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도성훈 인천교육감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몰랐다”
  • 인천취재본부 주재홍·이정용 기자 (jujae84@sisajournal.com)
  • 승인 2020.03.31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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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교육청, 중대한 폭력·성폭력 사건 보고누락…재발방지 대책 ‘헛수고’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경찰이 3개월 넘게 연수구 송도동 A중학교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조사하는 동안 전혀 보고를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부교육지원청이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인천시교육청에 보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인천시교육청 제공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인천시교육청 제공

31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30일 송도동 A중학교에서 발생한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이 언론에 보도됐다. 앞서 피해 여중생의 어머니는 지난 29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술을 먹이고 제 딸을 합동 강간한 미성년자들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청원 글을 올렸다. 지난해 12월23일에 발생한 사건이 3개월이 지난 후에 세간에 알려진 것이다.

도 교육감도 언론보도를 통해서야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알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도 교육감은 “각 교육지원청을 거쳐 보고가 올라오다 보니 늦은 것 같다”며 “보고 시스템을 손볼 수 있도록 내부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동부교육지원청은 지난해 12월24일 A중학교로부터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보고 받고도, 이를 시교육청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교육지원청들이 해마다 새학기가 시작되는 3월과 9월 초에 ‘중대한 학교폭력·성폭력 사건’을 시교육청에 보고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특히 시교육청도 교육지원청에 ‘중대한 학교폭력·성폭력 사건’을 보고해 달라는 공문을 발송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8월에 ‘여교사와 제자 성관계 사건’을 축소·은폐해 보고하는 바람에 눈총을 사기도 했다.

서정호 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 부위원장은 “시교육위원회 위원들도 지난 30일에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보고 받았다”며 “지난해 8월에도 축소·은폐 보고가 있어서 재발 방지를 강력히 촉구했는데, 시교육청은 변한 게 없다. 시의회가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어수선한데다 담당자들이 전면 교체되는 바람에 보고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라며 “의도적인 보고 누락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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