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옴니적 통합’ 속에 10가지 사업 기회 있다
  •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jongseop1@naver.com)
  • 승인 2020.04.14 11:00
  • 호수 1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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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전망] 뉴노멀 현상 관련 한국·미국·프랑스 390명 공동조사 결과

코로나 위기는 세계 디지털 전환의 완결판이 될 것이다. 디지털화가 안 된 모든 곳에 기회가 오고 있다. 지금까지 디지털을 거부해 온 저항자들도 결국 디지털 세상으로 진입하고 있다. 이것이 엄청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른바 부머(Boomer)의 주머(Zoomer)화다. 기존 주류였던 베이비부머들이 줌(Zoom)을 이용해 회의하고 소통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지금까지 베이비부머들은 기존 성공방식에 대한 고정관념이 강해 새로운 디지털 트렌드에 저항해 왔다. 이제 모두 항복하고 디지털로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 이처럼 단절은 우리의 일상을 바꾼다. 새로운 일상은 비대면 생활로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온라인 개학식이 4월9일 경기도 수원 고색고등학교에서 열렸다. 오른쪽 사진은 웹캠 제품 품절을 알리는 한 대형마트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온라인 개학식이 4월9일 경기도 수원 고색고등학교에서 열렸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온라인 개학식이 4월9일 경기도 수원 고색고등학교에서 열렸다. 오른쪽 사진은 웹캠 제품 품절을 알리는 한 대형마트 모습 ⓒ연합뉴스
 웹캠 제품 품절을 알리는 한 대형마트 모습 ⓒ연합뉴스

사회의 디지털 전환  빠르게 확산시킬 듯

2002년 당시 온라인 거부자들은 온라인 마케팅 구매자들이 됐다. 이때가 온라인화 1기였다. 오프라인 세상은 온라인 세상으로 바뀌었고 그 혜택을 가장 많이 입은 기업들이 온라인 회사였다. 사스 위기 이후 알리바바는 일거에 세계적 회사로 등장했다.

코로나 이후의 새로운 일상, 즉 뉴노멀은 어떤 모습일까? 2기 온라인 세상으로 완전히 바뀔 것이다. 우리는 포스트 코로나로 불리는 PC시대에 새로운 노멀(New Normal)의 일상생활로 진입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끝나더라도 과거의 일상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번의 변화는 앞으로 10년에 걸쳐 진행될 것으로 예측됐던 사회의 디지털 전환을 언택트 이코노미라는 이름으로 모든 기업들에 파괴적으로 확산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방역과 거리 두기는 예고편에 불과하다.

우선 디지털을 싫어했던 최후의 저항자인 베이비부머들이 거리 두고 일하기, 거리 두고 만나기, 거리 두고 함께하기 등 다양한 디지털 생활의 실험과 적응을 강제당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새로운 일상(New Normal)은 사회적 거리 두기(Social Distancing)와 거리 두고 함께하기(Distant Socializing)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둘째, 코로나 위기 이후 식당과 공장들이 문을 닫고 있다. 공장 폐쇄, 셧다운, 탈세계화 등은 보건 위기를 경제적 위기로 만들고 있다. 세계노동기구(ILO)는 3월초에 약 2500만 명의 실업자가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지금은 훨씬 많다고 예측할 것이다. 이들에 대한 Relief(구제, 구출) 활동으로 세상이 출렁일 것이다. 그러면서 경제는 비대면 경제로의 전환이 시도되고 있다.

셋째, 코로나바이러스는 보건 위기, 경제위기를 넘어 인간성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 보건 위기는 일시적일 수 있지만 인간성 위기와 경제 불황은 지속될 것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는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는 커다란 위협이다. 인간성 위기에 대한 웨이크업 콜(Wake-Up Call)이다. 감염 위기는 국가 간, 지역 간 장벽을 만들고 있다. 그럴수록 사람들은 막막한 외로움이나 고독을 느끼고 있다. 인간성 위기는 ‘사회생활을 하고 싶다. 만나고 싶다’와 같은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거리 두고 만나기의 각종 혁신 아이디어를 통해 생활을 바꿀 것이다. 이처럼 보건 이슈로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는 점차 경제로, 사회로, 국제관계로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과연 어떤 사업 기회가 있을까를 진단하기 위해 한국 꼼파니아학교 글로벌 신노멀 연구위원회(김기찬 교수), 미국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책임: 아이만 타라비쉬 교수), 프랑스 기업가정신연구소(소장:아드 난 말라 아오)는 공동으로 GNN(Global New Normal) 조사 설문지를 만들어 한국·미국·프랑스 공동으로 연구조사를 하고 있다.

2020년 3월18일 시작된 조사의 1차 자료에는 한국·미국·프랑스 등에서 390명이 응답했다. 이 자료를 분석해 뉴노멀 현상과 문제, 그리고 사업 기회를 알아보니 다음 순서가 도출됐다.

① 언택트 이코노미와 파괴적 디지털화의 가속화다. 디지털화가 안 된 모든 영역이 사업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디지털을 거부한 마지막 저항자인 베이비부머들이 진입하는 디지털 세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② 온라인 쇼핑의 확산이다. 앞으로도 계속 비대면 온라인 물류, 쇼핑이 폭증할 것이다. 이때 적시배달 서비스가 더 필요해질 것이다.

③ 규제 해제에 따라 디지털 헬스케어와 디지털라이프 시대가 급격히 확산될 것이다.

④ 도시 안전, 방역, 의료에 대비하는 스마트도시가 추진될 것이다.

⑤ 사람들은 연결하고 공감하고 싶어 한다. ‘멀리서 교류하기’가 활성화될 것이다. 고독, 운동부족, 막막한 외로움을 느끼는 뉴노멀들을 위해 연결활동이 많아질 것이다.(예: 집에서 함께, 줌 북클럽, 줌 피트니스 등)

⑥ 정규직 근무가 줄어들고, 긱(gig) 이코노미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다. 긱(Gig)이란 필요할 때 업무에 투입되는 비정규 프리랜서 근로 형태다.

⑦ 원격 및 재택근무가 확산될 것이다. 코로나 위기 상황이 해결되더라도 재택근무 방식으로 사무실 근무와 공존하게 될 것이다.

⑧ 앱을 통한 언택트 문화활동이 확산될 것이다. 비대면으로 운동, 비대면 상담과 같이, 언택트앱을 통한 문화활동이 급속히 늘어날 것이다. 기존 공용의 공간에서 진행된 개인 서비스도 앱을 통한 비대면 문화활동으로 많이 대체될 것이다.(온라인 홈트레이닝 서비스, 원격근무 소프트웨어 등)

⑨ 사회적으로 착한 기업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증가할 것이다. 친인간 지향적 또는 사회공동체를 배려하는 기업이 많이 등장할 것이다.

⑩ 탈세계화가 진행될 것이다. 글로벌라이제이션이 후퇴하고 국내 공급사슬 비중이 확대될 것이다.

 

‘격리와 연결의 공존’ 통합될 것

이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뉴노멀(Global New Normal)이란 ’사회적 거리 두기’와 ‘거리 두고 함께하기’가 패러독스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옴니적 통합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는 것이 패러독스다. 이에 비해 옴니는 음양처럼 패러독스를 극복하는 것이다. 패러독스는 2개가 평행선을 달리지만 음양은 이것들이 조화돼 통합의 시너지를 만든다.

그래서 앞으로 전개될 언택트 이코노미(Untact Economy)는 격리와 연결의 공존을 만들어내는 옴니가 될 것이다. 새로운 뉴노멀 시대에는 ‘격리와 연결의 공존’이 통합될 것이다. 상반된 상황에서 섞일 수 없는 것들이 조화돼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무실과 재택근무, 일과 놀이의 공존이다. 일과 놀이는 서로 다른 것이 아니다. 결합될 때만 시너지가 나는 것들이다.

이를 위해서는 ‘거리 두고 격리하기’와 ‘거리 두고 연결하기’를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결합하고 공존하는 옴니 전략이 필요하다. 지도자들에게는 팬데믹 이후 뉴노멀 시대의 사회, 경제, 정치 질서를 바꾸는 기획과 실천이 필요하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이전과 다른 새로운 노멀 일상을 만들고 경제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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