시 “청원 내용·민원 접수사실…해당 공무원 약사에 사과했다”
“이젠 사회적 거리두기”…코로나19 종식·민생안정에 시정 집중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부산시가 공적 마스크를 공급하고 있는 지역약국에 공무원 지원 근무를 3월29일로 종료했다. 하지만 일부 약국에선 시청 직원과 약사간의 ‘갈등’이 생기기도 해 개운치 않은 여운을 남겼다.

부산시는 일손이 부족한 지역의 1인 약국 674개소에 부산시, 구·군 공무원 760명을 마스크 판매 시간에 맞춰 파견했다. 파견된 공무원들은 약국 지원 과정에서 발생한 민원이나 애로사항을 검토해 정부에 해결방안을 건의하기 위해 경험이 많은 사무관을 현장에 투입했다. 이들은 마스크 소분, 시민 안내, 전산입력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하지만 일부 약사들은 간부급 공무원이 현장에 투입되다 보니 도움보다는 감시에 가까웠고, 실질적인 업무 보조는 그의 없었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간부 공무원이 오히려 ‘갑질’까지 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부산시가 공적 마스크를 공급하고 있는 지역약국에 공무원 지원 근무를 3월29일로 종료했다. 사진은 공원들이 코로나19 사태 현장에 활동하고 있는 모습. ©부산시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부산시가 공적 마스크를 공급하고 있는 지역약국에 공무원 지원 근무를 3월29일로 종료했다. 사진은 공원들이 코로나19 사태 현장에 활동하고 있는 모습. ©부산시

30일부턴 ‘청년-약국 상생 일자리 지원’…약국에 청년 250명 투입

지난 3월13일 부산 한 약국에서 공적 마스크 판매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파견된 부산시 5급 공무원(59)과 약사가 다툼을 벌였다는 소식이 부산시와 국민청원 게시판 등을 달구기도 했다.

글을 올린 약사는 “시청 인력을 파견해 도와주겠다는 연락을 해 와 지난 11일 오후 1시에 와달라고 요청했는데 오후 2시께 도착했다”면서 “도와줄 사람을 불렀으니 가도 좋다고 말했지만, 공무원이 당장 마스크를 팔라고 반말하면서 소리친 뒤 30분 정도를 감시하듯 지켜보고 자리를 떴다”고 주장했다. 사태가 확산되자 시는 “국민 청원 내용과 같은 민원이 접수된 것은 사실이고 해당 공무원이 약사에게 사과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일선약국들의 감사의 인사도 이어졌다. 대부분의 약국들은 “민방위복을 입은 공무원이 안내에 나서준 덕분에 시민과 약국 모두에 큰 도움이 됐다”며 만족을 표했다. 한 약사는 “1인 약국이라서 마스크 배부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시청에서 다행히 주말 할 것 없이 매일 나오셔서 정말 고마웠다”는 말을 전했다. 

또 다른 약사는 “공무원이 평소 업무와 달라서 생소할 텐데 매번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도와줘 큰 힘이 됐다”고 했다. 

부산진구 양정동의 한 약사는 “전산입력부터 친절한 응대까지 마치 자기 일처럼 여기며 혹시나 자신이 실수하지 않았느냐고 연신 미안하다며 말씀하시는 시청의 한 주무관이 정말 고맙다”고 칭찬했다. 부산시 약사회에서 공무원 지원 근무에 대해 만족도 조사를 한 결과 71%가 만족했으며 86%가 지원 근무를 계속해주기를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약국에 대한 공무원 지원 근무 종료 후인 30일부턴 청년-약국 상생 일자리 지원 사업을 통해 모집된 지역 청년 250명이 이어가도록 했다. 이들은 하루 3시간씩 24일간 근무하며 시간당 생활임금 1만186원을 받게 될 예정이다. 

부산시 공무원들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십시일반 성금을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했다.©부산시
부산시 공무원들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십시일반 성금을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했다.©부산시

“어려운 취약계층 돕자” 시청공무원, 5336만6000원 쾌척

부산시공무원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모급한 성금 성금 5336만6000원을 쾌척했다. 시와 공무원노조는 지난 20일부터 공동 모금을 벌여 공무원 4239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십시일반 모은 성금을 24일 오후 시청에서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했다.

적십자사는 성금이 꼭 필요한 곳에 지원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시 직원들의 바람에 따라 코로나 복지 사각지대에서 긴급 지원이 필요한 장애인·노인·아동 등 취약계층 지원에 우선 배분할 예정이다.

앞서 시 공무원들은 지난 9일부터 주말도 반납하고 일선약국 마스크 판매지원에 이어 마스크 관련 민원 해결 등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 현장의 애로사항 모니터링을 통해 시민 불편사항을 개선하고, 정부에 건의하는 등 적극행정을 펼쳐 약사회와 시민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오거돈 시장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주고 주고 있는 시민과 공적마스크 공급에 최선을 다해준 약국,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현장에서 땀 흘리는 공무원 모두가 영웅”이라며 “위기의 순간 부산이 가진 저력을 보았다. 앞으로도 코로나19의 빠른 종식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오는 4월5일까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코로나19 종식에 만전을 기하는 동시에 긴급민생지원금 지급 등 민생 안정을 위해 시정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나갈 예정이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