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선거구 조정에 희비 엇갈린 민주 홍기원·통합 유의동 당선인
  • 윤현민 경기취재본부 기자 (hmyun911@sisajournal.com)
  • 승인 2020.04.1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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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갑 70년 지역연고와 보수 텃밭’ 공식 깬 홍기원 당선인…민주 바람 극복한 유의동 당선인
3040 중심 비전1동 선거구 신규편입 효과

제21대 총선 경기 평택지역 선거구에선 여야가 한 석씩 나눠가졌다. 평택갑에선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역연고-보수 텃밭의 아성을 깨고 첫 금배지를 달게 됐다. 평택을에선 민주당 바람을 극복한 현역의 유의동 미래통합당 후보가 3선에 성공했다. 30~40대가 몰린 일부 선거구 조정으로 여야 희비가 갈렸다는 게 지역정가의 분석이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 평택갑 홍기원 후보(좌)와 미래통합당 평택을 유의동 후보(우) @홍기원  및 유의동 후보캠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 평택갑 홍기원 후보(좌)와 미래통합당 평택을 유의동 후보(우) @홍기원 및 유의동 후보캠프

홍기원, 신규편입 비전1동서 3199표 득표로 승기 

코로나 19 정국 속에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평택갑 선거구 개표결과, 홍기원 민주당 후보는 전체 투표 수 12만6228표 중 6만2564표(50.22%)를 얻어, 5만9063표(47.41%)에 그친 공재광 통합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무소속 차화열 후보는 2041표(1.63%), 곽해춘 국가혁명배당금당 후보는 905표(0.72%)를 각각 득표했다.

지난 1948년 제헌 국회의원 선거 후 평택에서 평택 출생이 아닌 후보가 당선된 첫 사례다. 홍기원 당선인은 1964년 전남 나주에서 태어나 5세 되던 해 평택으로 와 성장기를 보냈다. 이 곳은 그간 예외없이 평택 출생 입후보자만 당선인으로 배출할 만큼 지역색이 뚜렷했다. 또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가 15대 총선 후 5선을 지낸 곳으로, 대표적 보수텃밭으로 꼽힌다. 이런 중에 이방인 격인 홍기원 후보가 70여 년의 장벽을 넘어 유권자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이를 두고 한편에선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안에 따른 것이란 평가가 있다. 젊은층 중심의 비전1동이 평택을에서 평택갑으로 신규편입돼 3040표심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선거구 획정 기준일인 지난해 1월 기준 비전1동은 30~40대 비중이 가장 높다. 전체 인구 6만6818명 중 30대가 1만2818명(19.2%), 40대가 1만2811명(19.2%)이다. 같은 선거구 내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5~8% 높은 수치다. 반면, 60대는 3969명(5.9%), 70대 이상은 2905명(4.3%)으로 상대적으로 낮다.

이는 홍기원-공재광 두 후보의 지역별 득표 분포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홍기원 후보는 비전1동에서 공재광 후보보다 3199표 많은 1만6810표를 얻었다. 당락을 가른 두 후보간 3501표 차와 대략 일치한다. 이들은 비전1동 득표를 빼면 불과 302표 차의 초박빙 승부가 된다.

 

기존 선거구 유지할 경우 유의동-김현정 당락 바뀔 수도

평택을의 경우도 선거구 조정 영향권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이 곳에선 미래통합당 유의동 후보가 1951표 차로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후보에 이겼다. 유 후보는 5만9491표(47.67%), 김현정 후보는 5만7540표(46.11%)를 각각 득표했다. 두 후보에 앞선 비전1동의 여야 득표 수를 더하면 선거결과가 바뀐다. 김 후보가 7만4350표를 얻어 유 후보(7만3102표)에 이기는 결과가 나온다.

결국, 비전1동 선거구 조정이 여야 후보들의 당락에 직·간접 영향을 끼친 셈이다.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젊은 층이 집중된 비전1동의 선거구 조정이 이번 선거에서 승부를 가른 중요 요인으로 보인다"며 "민주당에선 전략공천을 하고 통합당에선 후보 지역구를 바꾼 것이 서로 반반씩 통한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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