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 ‘친박’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20.04.1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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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공화당·친박신당 21대 총선에서 한 석도 못 건져
2019년 4월24일 오후 서울 중앙지검 앞에서 천만인 무죄석방 운동본부를 포함한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형 집행정지 촉구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시사저널
2019년 4월24일 오후 서울 중앙지검 앞에서 1000만인 무죄석방 운동본부를 포함한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형 집행정지 촉구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시사저널

미래통합당이 총선에 참패하면서 10여 년 넘게 보수 정치의 중심에 있던 ‘친박’(親朴·친박근혜)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이번 총선에서 친박계라 불리는 인물들이 대거 21대 국회 입성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대표의 수성을만 제외하고 대구지역 11곳에서 모두 당선됐다. 경북(13곳)도 석권했다. 하지만 과거 친박계 일색이었던 인물은 상당수 교체됐다. 대구에서 친박계라고 할만한 인물은 재선에 성공한 곽상도(대구 중남)·추경호(대구 달성) 당선인 정도다. 추경호 당선인은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취임 이후 친황(親黃)파로 갈아타 ‘100% 친박계’로 보기 힘들다는 얘기도 나온다.

경북에서는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윤두현(경북 경산) 당선인을 비롯해 김석기(경북 경주), 김정재(경북 포항북), 이만희(경북 영천청도) 당선인이 친박계로 꼽힌다. 18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에서 대거 탈락하자 친박연대가 14석, 친박 무소속연대가 8석을 얻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친이계나 유승민계는 되레 선전했다. 주호영 당선인(대구 수성갑)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초대 특임장관을 지냈으며 강대식(대구 동을)·류성걸(대구 동갑) 당선인은 유승민계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대구 달서병 3위

원조친박을 자랑하는 자유공화당과 친박신당은 한 석도 얻지 못했다. 자유공화당 대표인 조원진 후보는 대구 달서병에 출마해 득표율 15.08%로 3위에 그쳤다. 서로 원조 친박이라고 경쟁하던 조원진 대표의 우리공화당과 홍문종 대표의 친박신당은 각각 0.7%, 0.5%의 정당득표율을 얻는데 그쳤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뛴 기독자유통일당은 1.8%의 정당지지율을 얻었지만 역시나 3%를 넘지 못해 현역 의원을 배출하지 못했다.

2019년 9월24일 오후 서울 강남성모병원 앞에 마련된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 천막 . ⓒ시사저널
2019년 9월24일 오후 서울 강남성모병원 앞에 마련된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 천막 ⓒ시사저널

이로써 1000일 넘게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조기 사면·복권 주장도 다소 약해지게 됐다. 박 전 대통령은 3월4일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 야권이 한 데 뭉쳐달라”고 호소하는 내용의 옥중 편지를 보냈지만 공천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유 변호사는 통합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공천장을 받지 못했다.

김택환 경기대 겸임교수는 “친박계의 ‘박근혜·박정희 팔이식’ 정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친박의 몰락을 통해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 정가에서도 “아무리 TK라고 해도 탄핵 이후 ‘박근혜 팔이식’ 정치는 한계가 있을 것이며, 친박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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