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사령탑 인터뷰] “정권심판론 바람 타고 통합당 140~145석 충분히 가능”
  • 송창섭‧박성의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20.04.07 16:00
  • 호수 1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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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 “선거 후 선거법 개정·개헌 준비 돌입해야”

3월31일 오후 국회에서 만난 박형준 미래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은 당 지지자들 사이에 ‘해피핑크’라 불리는 핑크색 점퍼를 입고 매우 쑥스러워했다. 학창 시절에도 핑크색 옷을 입어본 적이 없다는 박 위원장은 정작 총선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자 얼굴에 옅은 홍조를 띠었다.

총선을 앞두고 보수진영이 단일대오를 만든 데 박 위원장은 일등공신이다. 지난해 4월 자유공화주의를 기치로 내걸고 쓴 《보수의 재구성》을 출간한 그는 8월 중도 인사들까지 규합한 정치 플랫폼 ‘자유와 공화’를 만들면서 반문(反文)연대의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3월26일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를 반문연대 대열에 합류시킴으로써 통합에 마침표를 찍었다. 각 그룹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마다 이를 조정하고 조율한 이가 바로 박 위원장이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이번 총선에서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됐다.

ⓒ시사저널 박은숙
ⓒ시사저널 박은숙

“김종인 합류 후 선거 분위기 달라졌다”

그는 “올해 안에 어떤 식으로든 선거법 개정에 들어가야 하며, 필요하다면 차기가 아닌 차차기 대선을 시한으로 놓고 개헌 논의도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총선에 임하는 미래통합당의 목표는 ‘원내 제1당’이다. 박 위원장은 “문재인 정권에 실망한 중도세력이 미래통합당을 지지하는 이른바 ‘김종인 효과’가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다”면서 “구체적으로 지역구에서 120~125석, 비례대표 20석 정도를 차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선거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어수선한데, 큰 틀에서 판세를 어떻게 보나.

“코로나19 위기 탓에 특이한 상황을 맞았지만 총선의 성격 자체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강하다. 국민들이 채점표를 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초반만 해도 야당엔 호재로 보였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은 분위기다.

“난 처음부터 호재로 안 봤다. 바이러스에는 유불리가 없다. 처음부터 그걸 기대한 것은 무리였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선거를 이끌었던 과거 두 번의 총선과 지금은 양상이 다르다는 지적이 있다. 그렇다 보니 총선 후 김 위원장의 역할과 관련해 이야기가 많다.

“영입 과정에서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다. 물론 총선을 승리로 이끈다면 김 위원장이 당에서 할 역할이 있을 것이다. 통합당이 제대로 혁신하고 정권 창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역할이 있을 순 있다.”

김 위원장 합류 이후 선거 분위기가 어떤가.

“분위기가 확실히 좋아졌다. 메시지의 무게가 달라졌다. 지금 경제위기를 맞고 있기에 통합당은 과거 야당과 달리 반대나 비판만 하지는 않는다. 즉각즉각 대안을 내놓고, 어떤 대안이 지혜로운가 경쟁하는 게 달라진 모습이다. 그런 면에서 김 위원장이 최근 내놓은 예산 재구성안 등은 획기적이다. 앞으로도 우리가 대안세력임을 보여줄 것이다.”

통합 이후에도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민주당과 격차가 있다.

“전국적으로 정당 지지율이 생각만큼 올라가지 않은 건 사실이다. 통합 시너지를 발휘하지 못하게 한 여러 요인이 있었다. 다만 통합 효과는 분명히 있다. 더군다나 지역구 선거와 전국 정당 지지율은 상관관계가 크지 않다.”

당내 여론조사를 돌려보면 어떻게 나오나.

“20대 총선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원내 제1당이 될 수 있다.”

이번 총선의 목표는.

“지역에서 120~125석 얻는 게 목표다. 비례에서 20석 안팎을 얻으면 원내 제1당이 충분히 가능하다.”

너무 낙관적인 전망이 아닐까.

“20대 총선에선 영남에서 의석을 많이 잃었는데, 이번엔 회복이 가능할 것 같다. 충청과 강원도 지난번보다 나쁘지 않다. 결국은 수도권이다. 지난번엔 35석을 얻으면서 참패했는데, 이번 우리 목표는 50석이다. 영남·충청·강원에서 선전하고 수도권에서 지금보다 10석가량 더 얻으면 우리 목표치에 근접한다.”

PK(부산·경남) 판세도 중요하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지만, 현재 정권심판론 바람이 불고 있다고 본다. 영남권의 경우 정권안정론보다 심판론이 더 강하다.”

정권심판론이라는 바람이 영남에서 시작돼 충청, 강원으로 북상하고 있다는 건가.

“북상이란 표현보다는 수도권에도 그동안 분명 바람은 있었는데 점차 강해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는 얘기다.”

서울의 경우 격전지를 어디로 보는가.

“강동·성동·도봉·동대문 같은 곳이 생각보다 격전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 노원도 그렇다.”

해당 지역은 민주당 강세 지역인데.

“물론 현재는 그렇다. 하지만 우리는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10% 안팎의 차이가 나는 곳은 접전지로 본다.”

김 위원장이 말한 ‘못 살겠다, 갈아보자’는 선거구호는 너무 복고적 표현 아닌가. ‘핑크혁명’에서 ‘혁명’이라는 말도 주로 진보진영에서 쓰던 표현이다.

“선거는 누굴 죽이는 게 아니다. 따뜻한 바람이 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은유적으로 이해해 달라.”

민주당 계열의 위성 비례정당은 두 개다. 여권의 파이가 커진 게 아닐까.

“우리도 아쉽더라. 또 다른 비례정당을 만들었어야 했나(웃음). 농담이다. 이게 진짜 참 우스운 일이다. 어찌 됐든 청와대 핵심세력이 연계된 것은 열린민주당으로 보인다. 더불어시민당이나 민주당 입장에서는 당혹스럽겠지만 결국 자기들끼리 싸우면서 파이를 키우는 고도의 전략이 아닐까.”

후보 단일화 전망은.

“구로을과 인천 서구을은 후보 단일화를 위한 경선에 합의했다. 영남에서는 후보 단일화로 영향 받을 만한 지역구가 거의 없다.”

홍준표 전 대표 등은 당선 후 당 복귀를 공언하고 있다.

“무소속으로 나가는 후보는 누구나 그런 말을 한다. 통합당 표를 받아가겠다는 건데, 우린 결코 용납 안 한다. 그래서 우리는 이들 지역에서 인물이 아닌 정당을 보고 찍으라 말한다.”

그래도 자연스럽게 무소속 당선자들이 당으로 복귀하지 않을까.

“공천에서 떨어져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다시는 영영 복귀하지 못하도록 당규에 명시하는 것도 방법이다. 실제로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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