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역설…서울 아파트 가격, 내림세로 돌아섰다
  • 김재태 기자 (jaitaikim@gmail.com)
  • 승인 2020.04.0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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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감정원 통계상 지난해 6월 이후 41주 만의 하락세 전환···“당분간 침체기 이어질 것”

서울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12·16 대책 이후 상승폭이 줄어들다가 3월 들어 보합세를 유지하더니 결국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코로나19 국면으로 경제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 정부의 규제 강화 등이 집값 상승세를 꺽은 것으로 풀이된다.

3월2일 한국감정원 발표에 따르면, 이번주(3월30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에 비해 0.02% 내렸다. 한국감정원 통계로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한 것은 지난해 6월 셋째 주 조사에서 0.01% 내린 이후 41주 만이다.

한국감정원 이동환 주택통계부장은 “코로나 사태로 대내외 경제 상황이 불확실하고 자금 출처 증빙 강화, 보유세 부담 증가 등으로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며 “강남권에 이어 강북의 대표 지역에서도 아파트값이 하락하면서 서울 전체가 하락 전환했고 당분간 침체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 시세조사업체인 부동산114는 지난주부터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 전환함에 따라 본격적으로 서울 아파트값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시세 15억원 초과 주택담보대출 금지 등 고강도 규제책을 포함한 12·16 대책 이후 상승폭이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시세 9억원 이상 주택을 기준으로 올해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반영률)을 대폭 올리면서 보유세 부담도 커진 상태다.

전방위 부동산 규제를 담은 12·16 대책이 발표되면서 시장이 큰 혼란에 휩싸였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 시사저널 고성준
전방위 부동산 규제를 담은 12·16 대책이 발표되면서 시장이 큰 혼란에 휩싸였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 시사저널 고성준

시장에서는 최소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기간인 상반기까지 급매물이 늘어나면서 가격도 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주 강남 4구에서는 급매물이 늘어나면서 0.12% 떨어져 지난주(-0.10%)보다 낙폭을 키웠다. 지난주 나란히 0.14% 하락했던 강남구와 서초구에서 이번주에는 각각 0.16%, 0.17%가 내려 하락폭이 커졌고, 송파구도 0.12% 떨어졌다. 강동구는 0.01% 하락해 지난해 7월 첫째 주 이후 39주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도 최근 급매물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상승세를 멈추고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마포구가 0.02%, 용산구와 성동구가 각각 0.01% 떨어졌다. 지난주 보합이던 성북구는 이번주 0.03%, 광진구는 0.02% 하락했고, 은평구와 서대문구는 상승세를 멈췄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은 0.04∼0.05% 올랐지만 지난주보다 상승폭은 줄어들었다. 이들 지역에서는 최근 상승 피로감에다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거래가 감소하면서 시세보다 싼 매물이 나오고 있다.

경기(0.19%)와 인천(0.34%) 역시 지난주보다 아파트값 상승폭이 둔화했다. 풍선 효과가 나타났던 수원·용인 지역은 상승폭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수원 아파트값은 지난주 0.25%에서 이번주 0.15%로 상승세가 한풀 꺾인 가운데 영통구는 지난주 0.08%에서 이번주 0.05%로, 권선구는 0.56%에서 0.22%로 각각 오름폭이 줄어들었다. 용인 수지(0.12%)와 기흥(0.13%) 역시 지난주보다 상승폭이 둔화했고, 과천(-0.03%)·분당(-0.07%) 등지는 지난주와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세가 이어졌다. 

안산시 단원구(0.61%)는 고잔동 저가 단지, 군포시(0.55%)는 산본·금정동 등 역세권, 시흥시(0.53%)는 개발 호재가 있는 배곧신도시, 구리시(0.53%)는 별내선 예정지 인근의 중저가 단지 위주로 강세를 보였으나 상승폭은 대부분 지난주보다 감소했다. 

지방 광역시 중에서는 부산(-0.02%)과 대구(-0.04%)가 약세를 이어갔고, 광주광역시는 지난주 보합에서 이번주 하락(-0.01%)으로 전환했다. 대전(0.20%) 울산(0.02%)은 오름폭이 줄어들었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04% 올랐다. 재건축 이주 등으로 일부 국지적 상승세를 보인 곳이 있으나 계절적 비수기에 코로나 영향이 겹치면서 대체로 안정된 모습이다. 서울이 지난주 0.04%에서 이번주 0.03%로, 인천은 0.36%에서 0.19%로 각각 상승폭이 둔화했다. 양천구(-0.02%)의 전셋값은 4주 연속 하락했고 강남 4구의 전셋값도 지난주 0.06%에서 이번주 0.03%로 상승폭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노원·도봉·중랑·중구는 상승세를 멈추고 보합세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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