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자동차, 코로나19 직격탄 맞아 “울산공단 비상”
  • 부산경남취재본부박치현 기자 (sisa518@sisajournal.com)
  • 승인 2020.04.01 17:3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롯데케미칼. SK종합화학, 감량 생산
에쓰오일, 최악의 경우 올해 1조 적자도 예상
현대차 해외공장 7곳 중 6곳 가동 중단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하면서 울산공단에 비상이 걸렸다. 석유화학과 자동차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잇따른 가동 중단은 경영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앞을 예측할 수 없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롯데케미칼 울산공장이 위기에 처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고순도테레프탈산(PTA) 공정 가동 중단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또 “가동이 중단되면 일부 인력을 여수와 대산 등의 신규 프로젝트에 전환 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PTA공정은 페트병 원료를 생산하는 공정으로 울산 공장의 생산 규모는 연간 60만t이다. 롯데케미칼은 이와 별도로 파라자일렌(PX) 공정 가동률을 하향 조정해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 PX공정은 화학섬유 원료를 만드는 공정이다.

에쓰오일 울산공장 야경
에쓰오일 울산공장 야경ⓒ울산시

코로나19와 경기침체로 석유화학업계 구조조정 불가피

초우량 정유기업인 에쓰오일(S-Oil)도 코로나19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실적 부진과 재무건전성 악화로 사면초가 상태다. 에쓰오일 울산공장 관계자는 “코로나19사태가 장기전으로 가면 올해 1조원 대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원유)수요 둔화와 거시 환경 악화로 향후 12개월간 S-Oil이 상당한 실적 압박과 재무지표 약화에 직면할 것이고, 올해 영업환경 악화가 큰 폭의 실적부진으로 이어져 내년 회복 여부도 불확실성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쓰오일은 국제유가와 환율 등에 큰 영향을 받는 정유부분 비중이 80%에 달하고 업황 부진까지 겹쳐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런데 이번에는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가 경영악화에 최대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에쓰오일과 함께 국내 정유업계의 양대 산맥인 SK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SK종합화학은 지난달 26일 “울산에서 운영하는 국내 1호 나프타분해시설(NCC)을 올해 12월까지만 가동한다”고 밝혔다. 에틸렌프로필렌합성고무(EPDM) 공정은 2/4분기 안에 가동 중단하기로 했다. 

세계적인 공급과잉이 1차 원인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가동중단을 앞당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NCC 가동이 중단되면 SK종합화학의 연간 에틸렌 생산량은 87만t에서 67만t으로 줄어든다. SK종합화학 관계자는 “경쟁력 저하 등을 고려해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와 함께 글로벌 경기침체가 현실화면서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사업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 해외공장 가동 중단, 천문학적 손실

현대자동차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코로나19사태로 내수시장이 위축되면서 자동차 판매량도  반토막이 났다. 해외 쪽은 사정이 더 나쁘다. 현대자동차가 가동을 중단한 해외공장은 미국, 유럽(체코), 인도, 브라질에 이어 러시아와 터키공장 등 6곳이다.

현대차의 해외공장 중 유일하게 중국 공장만 생산을 멈추지 않고 있다. 하지만 중국 내수시장이 얼어붙고 있어 언제 가동을 중단할지는 미지수다.

현대차는 해외공장 가동 중단으로 314만대 규모인 글로벌 생산 능력이 3분의 1로 급감한 상태다. 손실액은 천문학적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사태가 장기전으로 갈 경우 셧다운 기간은 그 만큼 길어져 국내 자동차산업이 흔들리는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본다.

울산의 3대 주력업종은 자동차와 석유화학, 조선이며, 우리나라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 울산공단의 위기는 곧 우리나라 경제의 위기로 직결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울산은 물론 한국 경제를 흔들고 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