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지사 출신 김두관·김태호, 경남서 살아날까
  • 부산경남취재본부 이상욱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0.04.10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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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오차 범위 내서 접전…김태호, 강석진 후보와 초접전
당선 땐 대권주자 반열에 올라

이번 4·15 총선 경남에선 경남도지사 출신의 두 거물 정치인이 출마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과 무소속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이야기다. 이들이 상대 후보의 도전을 넘어 당선에 성공해 대선 후보로 한 단계 더 몸집을 키울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현재로선 상대 후보들이 이들의 벽을 넘을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다. 이들이 상대 후보들에게 다소 밀리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다.

21대 총선에서 경남 양산을에 출마한 김두관 민주당 의원(사진 왼쪽)과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 무소속 출마한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연합뉴스
21대 총선에서 경남 양산을에 출마한 김두관 민주당 의원(사진 왼쪽)과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 무소속 출마한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연합뉴스

경남 양산을에는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김두관 민주당 후보가 출마했다. 경기 김포갑을 지역구로 둔 김 의원이 PK(부산·경남) 지역에 출마한 건 민주당의 전략적 선택 때문이다. 4·15 총선에서 PK 지역은 수도권과 함께 최대 승부처로 떠올랐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때 민주당은 PK 광역단체장 3곳(부산시장·울산시장·경남지사)을 석권했지만, 4·15 총선에서 우세를 장담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때문에 민주당은 노무현 정부 시절 '리틀 노무현'으로 불릴 정도로 지역에서 인지도와 대표성을 갖춘 김 의원을 필승카드로 내세워 PK 세몰이에 나선 것이다. 이에 맞서 미래통합당 나동연 후보가 도전장을 냈다. 나 후보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양산시장을 지냈다.

여론조사 결과로는 김 의원이 나 후보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7~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 의원 지지율이 47.2%, 나 후보는 42.6%로 나타났다. 하지만 MBC경남이 케이에스오아이에 의뢰해 지난 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나 후보(46.2%)가 김 의원(40.1%)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신문이 폴리컴에 의뢰해 지난 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나 후보(48.6%)가 김 의원(41.2%)을 앞섰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여론조사 결과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지만 김 의원 캠프는 "현장 분위기는 좋다"고 했다. 김 의원의 핵심 지지층인 30~40대의 민심이 여론조사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김 의원 측은 "여론조사 수치는 박빙세로 나오지만, 힘 있는 정치인이어서인지 기대가 올라오고 있다"며 "끝까지 진심을 전달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나 후보 역시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했다. 민주당이 경남 선거 전면에 내세운 차기 주자급의 김 의원인 만큼 끝까지 경계를 늦추지 않겠다는 것이다. 나 후보는 "여론조사 결과는 지역 민심의 동향이라고 봐야 하지 않겠나"면서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나 후보와 박빙의 대결을 벌이고 있는 김 의원은 그를 넘어설 경우 대선에 다시 한 번 도전할 것으로 점쳐진다.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는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 무소속 출마했다. 김 전 지사는 고향인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통합당 공천위의 '수도권 험지' 출마 압박 끝에 지난달 5일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김 전 지사는 지난달 8일 공천 결과에 반발하면서 통합당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했다. 김 전 지사는 이 지역 현역의원인 통합당 강석진 후보와 맞붙어 만만치 않은 싸움을 하고 있다.

강 후보가 현재까지 여론조사에서 김 전 지사를 앞서고 있다. MBC경남이 케이에스오아이에 의뢰해 지난 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강 후보(39.2%)가 김 전 지사(35.9%)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강 후보 지지율이 36.5%, 김 전 지사는 29.4%로 나타났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오차 범위 내 박빙의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김 전 지사는 "여론조사 결과 추이가 답이다"고 했다.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면서 역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김 전 지사는 "민심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며 "단지 월급쟁이 국회의원 4년이 아니라 변화의 중심에 설 수 있는 큰 정치인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했다.

하지만 강 후보는 "현장에선 무조건 2번이라고 한다"면서 "노인층의 지지가 여론조사에 반영되지 않아 아쉽다"고 했다. 실제 민심은 오차 범위 내 접전 양상인 여론조사 결과와 달리 자신에게 쏠렸다는 것이다. 강 후보는 "김 전 지사가 무소속 출마하면서 당의 통합 정신을 훼손했다"면서 "대의명분에 따라 움직여야 할 큰 인물이 고향에서 키워 준 보람을 저버렸다는 여론이 많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현재까지 여론조사에서 강 후보와 초접전을 벌이고 있어 생환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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