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高)수수료’ 논란에 고개 숙인 배달의 민족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0.04.0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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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준 대표 “자영업자 힘들어진 상황 변화 두루 살피지 못했다”
“오픈서비스 개선책 마련...4월 수수료 한도없이 절반만 받기로”
2019년 12월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우아한형제들 본사 방문자센터로 한 직원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2019년 12월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우아한형제들 본사 방문자센터로 한 직원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음식 주문 앱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과다 수수료 논란과 관련해 공식 사과문과 상생안을 발표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자들이 경영난을 호소하고 나선 가운데, 수수료율을 높인 배민을 향한 안티 여론이 고개를 들자 뒤늦게 수습에 나선 것이다.

배민은 이달 1일부터 배달 매출의 5.8%를 수수료로 떼는 ‘정률제(定率制)’를 도입했다. 기존엔 매출 규모와 없이 일정 금액을 냈지만, 정률제가 적용되면 매출이 높은 가게일수록 수수료 부담이 늘어난다. 이에 이재명 경기지사는 자신의 SNS에 “안 그래도 힘든 상황에서 힘 좀 가졌다고 힘없는 다수에게 피해를 입히며 부당한 이익을 얻으면 되겠느냐”며 배민의 수수료 정책을 ‘독과점 횡포’라고 저격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6일 입장문을 통해 "코로나19로 외식업주들이 어려워진 상황을 헤아리지 못하고 새 요금체계를 도입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고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일부 업소가 광고 노출을 독식하는 ‘깃발꽂기’ 폐해를 줄이기 위해 새 요금 체계 도입했지만 자영업자들이 힘들어진 상황 변화를 두루 살피지 못했다”며 “영세 업소와 신규 사업자일수록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는 개편 효과에만 주목하다보니 비용 부담이 갑자기 늘어나는 분들의 입장은 세심히 배려하지 못했다”고 했다.

김 대표는 또 “즉각 (새 요금제인) 오픈서비스 개선책 마련에 나서겠다”며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분들에 대한 보호 대책을 포함해 여러 측면으로 보완할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새 요금제 도입 후 5일간의 데이터를 비교 분석해보면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업주와 줄어드는 업주의 비율의 거의 같게 나타나고 있다”며 “데이터가 축적되면 향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소상공인 경영난 극복에 도움을 드리고자 월 최대 15만원 한도 내에서 3, 4월 수수료의 절반을 돌려드리는 정책을 지난달 이미 발표한 바 있다"면서 "당장의 부담을 줄여드리기 위해 이 정책을 확대해 4월 오픈서비스 비용은 상한을 두지 않고 내신 금액의 절반을 돌려 드리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소비자들에게 불편을 끼치고 영세한 사장님들일수록 부담이 증가하는 불공정한 깃발꽂기 문제를 해결하고 사장님들에게 합리적인 요금 체계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저희는 외식업소의 매출은 늘고 이용자들의 업소 선택권은 최대한 보장되는 앱이 되도록 배달의민족을 가꾸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됐다. 그 전까지 국내 배달 시장 점유율은 배민 55.7%, 요기요 33.5%, 배달통 10.8%이었다.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민을 합병하면서, 배달 앱 시장의 99%를 독점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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