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기다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부산 북구 1인당 5만원 지급
  • 부산경남취재본부 김완식 기자 (sisa512@sisajournal.com)
  • 승인 2020.04.2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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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 구청장, 눈물로 호소…부산시에 ‘재난 긴급생활지원금’ 지원 받아내

부산 지역 16개 구·군 중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재난긴급생활지원금을 주지 못해 난처한 상황에 처했던 부산 북구가 4월23일 1인당 5만원씩 ‘재난 긴급생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전격 결정 했다.[시사저널 4월22일자 ‘‘재난지원금’ 못줘 난처한 입장에 처한 부산 북구’ 참조]

재정자주도(28.36%) 전국 최하위인 부산 북구는 열악한 재정 상황 탓에 부산시 16개 구·군 중 유일하게 ‘재난 긴급생활지원금’ 지급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북구는 전체 예산규모 5000억원 가운데 70.1%가 복지비로 지출되고 있다. 인건비와 기관운영비, 필수 사업에 소요되는 예산을 제외하면 가용 재원은 전체 예산의 1~2%인 50억원 가량에 불과했다. 

북구는 전 구민에게 5만원씩 ‘재난 긴급생활지원금’을 지급하였을 때 소요되는 예산을 150억원 가량으로 추산했다. 가용 재원의 3배에 달하기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했다.

구는 그러나 그간 각종 행사비, 직원 국내외 출장여비와 연가보상비 및 긴급하지 않은 사업 예산 삭감 등 세출 구조조정에 나서 50억원의 재원을 마련했으나, 전 구민에게 5만원씩 지급하기 위해서는 100억원이 추가로 필요해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을 모르는 일부 구민들은 북구청에 “왜 우리 구만 재난 기본소득을 안 주느냐”는 항의성 민원 전화가 하루에 수백통씩 걸려와 해당 부서 공무원들이 난감한 상황이었다.

이에 북구는 부산시에 재정 지원을 지속적으로 요청했고, 시는 오는 5월 2회 추경을 통해 재정지원 방안을 찾겠다고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냈다.

정명희 부산 북구청장 ©부산 북구청
정명희 부산 북구청장 ©부산 북구청

150억원 재원 확보…소득·나이 상관없이 전 구민 1인에 5만원 지급

정명희 구청장은 “그간 북구를 제외한 각 구군에서 실시하는 재난지원금을 마련하지 못해 밤잠을 설쳐가며 속앓이를 했다”며 “믿고 기다려준 구민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구민의 열망과 기관 간 협력을 통해 이번 긴급생활지원금 지원이 결정된 만큼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지역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혼자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속담처럼 구민과 연대 협력하여 ‘내 삶에 힘이 되는 새로운 북구’를 만들어 가기위해 지속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북구는 재원 마련 시 구민에게 바로 지급하기 위해 ‘부산광역시 북구 재난 긴급생활지원금 지원 조례안’을 발의해 현재 입법예고를 마친 상태이다.

또한 ‘코로나19’ 대응에 소요되는 재원 마련을 위해 지난 3월 출장비 및 업무추진비 등 총 1억 원을 반납한 북구의회와 긴밀히 협조해 5월 임시회 시 조례 제정안 및 추경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한편 정구청장은 재난긴급생활지원금을 주지 못할 위기에 처하자 지난 4월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각 구·군에서 실시하는 재난지원금 5만원을 우리 북구만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데, 못 드리는 사정을 어떻게 호소할까 고민하다 구민께 드리는 호소문도 만들었지만 배포하지 못했다”면서 “늦은 시간 귀가해 글을 보며 참았던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는 심경을 올리기도 했다.

정 구청장은 앞서 작년 1월 문재인 대통령에게 ‘재정파탄 위기에 처한 자치단체에는 ‘기초연금 국가 부담률을 높여 달라’고 호소하는 편지를 보내 올해 2월 시행령 개정을 이끌어 냈고, 올해 북구는 2019년 대비 55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확보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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