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석’ 민주당 석권할까…호남 최종 판세는?
  • 호남취재본부 정성환·이경재·신명철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20.04.14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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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싹쓸이” vs 민생당 “뚜껑 열어보자”
민주당 “전체 석권 자신”…민생당 “숨은 지지층 결집 기대”
무소속, 전남 1곳·전북 2곳서 민주와 박빙 승부

4·15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호남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싹쓸이’ 기세를 보이고 있다. 4년 전 ‘텃밭’ 호남에서 국민의당 돌풍에 밀려 3석을 차지하는데 그쳤던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는 28곳 중 26곳을 우세 혹은 경합 우세로 점치고 있다. 그나마 경합 지역 2곳에서도 승리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인물론’을 내세운 민생당은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은 숨은 지지층이 투표장으로 나오면 막판 역전이 가능하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민주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 간 격전도 펼쳐지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전북 남원·임실·순창, 그리고 군산이다. 결국 막판 부동층의 향배에 따라 ‘민주당의 완승이냐, 민생당·무소속의 반전이냐’로 귀결될 것으로 보인다. 

'딸들의 유세' 전북 최대 격전지인 남원·임실·순창 선거구에 출마한 민주당 이강래 후보의 딸(왼쪽)과 무소속 이용호 후보의 딸이 13일 오후 남원농협 오거리에서 아버지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며 퇴근길 차량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시사저널 정성환
'딸들의 유세' 전북 최대 격전지인 남원·임실·순창 선거구에 출마한 민주당 이강래 후보의 딸(왼쪽)과 무소속 이용호 후보의 딸이 13일 오후 남원농협 오거리에서 아버지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며 퇴근길 차량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시사저널 정성환

민주 ‘싹쓸이’ 기세…민생 ‘3곳 우세’ 분석

먼저 광주·전남 판세분석과 관련, 민주당은 광주 8곳과 전남 8곳은 당선 가능성이 높은 우세, 전남 2곳은 경합우세로 보고 있다. 광주에선 △동남갑(윤영덕) △동남을(이병훈) △서구갑(송갑석) △서구을(양향자) △북구을(이형석) △광산갑(이용빈) △광산을(민형배) 등 사실상 광주 전체를 우세로 보고 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광주·전남에서 최다 득표를 했던 김경진 무소속 의원이 뛰고 있는 북구갑(조오섭)의 경우도 뚜껑을 열어봐야 하지만, 우세로 전망했다. 1석에 그쳤던 2016년과 달리 이번 총선에서는 광주 8개 의석 ‘싹쓸이’를 기대할 만한 상황이다. 

전남 10곳 중에선 △여수갑(주철현) △여수을(김회재) △순천·광양·곡성·구례을(서동용) △나주·화순(신정훈) △담양·함평·영광·장성(이개호) △영암·무안·신안(서삼석) △고흥·보성·장흥·강진(김승남) 등 8곳을 우세로 판단했다. 김원이 후보가 박지원 민생당 후보, 윤소하 정의당 후보와 ‘3파전’을 벌이는 목포와 소병철 후보와 노관규 무소속 후보가 맞선 순천·광양·곡성·구례갑을 경합 우세지역으로 본다. 

전북도 10곳 중 남원·임실·순창(이강래)이 경합, 군산(신영대)이 경합 우세고 나머지 8곳이 모두 우세라는 판단이다. 남원·임실·순창은 이강래 후보와 무소속 이용호 후보가 박빙 승부 중이고, 군산은 신영대 후보가 무소속 김관영 후보에 소폭 앞선다고 본다. 호남 28곳 중 열세·경합 열세로 보는 곳이 전혀 없어 사실상 28곳 전 지역 ‘싹쓸이’를 노리는 셈이다.

그러나 민생당의 분석은 민주당과 차이가 있다. 민생당은 바닥 민심은 다르다며 자당 후보가 출마한 호남 18곳 중 전남 3곳을 우세 지역으로 꼽는다. 목포(박지원), 고흥·보성·장흥·강진(황주홍), 해남·완도·진도(윤영일)는 자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앞서고 있다는 판단이다. 격차가 크지는 않지만 1등을 달리는 경합 우세 지역으로도 3곳을 보고 있다. 전북 정읍·고창(유성엽), 광주 동·남구갑(장병완), 서구을(천정배)이다. 전남 영암·무안·신안(이윤석)과 전북 전주병(정동영), 익산을(조배숙), 광주 광산갑(김동철), 동·남구을(박주선), 북구을(최경환), 서구갑(김명진) 등 7곳은 오차범위 내 접전이 벌어지는 경합 지역이라고 분석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이 12일 북구 무등도서관 앞에서 합동 유세를 벌이고 있다. 이 지역은 조오섭 후보가 무소속 김경진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는 전략지역이다. ⓒ시사저널 이경재
더불어민주당이 12일 북구 무등도서관 앞에서 합동 유세를 벌이고 있다. 이 지역은 조오섭 후보가 무소속 김경진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는 전략지역이다. ⓒ시사저널 이경재

민주·민생 ‘내전’…무소속 ‘약진’ 변수

무소속 후보 선거캠프에서도 민주당과 다른 판세를 내놓고 있다. 광주 북갑의 김경진 후보와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노관규 후보,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정인화 후보 등은 민주당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고 자평한다. 군산의 김관영 후보 캠프도 이번 총선에서 3선에 도전하는 김 후보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이강래 후보와 오차범위 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남원·임실·순창 이용호 후보 역시 현재 드러나지 않은 밑바닥 민심이 4·15 선거날 본인에게 향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1~3석은 무소속이 차지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 우세 속에서 민생당과 무소속 후보들이 과연 얼마나 생존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광주·전남·전북 총 28개 지역구를 모두 합쳐 12곳의 후보밖에 내지 못한 통합당은 호남 선거 전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전북 4곳, 전남 6곳, 광주 2곳에 출마한 통합당 후보들은 모두 한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사실상 5% 이상만 득표해도 호남에선 선방한 결과라는 게 내부의 냉정한 평가다. 진보정당인 정의당과 민중당은 각각 10곳과 6곳에 후보를 냈으나 ‘민주당 바람’에 고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의당은 목포를 제외하면 민주당-민생당, 민주당-무소속으로 나뉜 판세에 존재감은 미미하다. 

 

‘인물론’, ‘호남대통령’, ‘민주당 견제론’ 통할까 

박지원 민생당 후보가 12일 오전 목포 평화광장에서 2000여명의 청중이 운집한 가운 대규모 집중유세를 하고 있다 ⓒ박지원 캠프
박지원 민생당 후보가 12일 목포평화광장에서 2000여명의 청중이 운집한 가운 대규모 집중유세를 하고 있다 ⓒ박지원 캠프

민주당의 광주·전남 완승 분위기는 문재인 대통령과 당 지지율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촛불혁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지역민들은 문재인 정부가 자신들에 의해 출범됐다는 자부심이 상당히 크다. 나아가 문재인 정부 성공을 바라는 정서가 고스란히 총선에서 민주당 지지로 연결되고 있다. 미래통합당에 대한 견제심리도 작동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민생당 중진들의 ‘인물론’, ‘호남대통령’, ‘민주당 견제론’ 등 각종 선거 전략은 ‘기울어진 선거구도’ 앞에서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 민주당의 광주·전남 싹쓸이는 ‘호남 고립’으로 연결돼 향후 정치적 타격을 입을 것이란 야당의 논리도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지지 기반과 인지도를 갖춘 무소속과 야당 후보들이 마지막 반전 카드로 꺼내든 ‘당선 후 민주당 입당’도 이해찬 대표가 ‘입당 및 복당 불가’를 거듭 밝히면서 물거품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 전남도당 관계자는 “호남권 판도는 민주당이 압도적인 상황”이라면서 “문재인 정부의 선봉에 선 호남 유권자들의 정권 재창출 기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민생당은 막판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인물론’, ‘호남대통령’, ‘민주당 견제론’이 먹히며 민심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민생당은 바닥 분위기는 좋다는 전제 하에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은 숨은 지지층이 결집하면 목포 등 3∼4곳에서는 뒤집기가 가능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민생당은 한결같이 그동안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 지지율은 거품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선 과정에서 훈련된 민주당 지지자들은 적극적으로 여론조사에 참여했지만 민생당 지지자들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민주당 후보 지지율 중 10∼15%p는 거품이라고 해석했다. 여론조사에서 20%p 격차를 보였어도, 실제로는 10∼5%p 차이라 충분히 해볼만 하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민생당 관계자는 “시골 지역은 여론조사가 정확하지 않다”면서 “중진역할론이 먹히면서 후보들이 지역에서 직접 체감하는 민심은 여론조사 수치보다 상황이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층 표심 막판 변수…박지원 당선될까

광주의 경우 동남갑 장병완 의원과 동남을 박주선 의원, 서구을 천정배 의원 등이 여론조사에서는 뒤지나 밑바닥 민심은 달라 막판 뒤집기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가장 주목받는 전남 목포는 의과대학 유치 공약으로 민주당이 분란에 휩싸이면서 박지원 후보가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고 평가했다. 해남·완도·진도에서는 상대후보의 금품요구가 폭로되면서 윤영일 후보 쪽으로 분위기가 쏠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방송토론회를 통해 윤 후보의 자질이 뛰어난 점이 입증됐다며 승리를 자신한다. 전북 익산갑(고상진)과 광주 광산을(노승일)은 소폭 뒤지고 있으나 역전이 가능한 경합 열세 지역으로 분류했다. 민생당 관계자는 “호남 상당수 지역에서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민생당 후보들이 약진하고 있다”며 “경합 우세 지역은 우세 지역으로 바뀌고, 경합 지역은 경합 우세 지역으로 바뀌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야권은 부동층의 표심이 ‘민주당 견제론’으로 쏠린다면 막판 역전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역대 선거에서 전략적 투표를 해온 지역민들의 성숙한 정치적 판단이 내심 기대된다는 것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막판 부동층이 국민의당에 몰표를 줘 판세가 뒤집어졌다. 이런 이유 등이 선거 막판 판세 전망을 어렵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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