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에 깨진 ‘투표율 60% 벽’…‘정권심판’보다 ‘국난극복’ 통했다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0.04.15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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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도 유권자 65% 이상 투표장으로 쏟아져 나와…16년 만에 최고

코로나19도 대한민국 유권자의 ‘주인의식’을 뚫지 못했다. 21대 총선 최종 투표율이 16년 만에 처음으로 60%대를 넘기면서다. 코로나19 여파로 투표율이 낮을 것이라는 당초 예측과 달리 이례적으로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배경은 무엇일까.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동 제3투표소를 찾은 시민이 투표 전 일회용 장갑을 착용하고 있다. ⓒ고성준 기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동 제3투표소를 찾은 시민이 투표 전 일회용 장갑을 착용하고 있다. ⓒ고성준 기자

잠정 최종투표율 66%…사전투표가 견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15 총선 투표율은 오후 7시 현재 66.0%로 잠정 집계됐다. 전체 유권자 4399만4247명 가운데 2901만6646명이 투표한 것이다. 지난 20대 총선(58%)보다 8%포인트 높은 수치이며, 16년 만의 최고치이다. 최종 투표율 집계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에서의 높은 투표율은 사전투표율이 견인했다. 지난 10~11일 이틀간 실시된 사전투표율은 26.69%로, 사전투표가 처음 도입된 2014년 지방선거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대 총선의 사전투표율(12.19%)보다 14.50%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지역별로는 울산이 68.6%로 가장 높았다. 이어 세종 68.5%, 전남 67.8%, 경남 67.8%, 서울 67.7%, 부산 67.3%, 전북 67.0% 등을 기록했다. 반면 대전(65.5%), 경기(64.8%), 충북(64.0%), 제주(62.9%), 인천(62.7%), 충남(62.4%)은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출구조사 결과, 여당 우세…‘정권심판’보다 ‘국난극복’ 열망 컸다

투표 열기가 뜨거웠던 이유에 대해서는 모순적이게도 코로나19가 꼽힌다. 선거 이전에는 코로나19 감염 우려 탓에 투표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유권자들의 정치적 효능감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센터장은 “투표율이 높다는 것은 당초 정치 관심도가 떨어지는 중도층이 대거 투표장에 나왔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코로나19를 계기로 선거를 통해 자신의 생명과 안전을 다루는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겠다고 생각한 유권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앞서 투표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서 여야는 저마다 유리한 해석을 내놓았다. 여당 측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국난 극복을 열망하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한 반면, 야당은 문재인 정부를 향한 분노가 표출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투표가 끝난 이후 발표된 출구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정권심판보다 국난극복이 지지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이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면서다. SBS는 출구조사 결과를 토대로 민주‧시민은 154~177석, 미래통합‧미래한국당은 107~131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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