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뇨, 신장질환의 첫 신호 [강재헌의 생생건강]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4.28 11:00
  • 호수 1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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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고혈압·심뇌혈관질환 있다면 해마다 소변검사 받기를

병원에서 단백뇨라는 진단을 받는 경우가 있다. 단백뇨란 말 그대로 소변에 단백질이 존재하는 현상을 말한다. 소변에서 검출되는 단백질로는 알부민, 면역글로불린, 라이소자임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흔한 단백뇨 성분은 알부민이다.

혈중 알부민은 혈액 내 주된 단백질로서 이온, 지방산, 호르몬 등과 결합해 이를 운반해 주고 삼투압 효과로 혈액량과 혈압을 유지해 주는 역할을 한다. 콩팥은 노폐물을 체외로 배출하면서도 알부민을 비롯한 몸에 유용한 성분은 빠져나가지 않게 하는 필터 기능을 한다. 그런데 신장 손상으로 그 필터 기능을 하는 콩팥의 사구체에 이상이 발생하면 소변에 알부민이 포함돼 체외로 빠져나간다.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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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질환 가족력일 때 단백뇨 위험 증가

건강검진을 받을 때 소변검사를 통해 단백뇨 여부를 확인하는 이유는 단백뇨가 신장질환의 첫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30세 이상 성인 중 14.4%가 가지고 있는 당뇨병과 29%가 가지고 있는 고혈압은 콩팥 필터에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단백뇨의 주요 위험요인이다. 심혈관질환이나 뇌혈관질환이 있는 사람에게서 흔히 단백뇨가 동반되기도 한다.

비만하거나 나이가 많을수록, 신장질환 가족력이 있을수록 단백뇨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신우신염이나 신염 역시 콩팥 필터에 염증성 손상을 줄 수 있어 단백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간혹 격렬한 운동 이후나 고열이 있을 때나 요로감염에 뒤이어 일시적인 단백뇨가 나타날 수 있다.

단백뇨가 있는 환자 중 일부는 소변에 거품이 많아 보인다. 심한 단백뇨는 혈중 알부민 농도를 떨어뜨려 부종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단백뇨 없이도 소변에 거품이 나타날 수 있고 단백뇨가 있어도 아무런 증상이나 징후가 없는 경우가 흔하므로 단백뇨 진단은 병원에서 소변검사를 통해 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환자, 심뇌혈관질환자, 65세 이상 노인 또는 신장질환 가족력이 있다면 매년 소변검사를 받을 것을 권장한다. 검사 방법은 아침 첫 소변을 받아 소변 검사지로 검사하거나 검사실로 보내 단백뇨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단백뇨가 확인되면 원인이 되는 신장질환에 대한 정밀검사를 받게 되고, 그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를 통해 단백뇨가 좋아질 수 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에 의해 단백뇨가 유발된 경우 혈압이나 혈당을 적극적으로 잘 조절하는 것이 치료의 우선이다. 그리고 체중을 줄이고 식습관을 개선하며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금연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필요할 경우 담당 의사가 ACE차단제 등과 같은 약물 처방을 통해 단백뇨를 개선하거나 진행을 막는 방법도 사용된다.

신장 투석이나 신장 이식을 필요로 하는 만성신부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만성 신질환의 조기 신호인 단백뇨를 조기에 진단해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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